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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Products] 진화하는 ELS 이번엔 효자 기대
입력 : 2012.03.26 17: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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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인 B씨는 조기종료 ELS에 3000만원을 투자해 4일 만에 150만원을 벌었다. 지난해 9월 23일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한 조기종료 ELS를 통해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이 ELS는 두 종목이 가입시점 대비 7% 상승하면 연률 60% 수익을 바로 확정하고 종료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B씨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입 후 두 종목의 주가가 급등해 짧은 기간 안에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행운을 얻었다.
지난해 말 코스피가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보일 때 직장인 C씨는 코스피200과 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 그는 오랜 투자 경험을 통해 ELS가 박스권에서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두 지수는 큰 변동성 없이 꾸준히 올랐다. 가입 3개월이 지난 뒤 그는 원금 5000만원과 연 15%의 수익금을 받았다.
이처럼 다양한 유형으로 ELS가 진화하고 있다.
손실 가능 구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조기상환 기간을 초단기로 앞당긴 ELS들이 잇따라 나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기존 ELS는 투자 대상이 되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만기까지 자금이 묶이거나 심하면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시장 급변동이 잦아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ELS에 대한 믿음이 희석되면서 자금 유입이 크게 줄었던 때도 있었다. 최소 금액을 채우지 못한 ELS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이런 맹점을 보완해 투자자들에게 안정감과 만족을 동시에 준다는 ELS들이 발행되면서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2월 ELS 발행액은 전달에 비해 1조원 이상 증가한 4조600억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에도 증권사들이 수천억원씩 ELS를 발행하고 있어 전달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새로 나오는 ELS의 특징은 한 마디로 시장 상황별 맞춤식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조기종료 ELS와 더불어 콜 스프레드형이나 상승형 넉 아웃형 ELS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초자산의 상승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 콜 스프레드형을 선택하고 상승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면 상승형 넉 아웃형 ELS가 적당하다.
약세장이나 급락장의 가능성이 높으면 앞서 소개한 ELS와 같이 넉인배리어를 크게 낮춘 ELS에 가입한다. 대부분의 ELS는 손실 가능 구간을 가입일 대비 50~60%대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이면 이 정도로는 원금 손실을 방어하기 힘들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특정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중 가격이 설정일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져 원금 손실을 낸 것이 적지 않았다. 요즘처럼 대내외 악재로 시장의 신뢰 기반이 약하고 불확실성이 많을 때 넉인배리어가 50%대인 것은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40% 밑으로 넉인배리어를 조정한 ELS가 등장했고 자산을 안전하게 굴려야 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약세장에서 원금보장 받으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향후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생각할 때는 풋 스프레드형 ELS가 적합하고 어느 정도 하락한 뒤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만기가 1년인 하락형 넉아웃 ELS를 눈여겨 봐둘 필요가 있다.
다양한 설계로 박스장 뿐 아니라 강세장과 하락장에도 강한 ELS들이 나오고 있지만 ELS에 투자할 때는 고유의 특성을 제대로 아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ELS 가입 전에는 원금보장 여부를 점검하고, 기초자산의 과거 가격 변동성이 얼마나 됐는지를 살핀다. 높은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안전성에 더욱 무게를 두는 것이 현명하다. ELS는 상환주기나 기본 구조 뿐 아니라 발행한 증권사의 신용도도 중요하다. ELS는 발행사의 채권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박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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