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 베스트 애널리스트 분석 / 지주회사] 자회사가 똘똘한 지주회사 찾아라

    입력 : 2012.03.26 17: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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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들어 주요 지주회사 주가 수익률은 15.4%로서 KOSPI 상승률 10.6%를 상회할 뿐 아니라 지주회사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1위와 2위 지주회사인 LG와 SK는 각각 13.8%와 36.8% 상승하여 2011년 하반기 이후의 부진에서 벗어나 지주회사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일반 투자자들은 지주회사의 가치가 여러 자회사의 가치로 이루어져 투자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형국이다.

    LG·SK·두산 상승 주도 지주회사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자회사 가치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자회사 중에서 핵심 자회사는 일반적으로 지주회사 가치의 40~6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지주회사 가치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지주회사 가치는 핵심 자회사 가치에 따라 변화하게 되어 지주회사 주가와 핵심 자회사 주가 간에는 높은 상관계수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지주회사 LG와 SK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자회사는 LG전자·LG화학, SK이노베이션이며 LG와 LG화학, 혹은 SK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의 높은 상관을 고려할 때,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는 기본적으로 자회사 특히 핵심 자회사에 대한 대안투자 성격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투자가 매력적이기 위해서는 자회사 대비 초과수익률이 전제돼야 한다. 예를 들어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 긍정적인 전망을 할 때, 투자자들은 SK이노베이션을 매수할 수 있지만 대안투자로서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SK를 매수할 수 있다. 이때 투자자들에게 SK가 매력적이기 위해서는 SK의 주가 상승률이 SK이노베이션보다 높아야 한다. 투자를 위한 핵심 조건은 지주회사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다. 즉, 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가격 매력이 존재해야 자회사 대신에 지주회사에 투자를 하게 된다. 마치 우리가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 콜라, 감자(개별 자회사)를 따로 사기보다는 세트메뉴(지주회사)를 사는 이유는 가격이 따로 사는 가격의 합보다 싸기 때문인 것과 같다. 따라서 지주회사 밸류에이션 지표인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 대비 할인율을 투자의 핵심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

    핵심변수들 긍정적일듯 올 한 해 지주회사에 대한 투자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할인율이 42~51%(순수지주 기준)에 이르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하다. 전반적인 시장의 약세 속에서 주요 자회사의 실적 악화, 지배구조 이슈 등이 겹쳤던 2011년 하반기를 제외한다면 지난 5년간 할인율이 10~50%선에 거래되었고, 특히 50%에 근접할 때 지주회사 주가 수익률은 주요 자회사 및 KOSPI 대비 초과 수익률을 실현해왔다. 둘째, 핵심 자회사의 턴어라운드, 주식소각 등 주주친화정책, 그리고 비상장회사들의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긍정적인 전망은 지주회사 밸류에이션의 재평가로 이어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주회사 주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는 자체 모멘텀과 주요 자회사 전망인데, 상반기 중 핵심 변수들의 방향은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순수 지주회사에서는 LG와 SK를, 영업지주회사에서는 두산을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LG는 그동안 기업가치 훼손의 주된 원인이었던 전자계열사의 턴어라운드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회복이 예상된다. 2012년 들어서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NAV 대비 할인율은 여전히 51%에 이르러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지난 5년간 할인율 흐름을 볼 때 NAV 대비 할인율이 50%에 근접한 시점에서는 자회사 대비 혹은 KOSPI 대비 초과수익률을 실현했다. 또한 LG는 순현금 재무구조로 전환했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연간 2500억원 이상의 잉여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금흐름은 향후 성장동력 확보, 배당금 증가 등 주주 친화정책에 활용될 전망이다.

    두산은 공시를 통해 보통주 기준으로 16%에 이르는 자사주의 소각을 발표했다. 이를 통한 주당 NAV의 상승으로 주주 가치의 레벨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DIP홀딩스가 보유한 KAI, SRA, 두산 DST 지분 매각을 통해 두산으로 6000억원 이상의 현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긍정적인 점은 이러한 현금흐름은 주주 친화 정책과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될 수 있는 점이다. 자체 핵심 사업인 모트롤의 경우 중국 공장 가동에 따른 설비 증설을 통해 이익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의 주요 자회사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인데 두 기업 모두 유가에 강한 롱포지션을 갖고 있다. 최근 유가의 점진적인 상향 흐름은 SK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CJ의 경우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낮지만 시너지 효과를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리화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한화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주요 자회사의 업황 부진으로 단기적인 모멘텀이 강하지는 않지만 밸류에이션 매력을 통한 점진적 상승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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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hoon.lee@truefriend.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9호(2012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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