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nalysis] 매경 베스트 애널리스트 분석/자동차·부품…자동차株 걱정되신다고요?

    입력 : 2012.01.27 16: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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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주는 지난 2009년 초부터 KOSPI 내에서 가장 강한 상승을 보여왔다. 특히 2010년 하반기부터는 ‘차·화·정’이란 신조어의 가장 앞부분을 차지하며 실질적으로 화학주와 더불어 독주체제를 구축해왔다. 특히 한국 자동차의 급상승은 글로벌 소비환경의 경직과 미국·일본·유럽 자동차업체들의 판매량 감소에 따른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어서 차별적요소가 강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플랫폼 통합의 완성 △해외공장 건설의 완료 △신차 라인업 완성 △파워트레인 변화 △1차 해외공장들의 감가상각 종료 등에 따른 효과가 최근래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변화의 지향점을 2013년으로 보고 있다.

    2013년까지는 현대차 당기순이익 10조원, 기아차 5조원 시대가 열릴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시장평균 PER인 10배를 부여시 각각 시가총액 100조원(보통주+우선주 기준), 50조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은 그런 의미에서 2013년으로 향하는 중간과정에 해당한다. 이미 주가는 16만1000원까지의 단기 하락을 경험한 바 있어 3년간의 장기 상승 흐름에 필요한 조정은 겪었다고 판단한다. 2012년에는 단기 굴곡이 나타나더라도 우상향 기울기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2012년엔 생산부문에서 수량은 2011년의 659만대에서 700만 대(현대차 430만대, 기아차 27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가격은 신모델 믹스 상향과 주력시장에서 MSRP(권장소비자가격)의 인상으로 3~5% 수준의 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비용)는 플랫폼통합이 현대차 기준 62%에서 85%로, 기아차가 50%에서 70%까지 진행되면서 부품공용화율이 확대, 원가율을 더욱 하향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부품주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2012년엔 현대차 9조 1000억원, 기아차 4조5000억원 수준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시장의 기대는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주가의 상승동력으로는 충분한 실적이며 현주가의 Valuation은 KOSPI를 한참 하회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좋은 실적 불구 외부요인으로 상승동력 상실 충분한 실적전망에도 불구하고 2011년 4분기부터는 3년간의 상승피로감과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주의 급반등으로 인해 급격히 상승기운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시장의 몇 가지 걱정에 기인한바 크다.

    첫째, 미국의 신용등급 하향과 유로존 리스크의 확대, 중국의 긴축정책 지속 등 매크로 우려가 커지면서 내구성 소비재이자 고가 소비재인 자동차 판매의 위축을 예견한 의견들이 많았다. 둘째, 제한된 소비여건에서 2010년도 최악의 시기를 겪었던 일본 업체들이 신모델로 무장하면서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바, 시장의 간섭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셋째, 성장의 기울기, 즉 Delta가 축소되고 있음에 우려하는 시각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 증가가 둔화되고 개별 공장의 가동률이 100%를 상회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넷째, 신모델의 부재로 인해 지금까지 나타났던 저인센티브 정책과 낮은 재고수준의 유지가 힘들어질 것 같다는 우려 탓이다.

    이러한 우려를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소비환경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의 시장을 살펴보면 실업률, 주택가격 하락 등에 기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와 오랜 기간 자동차 교체를 미뤄온 ‘Pent up Demand(억눌린 수요)’가 복합되면서 ‘합리적 소비’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는 TCO(Total Cost of Ownership:5년 간 자동차를 운행함으로써 발생하는 감가상각비·유류비·보험료·세금 등을 포함한 총 비용)와 같은 지표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실제 미국에서 2011년 가장 낮은 TCO를 기록한 업체가 기아차·현대차·혼다 순이었음을 생각해본다면 차별화된 성과는 가격대비 연비기술, Residual value(잔존가치)의 향상에 근거했음을 알 수 있다. 2012년에도 여전히 힘든 환경이 지속된다면 현대·기아차에겐 지난 3년간의 익숙한 환경이 유지된다는 측면에서 타 브랜드 대비 차별화된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일본차 글로벌 소비자들 공감 못얻어 둘째, 일본 업체의 공급 증가는 분명 제한된 시장에서 경쟁심화 요인을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일본대지진 이전까지의 상황을 상기해본다면, 단순히 자연재해로 인한 일시적 피해로 보긴 힘들다. 글로벌 생산능력을 크게 늘려놓은 상황에서 경쟁우위 지역이었던 미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가동률이 크게 하락해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엔고현상이 지속되면서 품질에 욕심을 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으며, Supply chain의 다변화를 꾀했으나 품질통제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리콜 사태를 야기했다. 디자인 경쟁력은 일본 소비자만이 공감하는 일종의 ‘갈라파고스 현상’으로 인해 글로벌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업체들의 안방인 내수소비가 급감하면서 도요타는 7분기 연속 내수 적자를, 혼다는 3분기 연속 내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공급량을 늘리기 시작한 혼다의 뉴시빅, 도요타의 뉴캠리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고, 이들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엘란트라와 YF소나타의 판매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2011년 12월 데이터를 볼 때 간섭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미국을 제외한 유럽·중국·이머징 국가들의 데이터로 분석하건대 일본-한국 업체간 경쟁은 제한적이다. 오히려 2Tier 들과 로컬업체들의 시장하락이 한국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올바른 분석일 것이다.

    셋째, 성장의 기울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시각을 Q(수량) 위주에서 P(가격)나 C(비용)로 돌린다면 해소될 수 있다. 시장은 과도하게 판매량, 시장점유율 등 양적 요소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 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했음을 감안할 때 가격 상승은 매우 긍정적이다. 실제 매출액은 P×Q 로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수량증가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2009년부터 플랫폼 통합과 초기 해외공장의 감가상각 종료, 가동률 증가에 따른 공헌이익 확대 등 비용하락에 기인한 이익증가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EPS(주당순이익)가 가장 중요한 지표다. P·Q·C를 모두 균형있게 바라봐야 한다.

    기아車 K2·K5 효과 계속 넷째, 신모델 부재로 인한 재고 증가, 인센티브 확대 우려는 지나치다는 판단이다. 시장은 일본 업체들의 신모델 출시로 현대·기아차의 모델들이 Aging에 따른 경쟁열위에 놓일 것을 염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시장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유럽·인도 등 여러 곳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미 각 시장이 잘 분산되어 있고, 이 시장별로 모델의 믹스가 상이하다. 중국에서는 아반떼 MD와 뉴싼타페가 투입되며 기아차의 K2, K5효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에서는 2011년말 LCC(Low Cost Car)인 이온이 투입되어 볼륨을 크게 증가시켜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뉴싼타페와 아제라(그랜저), i30가 투입되며 유럽에서는 뉴i30와 뉴씨드(기아)가 투입된다. 주력모델의 노후화와 경쟁업체의 신차 출시를 부담스러워하고 있지만, 일본 업체들의 신모델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지연 출시되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2013년에 다시 도래

    하는 현대·기아차의 신모델 사이클은 일본의 신모델효과를 최소화시킬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미국의 업체 인센티브 평균은 2600달러 수준, 현대차는 830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인센티브를 제한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Aging의 진행으로 인센티브가 투입되어야 함에도 수요는 탄탄하다. 2012년에는 YF쏘나타의 노후화로 인센티브 지급이 불가피하나 뉴싼타페의 투입으로 Mix는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즉 제한적인 인센티브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시장이 지난 3년간의 강한 상승으로 인해 지속 상승을 확신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와 같은 대규모 장치산업은 그 특성상 투자기와 회수기가 일정한 간격을 가질 수 있다. 높은 감가상각률과 가동률 때문이다. 높은 가동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각 공장의 투자 순서대로 감가상각이 종료되면서 경쟁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이미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회수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쉽게 이익결정 요인들이 축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따라서 주가는 변동이 있겠지만 우상향 추세는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적이 주가를 견인한다는 믿음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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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태봉 /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 coolbong@hi-ib.com]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7호(2012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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