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훈 기자의 非상장기업 원석 찾기] 인테이크 | 식량문제 해결 위해 식품공학자들이 뭉쳤다

    입력 : 2022.12.13 11:14:15

  •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식량 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세계 각국의 식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국의 식자원 보호무역 조치가 강해지며 식량안보라는 말까지 성행하고 있다. 글로벌 식량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유엔인구국(UNPD)은 지난 10월 15일 전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인구 증가의 대부분은 식자원이 부족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났다. 기후 위기, 인구 증가, 식량안보 등 식량문제 해결은 인류의 생존과 불가결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인테이크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엘리트들인 서울대학교 식품공학자들이 모여 창업한 푸드테크 기업이다.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는 “식자원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적 비용이 많이 드는 동물성 단백질과 설탕을 원천 대체해 나가는 국내 선도적인 대체식품 푸드테크 기업”이라고 회사의 정체성을 밝혔다.

    사진설명
    무설탕 음료 ‘슈가로로’ 성장 견인

    인테이크는 환경·생태적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동물성 단백질과 설탕을 대신하는 대체단백질과 대체당류를 개발하고 있으며 상용제품을 출시해 성공을 거뒀다. 대체당 음료인 슈가로로 스파클링의 7월 판매량이 200만 개를 돌파했으며 누적 판매량도 1400만 개를 넘어섰다.

    대체육 브랜드 이노센트는 원천기술 개발, 소재화, 완제품 생산 등이 모두 가능한 연구 생산 인프라(플랜테이크)를 바탕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비건 프라이드 치킨, 대체계란, 대체유 등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노센트’ ‘슈가로로’의 판매 증가로 인테이크의 지난해 매출은 125억원을 기록했다.

    인테이크 자체생산시설 플랜테이크
    인테이크 자체생산시설 플랜테이크

    한녹엽 대표는 “최근 월 매출 기준 23억원을 돌파하여, 금년에는 20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최근 편의점 및 올리브영과 같은 주요 리테일에도 성공적으로 입점하여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내년 매출은 최소 4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테이크의 강점은 무엇보다 기술력이다. 국내 푸드테크 분야 국책 연구·개발 수주 실적 1위(총 8건)를 기록하고 있는 인테이크는 관련 분야에서 가장 많은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인테이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IP가 3건, 출원 IP 4건, 연내 10건의 추가 IP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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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겹살·달걀 대체식품은 어떤 모습일까?

    인테이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22년 기술사업화지원사업의 ‘돼지고기 유사 식물 기반 식품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 및 산업화’ 과제에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인테이크가 주관기관을 맡으며, 2024년까지 2년 9개월 동안 진행된다. 서울대학교와 경기대학교는 공동기관을 맡고, 이화여자대학교가 위탁기관으로서 함께한다. 연구팀은 돼지고기의 핵심구조 분석을 통해 돈육의 부위별 소재 개발, 결착 소재 및 공정 개발, 삼겹살 및 목살 대용 원육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기존 국내 대체육은 원육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소시지, 너깃 등 가공육 형태였다. 반면 이번에 연구·개발하는 제품은 근육층과 지방층 적층을 통한 돈육 구조를 구현한 삼겹살, 목살 등 원육 형태다. 구이나 조리 등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조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대체육 비건 돈가스
    대체육 비건 돈가스

    현재까지 대체육 개발은 주로 소고기나 가공육에 치중됐다. 서울대학교·경기대학교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의 가공육 위주의 대체육이 아니라 다이용 부위인 삼겹살과 목살을 원육 형태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테이크는 최근 3년간 50억원 이상 자금을 대체식품 개발에 투입하면서 기술력을 키워왔고 3년 이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대체육 기업과의 기술격차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인테이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22년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미래대응식품)의 ‘달걀 대체 식물성 소재 개발’ 과제에 선정됐다. 전 세계적으로 대체식품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가공용 및 소비자용 달걀을 대체하기 위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제품에는 미국 잇저스트의 에그스크램블 제품이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세계적인 전염병 유행은 달걀의 공급망 위협을 높이고 있으며 달걀 대체식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테이크는 2025년까지 9억38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연구를 진행한다.

    대체당 슈가로로 스파클링
    대체당 슈가로로 스파클링

    현재 국내에서는 자체 기술로 생산되는 식물성 달걀 대체 소재와 제품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팀은 대체 달걀의 기능적 핵심구조 분석을 통해 부위별(난백 및 난황) 소재 개발, 기능별(유화, 결착, 응고, 거품 형성) 소재 개발, 식물성 달걀 소재 및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인테이크는 대체식품 부문에서 자체적인 기술 연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구체적인 제품과 실질적인 매출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연구 역량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테이크의 매출액은 2019년 63억원에서 2020년 85억원, 2021년 125억원으로 고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인테이크의 지분구조를 보면 대표이사와 공동창업자 4인이 49%를 소유하고 있으며, 재무적 투자자로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가 각각 18%, 19%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 200억원 규모의 프리 IPO를 계획하고 있으며, IPO 목표 시점은 2024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Interview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

    “고기·달걀 다음은 밀가루 대체식품”

    ▶대체식품 분야의 창업을 결심하시게 된 배경은?

    ▷인테이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식량자원의 대체 필요성이다.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기후 위기, 국제정세를 이유로 30년 후 세계 식량자원 수요는 7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그중 환경적 비용이 높은 동물성 단백질과 설탕의 인당 수요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생산성 극대화로는 한계가 있고, 전 세계적인 식량자원 지속가능성의 악순환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설탕 1스푼을 생산하기 위해서 물 14병이 소모되고, 전 세계 CO₂ 발생의 3%가 설탕 생산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대체당류로 바꾸면 경작지의 80%, 수자원의 95%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인테이크는 환경적 비용이 많이 드는 식량자원을 근본적으로 대체해 나갈 수 있는 기술과 사업을 통해 식량자원 공급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
    한녹엽 인테이크 대표

    ▶달걀 대체식품도 개발하고 있는데?

    ▷대체달걀의 경우, 노른자와 흰자가 합쳐진 전란액 형태로 스크래블, 부침, 지단 등 각종 달걀구이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를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여 최근 10월 국내 최초로 이노센트 베그 1.0 제품을 출시했다. 대체 달걀 소재 자체적인 활용도도 중요하지만, 대체달걀을 활용한 식물성 베이커리 및 스낵을 구현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주요 스타트업 및 대기업과 협업해 나가고 있다.

    ▶대체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원육을 대체하기 힘든 식감과 맛인데, 인테이크는 그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지?

    ▷인테이크는 분쇄가공육 영역에서 고압습식 조직단백(HPMA)과 완전습식단백(HMMA) 기술을 바탕으로 육류의 조직감을 90% 이상 가까이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두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대체육 특유의 콩냄새를 줄이는 탈취 기술을 개발하여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대체단백질의 향미 물질을 축산의 과정 없이 구현해 나갈 수 있는 미생물 기반의 정밀발효단백 기술을 통하여 식물성 대체단백질의 완성도를 극대화해 나가는 기술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밀발효단백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 임파서블푸드에 준하는 기술적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체육 팔라펠
    대체육 팔라펠

    ▶슈가로로 스파클링에 대한 반응이 좋다. 경쟁 제품들이 많은데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을까?

    ▷슈가로로 스파클링은 대체당류를 기반으로 한 제로슈거 탄산음료 시장 초기인 2018년부터 출시하여 육성해온 제품이다. 설탕 대신 대체당을 활용하여 과일 맛 탄산음료에 최적화된 감미질 프로파일링을 구현하여 단맛, 청량감, 탄산 밸런스를 여러 차례 개선하면서 완성도 높은 관능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향후 개발 예정인 대체식품 분야는 무엇인지?

    ▷현재는 대체단백질 영역에서 대체육과 대체달걀, 그리고 대체당류 영역을 주력 사업군으로 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생물을 단백질원으로 활용하는 마이코프로틴 분야, 표적 동물성단백질을 미생물을 활용해 배양해내는 정밀발효단백 분야, 그리고 밀가루를 대신할 수 있는 난소화성 탄수화물 소재의 도입에 대한 R&D 분야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체육 비건치킨
    대체육 비건치킨

    ▶국내 외에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현재 총 15개 국가에 다양한 대체식품을 수출하고 있고, 연간 100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와 같이 아직 대체식품 초기 시장인 아세안과 중화권을 포함한 아시아를 핵심 목표로 하여 2023년 300만달러, 2024년 800만달러 돌파를 목표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7호 (2022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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