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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서비스 직업별로 달라진다고? 유튜버 등 신흥부자 전담 서비스 늘어난다
입력 : 2022.10.12 16: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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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들은 1년에 얼마나 벌까.’
관심 있는 유튜브, 네이버TV 등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며 한 번쯤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상위 1% 사업자는 연평균 12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영상 제작 등으로 수입을 얻는 국내 미디어콘텐츠 창작 사업자의 연평균 매출은 1억원대로 조사됐다. 지난 9월 12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귀속 기준 ‘미디어콘텐츠 창작업’ 1719명의 총매출액은 1760억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연평균 매출액은 1억243만원이었다. 매출액에서 필요 경비를 차감하면 1인당 연평균 소득액은 4498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상위 1%의 연평균 매출액이 12억7035만원에 소득액이 9억5788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자별로 수입액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 기준으로는 연평균 매출액 5억1313만원, 소득액은 3억613만원이었다. 이번 집계에선 개인 계좌로 직접 후원금을 받는 경우 등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한편 2020년 기준 국내 근로소득자의 연평균 소득은 3828만원이며, 상위 1%는 2억8560만원으로 집계돼 크리에이터의 소득 창출 능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인플루언서 자동입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며 구글로부터 광고비를 받는 고객이 대상이다. 구글의 광고비 수령을 위해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고 별도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지만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쏠에서 광고비 수령 목적임을 확인 및 신청하면 방문이나 별도의 서류 없이 자동으로 지정 계좌에 입금된다. 여기에 더해 거래 실적에 따라 환율 및 수수료 우대 혜택도 제공된다.
단순 서비스 외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는 곳도 있다. 국민은행은 202 0년 샌드박스 네트워크와 협약을 맺고 소속 크리에이터와 임직원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국민은행은 샌드박스 게이밍 팀 네이밍 스폰서십, 콘텐츠 스튜디오 구축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스타트업 창업가를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제2의 본사 출범’으로 표현한 판교 투자센터를 지난 1월 오픈하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섰다. 판교테크노밸리는 1700여 개의 IT·BT·CT 기업이 입주해 있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곳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세무 전문가인 정상윤 센터장을 필두로 글로벌투자, 세무, 연금 등 다양한 분야에 강점이 있는 자산관리 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자산관리 이외에 기업의 지분관리, 경영 컨설팅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이병철 전 신한금융 퇴직연금사업그룹장이 출연한 신한은행 퇴직연금 공식 SONG ‘연금을 평생 내 편으로’ 유튜브 영상.
김혜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액자산가로 성장할 수 있는 직업군을 선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대상 직업군의 고객뿐 아니라 해당 고객을 통해 추가적인 고객 유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며 “해당 직업군에 대해 국내에서 독보적인 자산관리 체계를 갖춘다는 전략을 통해 면밀한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의 실질적인 고충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 마련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더 전문적인 자산관리 조직 구성을 통해 공략이 필요하단 의견이다.
▶스타트업·운동선수 전담조직 신설 신흥부자 직군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세계 추세다. 직군별로 살펴보면 전문직 중심의 전통적 자산가에서 문화콘텐츠, 디지털 기술 등과 같은 산업에서 비롯된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고액자산가 반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소득 톱5의 할리우드 배우들은 1년에 출연료 등으로 평균 3500만달러(약 492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의 수도 2021년 기준 1000여 개로 증가해 스타트업 대표들도 고액자산가에 합류하고 있다.
프랑스 소재 다국적 컨설팅기업인 캡제미니가 지난 6월 발간한 ‘월드 웰스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투자할 수 있는 금액으로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을 보유한 글로벌 고액자산가는 22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7년에는 고액자산가가 연평균 4.7% 증가했지만, 2020년에는 8.2%로, 그 성장세가 커졌다.
해당 보고서는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1%가 현재 이용 중인 자산관리 회사의 맞춤형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고객의 금융자산 규모, 투자성향, 나이 등을 기초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설계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 차이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모건스탠리는 이미 2014년 11월에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담조직을 출범시켰으며 실제 업종 경력자들을 채용하는 등, 특수성을 반영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해당 전담 조직엔 평균 20년 이상 자산관리 경력을 가진 70여 명의 전담직원을 배치했으며 운동선수 출신 직원도 영입할 방침이다. 실제로 프로 미식축구 선수 바트 스콧, 농구선수인 앤서니 워커 등을 채용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반 직장인과 달리 운동선수나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은 불규칙한 근무시간으로 은행 업무 등을 처리하기 어려우며, 은퇴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점 등을 착안해 은퇴계획이 강화된 원스톱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마련했다. 자산관리 서비스의 특징은 자산관리 측면에서 보면, 높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지출로 인해 문제 발생 소지가 많은 고객군임을 고려해 저축을 늘리도록 재무계획을 관리한 것이다.
시티그룹은 1971년부터 변호사 전용의 자산관리 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 니즈를 서비스에 잘 반영하기 위해 변호사 출신의 책임자가 해당 조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시티그룹의 로펌 밀착 영업은 이후 미국과 영국의 700여 개 로펌과 5만여 명의 변호사들에게 전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2021년 기준 미국의 대형 로펌의 초봉은 19만달러 수준이고, 미국 5대 로펌은 소속 변호사 수가 3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고액자산가 집단이다. 이들은 15만달러 이상 예치한 변호사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9월 21일 시즌10호 홈런을 때려낸 메이저리거 김하성. 모건스탠리는 이미 2014년 11월에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담조직을 출범했다.
SVB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고민하고 있는 비유동 자산의 거래를 돕는다거나, 적합한 인재 구인을 돕기 위해 전문 리쿠르팅 플랫폼과 제휴하는 등 안팎의 실질적인 도움을 위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혜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은 이에 대해 “고액자산가로 부상하는 특정 직업군을 공략하기 위해 이제는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맞춤형 서비스 개발, 지속적인 네트워크 형성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5호 (2022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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