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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부동산 ② 하이엔드 오피스텔 호텔 같은 오피스텔로 ‘영&리치’ 사로잡아
입력 : 2022.03.11 11: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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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부동산 시장이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하이엔드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 기존에 없었던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소형 럭셔리 주거상품에 대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오피스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며 프라이빗한 커뮤니티,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나 볼 수 있는 설계와 자재, 그리고 호텔급의 수준 높은 서비스 등을 내세우며 시장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이 하이엔드 오피스텔에 대한 열기는 코로나19란 비상시국을 맞아 더 증폭된 측면이 강한데, 안전한 집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주거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것이 한몫했다.
하지만 하이엔드란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거상품은 아니다. ‘소형 럭셔리’란 수식어에서 보듯이 범용성과는 거리가 있다. 분양가도 10억원이 넘어 웬만한 아파트 가격과 엇비슷하다. 때문에 이 신종 주거 상품의 수요층은 타깃이 명확했다. 전문직 고소득자 등 ‘영앤리치’, 즉 젊은 나이에 부를 축적한 이들이 주 대상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시장 전략에도 코로나19 상황이 힘을 보탰다. 코인 열풍, 비대면 산업 성장 등으로 우리 사회 영앤리치들이 여느 때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2022년 연초 다시 시장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이 럭셔리 주거단지의 ‘실체’가 드디어 공개됐기 때문이다.
하이엔드 오피스텔 시장을 연 펜트힐 논현 전경.
하지만 현재 펜트힐 논현이 정작 강조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프라이빗한 공간 속에서 입주민들만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다. 시행사인 유림개발 측은 “아무리 외관이 고급스러울지라도 입주민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하이엔드 주거단지가 될 수 없다”면서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이를 위해 펜트힐 논현은 고급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본떠 입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룸클린 서비스, 버틀러 서비스, 도시락 배달, 발레 파킹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고급 아파트단지에서 유행처럼 번진 조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호텔 근무 경력이 많은 셰프 등을 영입했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웰빙 식단부터 프렌치 코스요리까지 입주민들은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피트니스와 사우나·수영장 등으로 구성된 고급 스포츠시설도 건물 내에 들어서 있다. 입주민들은 이 같은 각종 서비스들을 자체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분양을 마치거나 분양을 하고 있는 하이엔드 오피스텔들이 내세우는 것은 펜트힐 논현이 선보이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럭셔리로 치장하는 곳들이 많다.
펜트힐 논현에 들어선 수영장. 아래는 피트니스 센터 모습.
한 업계 관계자는 “젊은 고액 자산가들이 강남에 얼마나 많을까 싶어도 의외로 이런 상품을 찾는 이들이 꽤 된다”면서 “특히 1인 가구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점점 줄어드는 강남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이 같은 하이엔드 소형 주거 상품에 대한 선호도는 점점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해 2021년 2월부터 올 1월까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일반공급 물량은 224가구에 불과하다. 전년 같은 기간 공급 물량 1548가구의 약 15%에 그치는 수준이다. 주거의 질을 강조하는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투자적 관점은 어떨까. 입지와 주거 트렌드를 고려해볼 때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전망이다.
오피스텔 투자와 관련해 주의할 점은 올해부터 신규 분양하는 오피스텔도 잔금 대출에 DSR 규제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전 물량은 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강남 일대에 분양을 끝내고 건축 중인 하이엔드 오피스텔들은 10여 곳이 넘는다. 채정석 피알메이저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명품에 대한 소비가 급증하는 것처럼 주거에서도 이와 비슷한 욕구가 더 커진 측면이 있다”면서 “홍콩·일본 등에서 이미 10여 년 전에 유행을 했던 모델이 국내에서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채 대표는 “다만 주거 명품의 경우 가격 측면에서 훨씬 더 장벽이 높은 만큼,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틈새시장으로 바라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문수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8호 (2022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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