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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도 선점한 희토류에 투자해볼까
입력 : 2022.03.10 14: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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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에 러시아 제재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희토류가 주목받고 있다. ‘첨단 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희토류는 소량으로도 기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스마트폰·반도체·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학술적 측면에서는 화학 원소기호 57번부터 71번까지의 란타넘(란탄)계 원소 15개와, 21번인 스칸듐(Sc), 그리고 39번인 이트륨(Y) 등 총 17개 원소를 의미한다.
이들 원소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건조한 공기에서도 상태에 변화가 없으며 열을 잘 전달하는 특징이 있다. 이렇듯 첨단 산업에 두루 쓰이는 만큼 공급 차질로 인해 밸류체인이 무너질 경우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직접 생산하고 수출하는 희토류 품목들은 주로 영구자석, 희토류 화합물과 같이 고부가가치를 갖고 있는 품목들이다. 앞서 2020년 12월 중국은 희토류 등 특정 물품이나 기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법인 수출통제법을 시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 국유기업들을 합병시켜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 회사 설립을 통해 희토류의 생산과 공급망을 관리해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결정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매장량 2위는 베트남으로 19%, 브라질과 러시아는 각각 18.1%와 10.4%로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미국이 지정학적 이슈로 매장량 4위인 러시아 경제 제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 속에 희토류 가격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원활한 희토류 공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도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희토류·전략자원은 친환경·첨단 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수요가 구조적 확장기에 있다는 평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차가 내연차에 비해 6배 이상의 막대한 광물이 필요하다면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현재보다 평균 6배 많은 광물이 소비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 솔턴호에서는 이미 워런 버핏의 복합기업 버크셔 해서웨이가 소유한 회사를 포함해 3개 회사가 리튬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미국에서 개발하는 대규모 투자를 선언하며 민간 기업들의 자원선점 경쟁도 시작됐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패권 싸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국의 친환경 정책은 희토류 수요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희토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희로튜 광산 생산량을 늘리며 중국을 추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압도적인 희토류 매장량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의 우위 ▲1990년대 이후 희토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 중국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중국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중국의 희토류 글로벌 공급망 지배력은 점진적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타격을 입었던 지난 2020년 3월 23.9달러에 불과했던 이 종목은 지난해 12월 3일 124.6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105.9달러(2월 18일 기준)로 조정을 받은 상황이다.
국가별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역시 호주(42.62%)가 가장 높고 중국(28.13%), 미국(12.85%), 캐나다(7.34%), 네덜란드(5.06%), 프랑스(3.86%) 순으로 뒤를 잇는다. 구체적으로 펀드에 담긴 기업으로는 호주 리튬 생산 기업 필바라미네랄스(Pilbara Minerals) 9.05%, 중국 리튬 생산 기업 강봉리튬(Ganfeng Lithium) 6.85%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코발트 전문 기업 화우코발트(Zhejiang Huayou Cobalt)가 6.77%, 호주 희토류 채굴 업체 라이너스(6.16%), 세계 최대 희토류 광구인 백운악박광구를 독점하는 북방희토(6.16%)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최근에는 희토류를 포함해 친환경 혁신 산업에 사용되는 원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등장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장한 DMAT와 GMET는 그린에너지와 혁신 기술에 많이 사용되는 산업금속을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친환경 에너지와 2차전지, 반도체 등 혁신 산업 확대로 구조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구리, 니켈 및 희토류 생산 기업에 투자하기에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과 더불어 혁신 기술 관련 성장 테마 투자로도 매력적이다”라고 분석했다.
국내에도 희토류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출시됐다. 지난 1월 18일 상장된 ‘한화ARIRANG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기업MV’ ETF가 주인공이다. 이 ETF는 희토류 및 전략자원을 생산(채굴)하고 정제, 재활용하는 글로벌 기업 20개사를 투자 대상으로 한다. ETF의 주요 구성 종목으로는 세계 최대 리튬 광산을 소유한 호주의 필바라미네랄스, 미 뉴욕 증시에 유일하게 상장한 희토류 생산 기업 MP머티리얼즈(MP Materials),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코발트 전문 기업 화우코발트(Zhejiang Huayou Cobalt), 중국 최대 리튬 기업 강봉리튬 등이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어 중국이 향후 본격적으로 희토류 수출을 통제할 경우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REMX 주가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막았던 2011년 333달러까지 치솟았다. 수출이 정상화된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2016년 33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 세계 각국은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 6월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을 재개하기도 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희토류 ETF의 주가는 관련 산업의 수급 상황에 밀접하게 연동되며 중국 업체 비중이 높아 정책 변화에 따라 변동성을 보인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8호 (2022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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