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초대형 공모주 대거 출격 앞둬 LG엔솔·SSG닷컴 대기… ‘따상’ 신화 이어질까

    입력 : 2021.12.02 15:45:18

  • ‘역대급’ 공모 규모를 보였던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이어 내년도 조단위 공모주들이 잇따라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을 줄이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기조에 ‘따상’이 속출하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우량한 공모주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다 줄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시각이다.

    ▶‘70조 몸값’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상반기 코스피 출격 내년 초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은 1월 중 기업공개 일정을 마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규모나 배후산업의 성장성 측면에서 내년 IPO 예정 기업들 중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업이다. 상장 후 예상 기업가치만 70조원가량으로 점쳐지는데 이는 코스피 상장 기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상장과 함께 코스피 2~3위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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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초 올해 하반기 상장을 예정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최대 100조원까지로 예상됐다. 그러나 GM 전기차 화재로 인한 리콜 충당금이 발생하면서 70조~75조원가량으로 낮아진 수준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에게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업계에서 중국의 CATL과 1~2위를 다툴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SNE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24.5%로 29.9%를 차지한 CATL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기술력 측면에서는 CATL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어 향후 실적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13조4125억원의 매출과 69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모건스탠리가, 공동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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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의 종합 건설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도 내년 1월 말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인프라, 건축·주택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1974년 설립된 뒤 1980년대 한라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 현대건설 해외건설 사업본부 설계팀이 흡수합병되면서 출범했고 1999년 모기업인 현대건설에 합병됐다. 이후 현대건설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2001년 현대건설 설계 감리 사업부문 자산과 부채를 인수해 별도 법인으로 분리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7조1884억원, 영업이익은 2587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5%가량 증가했고 37%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985억원에서 1739억원으로 줄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2~3년간 건설업황을 긍정적으로 점칠 요소가 많아 주가흐름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아파트 민간수주가 늘고 해외 LNG터미널 등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 10조원은 업종의 장기적 성장에 대한 비전 등을 고려하면 다소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주 매출의 비중도 공모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현대건설(38.6%),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11.72%), 현대글로비스(11.67%) 등 그룹 핵심 계열사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의 구주도 일부 출회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현대엔지니어링 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골드만삭스가 선정됐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내년 IPO를 목표로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건을 공동 대표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내년 IPO를 목표로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건을 공동 대표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대형 이커머스도 상장 박차… 승자 누가 될까 내년 국내 증시에는 SSG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국내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도 상장에 나설 계획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비슷한 업종의 기업들이 대거 공모 시장에 나옴으로써 투자자들은 가장 매력적인 기업 한 곳으로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SSG닷컴이다. 10조원 안팎으로 기업가치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2019년에는 주식회사 신세계몰을 흡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해 3조90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해 네이버쇼핑, 쿠팡,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롯데온에 이어 국내 5위 수준의 규모를 갖췄다. 올해 거래액은 5조원가량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이번 상장으로 2018년 7000억원가량을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한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내년 하반기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몸집을 키운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몸집을 키운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작업에 돌입했다.
    2014년 설립된 마켓컬리는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까지 신선식품을 배송해주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사실상 가장 먼저 시작한 기업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530억원으로 2019년 4260억원 대비 123%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1012억원에서 1162억원으로 증가했다. 누적 가입자 수는 900만 명이며 올해 거래액 규모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이 공동 대표 주관사이며 기업가치는 5조~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마켓은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신선식품 배송 기업’이라는 스토리를 지닌 기업이다. 대규모 물류 투자가 필수적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산업에서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가질 법한 배경이다. 오아시스마켓의 효율적인 경영 방식은 대주주가 IT 기업이라는 점과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사업모델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44개 오프라인 매장은 마케팅 효과와 재고의 안정적인 소진을 돕고, 오아시스마켓 지분 80%를 보유한 대주주 지어소프트의 IT 역량은 물류센터에 그대로 적용됐다. 지난해 회원 수는 80만 명, 월간 순이용자(MAU)는 40만 명가량이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은 3000억~4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PEF) 유니슨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7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IB업계에서는 오아시스마켓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1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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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주 옥석 가리기 더 심해질 내년 이것만은 확인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무리 우량한 공모주라 할지라도 개인투자자들이 3가지는 확인하고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결과, 상장 당일 유통가능 물량, 구주매출 비중이 세 요소다.

    수요예측 결과는 상장 당일 주가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신호로 꼽힌다. 수요예측이란 공모에 나서는 기업과 주관사가 제시한 범위를 기준으로 기관투자자들이 각자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공모가를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가 확정된다. 결과는 수요예측 후 1~2일이 지난 오후 3시께 공시되는 ‘투자설명서’에서 상술된다.

    수요예측 결과에서는 경쟁률과 의무보유 확약비율, 수요예측 신청가격 분포 등을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주의 공모주를 받기 위해 몇 군데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최근 증시에 상장한 공모주 수요예측 결과를 참고해서 살펴야 한다.

    올해 들어 10월 10일까지 평균 경쟁률은 1208 대 1로, 가장 낮은 기업은 40 대 1, 가장 높은 기업은 2143 대 1을 기록했다.

    의무보유확약비율도 경쟁률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의무보유, 그중에서도 더 긴 기간 동안 의무보유를 하겠다고 확약한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높을수록 주가 흐름을 장기적으로도 긍정적으로 점친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최근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이상을 기록한 디어유, 카카오페이, 엔켐 등은 건수 기준 각각 36%, 63%, 64%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을 보였다.

    내년 대어급 공모주들의 상장이 예고된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IPO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 전경.
    내년 대어급 공모주들의 상장이 예고된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IPO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공장 전경.
    수요예측 신청가격 분포는 결정된 공모가가 적정한지를 엿볼 수 있는 요소다. 공모가가 하단으로 결정됐을지라도 하단 이하가 적정 가격이라고 판단한 기관투자자들이 많았다면 공모가는 여전히 높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상단으로 결정됐을지라도 상단 이상으로 평가한 기관들이 많았다면 공모가는 낮게 결정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일반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방식이 대부분 상장 당일 매각함으로써 차익을 실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 당일 유통가능 물량도 중요한 요소다. 통상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물량이 20%대라면 낮은 편으로 볼 수 있으며 40%대 이상을 높은 편으로 본다. 물량이 많을수록 상장 당일 시장에 풀리는 주식이 많아진다는 의미이므로 주가 흐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구주매출 비중 역시 일반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봐야 할 부분이다. 최근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케이카, 공모 과정에서 상장을 철회한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SM상선 등이 구주매출 비중이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구주매출 비중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해당 기업 영업 실적의 성장세와 시장 규모의 성장성을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인선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5호 (202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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