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st-Drive] 현대차, 아이오닉9 | 팰리세이드·카니발 부럽지 않은 순수전기 SUV
입력 : 2025.09.19 10:17:12
-
‘아이오닉9’은 현대차의 전동화 라인업 중 가장 최상위(플래그십)에 자리한 대형 SUV다. 올 2월 출시 당시 5m가 넘는 전장(5060㎜)과 2m에 가까운 전폭(1980㎜), 3m가 넘는 휠베이스(3130㎜)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쉽게 말해 겉모습은 ‘팰리세이드’(5060㎜×1980㎜×2970㎜) 만한데, 실내는 더 넓다. 물론 2년 먼저 출시된 기아의 ‘EV9’과도 맞닥뜨렸다. 크기면 크기, 생김새면 생김새, 편의사양과 가격까지 철저히 비교됐다. 현대차 측은 이미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지난해 10월부터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11월엔 미국 LA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전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국내 출시일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 신차설명회도 이어졌다. 업계에선 ‘EV9’이 준 교훈이란 말이 돌았다. 국내 출시 이후 고전중인 EV9과 달리 출시 전부터 붐업을 이어가겠다는 나름의 전략이란 분석이다. 현대차 측은 아이오닉9의 장점을 전하며 EV9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 동력 성능 등이 앞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시 시기가 1년 이상 차이 나는 만큼 각종 첨단 사양이 적용됐다는 의미다. 출시 이후 계절이 바뀐 현재, 아이오닉9의 성과는 어떨까. 지난 7월 아이오닉9은 총 1137대가 판매됐다. 6월보다 48.2%나 성장한 기록이다. ‘아이오닉9 6인승 캘리그래피’ 모델에 올라 서울서 속초까지 왕복 400여㎞를 시승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Exterior&Interior
하승진에게도 넉넉한 실내 공간외모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해야 하는 보트(Boat)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를 위해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공간이 여유로운 에어로스테틱(Aerosthetic) 실루엣이 적용됐다는 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에어로스테틱은 공기 역학을 의미하는 에어로다이나믹(Aerodynamic)과 미학을 뜻하는 에스테틱(Aesthetic)의 합성어다. 그 때문인지 차량의 코너 부분과 루프라인이 곡선으로 매끄럽게 마무리됐다. 옆에서 보면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곡선으로 설계된 측면 루프라인이 꽤 인상적이다. 덕분에 1열부터 3열까지 모든 탑승자에게 넉넉한 헤드룸을 제공한다. 현대차의 승용 라인업 중 가장 긴 휠베이스(3130㎜)는 ‘카니발’ 부럽지 않은 공간을 연출한다. 오죽하면 키 221㎝의 전직 농구선수 하승진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제 뒷자리에도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차를 찾았다’는 영상을 올렸을까. 2열에 스위블 시트를 탑재하면 180° 회전해 3열과 마주 볼 수 있다. 골프백이나 보스턴백을 각각 4개씩 실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Power Train&Function
빠른 충전, 더 먼 주행거리덩치 큰 차가 오래 달릴 수 있을까. 아이오닉9의 경우는 그럴 수도 있다. 우선 110.3kWh 배터리 용량부터 남다르다.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큰 용량을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시승차인 성능형 AWD 모델의 경우 501㎞, 항속형 2WD 모델은 532㎞에 이른다. 실제로 서울에서 출발해 국도와 고속도로를 거쳐 왕복한 후 주행가능 거리가 90여㎞나 남았다. 충전 시간도 생각보다 빠르다. 350㎾급 충전기 사용 시 10%에서 80% 충전까지 24분이 걸린다. 무엇보다 놀란 건 승차감. 캘리그래피 트림에는 ‘셀프 레벨라이저 댐퍼’가 적용됐다는데, 그래서인지 급작스러운 노면 충격에도 전달되는 진동이 크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작동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기능도 발군.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랄까. 가격은 7인승 익스클루시브 트림이 6715만원, 프레스티지 7315만원, 캘리그래피 7792만원, 6인승은 익스클루시브 6903만원, 프레스티지 7464만원, 시승차인 캘리그래피는 7941만원이다. 친환경차 보조금이 지원된다지만 몇 가지 옵션을 더하면 훌쩍 오르는 가격은 살짝 부담스럽다.
[안재형 기자 · 사진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