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종형 소장의‘체질을 알면 심리가 보인다’] ‘호기심 천국’ 태음인 사로잡는 법 나의 정보 일부만… 애 끓게 만들라

    입력 : 2019.08.01 14:46:58

  • 사상체질 중 태음인은 계절로 보면 봄과 같은 사람이다. 봄은 새로운 시작이다. 그래서 태음인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호기심도 네 체질 중에서 가장 많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기에 태음인은 사랑함에 있어서도 이런 성향을 지닌다.

    때문에 의외로 태음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간단하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 된다. 상대가 태음인이라면 나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면 된다. 나의 정보를 모두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애매하게 전달하거나 일부의 정보만 보여주면 태음인은 궁금해 애가 끓어서 더 사랑에 빠진다. 성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호기심이 많다. 호기심은 ‘즐거움’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데 태음인은 사랑에 있어서도 즐거운 것이 먼저이고 재미가 없으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때문에 태음인을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재미있는 것’을 준비하는 것이다. 태음인은 재미만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몰입’하며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상대가 재밌으면 태음인은 푹 빠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여기서 태음인의 또 한 가지 특징이 나온다. 몰입도가 다른 체질에 비해 높다. 때문에 태음인이 몰입을 하고 있으면 그냥 내버려 두는 편이 좋고, 사랑을 할 때는 자신에게 무조건 몰입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태음인의 사랑은 ‘구원자’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태음인은 자기 관점이 아니라 상대방 중심의 사랑을 한다. 이는 태음인이 배신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태음인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면 오래 갈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태음인은 쉽게 깨지지 않는 사랑을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태음인이 마음에 드는데도 만일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다면 이 구원자 성향을 이용할 필요도 있다. 속된 말로 불쌍한 척 감정에 호소하면 오히려 먹힐 수 있다는 것이다. 태음인은 희생자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속성을 지녔다. 보통 희생자를 도와주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정이 들고 사랑이 시작되는 경우가 바로 태음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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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태음인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성향이 결코 반갑지 않다. 그가 원하는 진정한 사랑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신을 하지 않으려는 성향은 그냥 익숙해지고 편안해져서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반드시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태음인의 몰입과 관련해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태음인은 다른 어떤 체질보다도 우울상태에서 빨리 빠져 나오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다. 이는 바로 몰입도가 높은 체질 특성 때문이다. 태음인은 무언가에 몰입을 하면서 힐링을 하는 성향이 있다. 혹시 사랑하는 태음인이 무엇인가에 몰입하고 있으면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높은 회복탄성력으로 인해 태음인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늘 건강한 편이다. 다만 의학적 통계로 보면 태음인은 몸에 지방질이 많은 편이어서 성인병에도 잘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

    태음인의 사랑방식은 어떨까. 나는 이 대목을 강의시간에 설명할 때마다 농담으로 “태음인은 변태예요”라고 말하며 좌중을 한바탕 웃게 한다. 물론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는 태음인이 사랑의 방식이 특이하고 어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소리다. 성적인 변태성향이 아니라 생각과 사고에 있어 혁신을 꿈꾼다는 측면에서 ‘사고의 변태’라고 한 것이다.

    태음인의 강력한 ‘창의성’을 변태라는 용어로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만 자신보다 상대의 만족을 더 추구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구원자적 속성 때문이다. 태음인은 타인이 만족해야 자신도 만족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태음인과 사랑을 나눌 때는 만족도에 대해 쉽게 예단을 하면 안 된다. 태음인이 상대를 배려해 만족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성적트러블이 생기지 않으려면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이쯤 되면 태음인 체질 성향에 대해 좀 헷갈릴 수도 있을 것이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하고 말이다. 자기희생적 정신이 강해 너무 퍼주고, 성적인 면에서도 자기를 감추고, 순수하고 감성적이어서 손해 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나는 강의를 할 때마다 태음인에게 ‘등신’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여기서 등신이라는 표현은 남을 도와주면서 자신은 아무것도 못 챙기는 사람을 역설적으로 흔히 표현한 것이다. 내가 말하는 등신은 어리석은 사람을 뜻한 등신(等神)이 아니라 오를 등(登) 믿을 신(信)자를 쓰는 등신이다. 즉,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믿음이 더 높아지는 사람’이다. 사실 태음인은 남을 먼저 도와주는 성향 때문에 장기적으로 많이 성공한다. 이것은 태음인의 가장 큰 장점이다. 태음인은 자신이 손해 보더라도 먼저 주는 사람이다. 주고 나서 받을 것은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이다. 혹시 못 받을 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쉽게 그 선행을 잊어버린다. 그러기에 그 덕이 자신도 모르게 쌓여 크게 성공하는 사람이다.

    태음인의 특징을 몇몇 단어로 요약해 보자면 공감, 배려, 타인중심, 회복탄력성, 몰입, 자기 부정, 불확실성, 우유부단, 결정장애 등을 들 수 있다. 상대에 따라 장점과 단점이 각각 크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은 다를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태음인은 희생의 속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상대가 나쁘면 이를 악용할 것이고, 좋은 사람이라면 시너지가 날 것이다. 내 자신이 태음인일 경우에는 자신이 늘 핵심을 벗어나는 말과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태음인의 생각의 반경이 넓고 다양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이 때로는 단점이 되어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늘 생각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핵심 단어인 ‘선택과 집중’을 우선적인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오늘의 칼럼을 마친다.

    [류종형 소장]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7호 (2019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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