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의 폭군 ‘초미세먼지’ 비상 녹차와 갯벌음식으로 정화를

    입력 : 2015.04.10 17: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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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봄 여기저기 ‘마스크족’이 쉽게 발견된다. 황사가 느껴지지 않는 비교적 맑은 날에도 마찬가지다. 황사보다 무섭다는 초미세먼지의 공포가 만들어낸 진풍경이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 중 입자크기가 더 작은 유해물질을 지칭한다. 미세먼지보다 지름이 4분의 1 이하(지름 2.5㎛)인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보다 20∼30배 작다. 황사처럼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배출가스 등을 통해 직접 발생한다. 따라서 사시사철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보다 더 위험한 것은 허파꽈리 등 호흡기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혈관까지도 직접 들어가기 때문이다. 호흡기는 물론 피부로도 침투할 수 있고 폐렴, 심장병, 각종 암 외에도 다양한 호흡기 질환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특히 남성들이 예민할 수 있는 생식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고 어린이와 임산부, 노약자의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초미세먼지가 일으킨 구체적 사망원인으로는 뇌졸중이 370명으로 가장 많았고, 허혈성 심장병(330명), 만성폐쇄성 폐질환(150명), 폐암(120명)이 그 뒤를 이었다.



    초미세먼지 눈·귀 건강도 위협한다 몸속으로 유입된 초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귀 건강에도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미세먼지가 중이염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송재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임기정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박무균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미세먼지에 의한 귓속 염증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표피세포에 다양한 농도에 미세먼지를 노출시켜 생존능력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을수록 세포 생존력은 떨어지고 낮은 농도에서는 올라갔다.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가 최대 40배까지 염증 유전물질을 만들어 귀 건강에 악영향을 끼쳤다.

    중이염은 3세 이하 어린이들의 80%가량이 한번쯤은 경험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으로 바이러스 또는 세균감염을 포함한 선천성 기형, 이관기능 장애 등과 같은 선천적인 원인과 흡연, 오염된 공기 등으로 인한 후천적인 원인으로 나누어진다.

    연구결과, 다양한 크기로 이뤄진 도시 미세먼지는 알루미늄, 납, 니켈, 구리, 황 등을 포함해 코를 통해 흡입해도 중이염, 비염, 천식, 폐암,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송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경우, 미세먼지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미세먼지 지수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초미세먼지는 귀 건강 외에도 직접적인 접촉이 이뤄지는 안구를 자극해 자극성 각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그리고 건성안에 이르기까지 각종 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세먼지 속에 포함된 철, 규소, 구리,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과 대기 중 오염물질은 눈 속에 들어가 눈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특히 봄철 황사먼지는 일차적으로 눈에 자극을 주며, 이차적으로 먼지 입자가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에 손상을 주어 세균 침투로 인한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황사 발생 시 눈이 간지럽고 이물감을 느끼며 눈물을 자주 흘리고 눈이 붉게 되기도 한다. 또 눈이 붓거나 심한 경우 각막 상피가 벗겨져 심한 통증을 불러올 수 있다. 황사에 포함돼 있는 여러 중금속은 세포의 생존력을 떨어뜨리고 ‘산소 유리기(oxygen radical)’를 발생시켜 세포를 손상시킨다. 특히 눈의 경우는 ‘각결막상피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안구 건조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자극성 결막염 등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특히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결막염뿐만 아니라 각막의 상처로 인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렌즈는 재질이 무르기 때문에 작은 이물질들이 안구뿐만 아니라 렌즈 표면에 침착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더 큰 질병을 유발한다. 하드렌즈 역시 안구표면에서 계속 움직여 눈과 렌즈 사이에 이물질이 들어가 각막표면에 찰과상을 낼 수 있다.

    김효명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이에 대해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렌즈보다는 가급적 안경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면 어디서나 렌즈를 세척할 수 있도록 세척도구를 구비해야 한다”며 “매일 새로운 렌즈로 청결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일일 착용렌즈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초미세먼지 정화하는 습관 초미세먼지는 접촉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피치 못할 경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는 필수다. 단 시중에서 판매하는 천 마스크나 황사 마스크는 10㎛ 이상 먼지를 걸러낼 수 있지만 10㎛ 이하 미세먼지는 걸러낼 수 없다. 입자가 매우 작은 초미세먼지까지 막기 위해서는 방진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외출 후에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는 것은 기본이며 특히 호흡기관인 코와 입은 물로 자주 헹궈주는 것이 좋다.

    중금속 해독작용과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초미세먼지가 함유한 중금속을 배설, 흡수 억제 효과가 있는 식재료는 마늘, 파, 무, 양파 등이다. 이러한 식이유황 성분의 함유량이 높은 식재료들을 식단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이밖에 미역, 바지락 같은 아연(Zn)이 풍부한 갯벌음식이 체내 유입된 중금속을 배설하고 해독하는 데 좋은 식품으로 알려졌다. 세간에 황사철에 돼지고기가 호흡기에 좋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학계에 관련한 사실이 밝혀진 바는 없다.

    이밖에 몸 밖으로 가래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수분 공급을 늘려야 한다. 예로부터 천식 등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배즙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관지 확장 작용이 있어 천식 치료제로 사용되는 테오필린(theophyline) 성분이 많은 녹차를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5호(2015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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