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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s-Royce vs Bentley…단 한 사람을 위한 최고의 명차
입력 : 2015.04.10 17: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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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꿈꾸지만, 누구나 가질 수는 없다?”
화려하고 멋진 자태와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명품들은 엄청난 몸값으로 인해 언제나 모든 이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모두가 갖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바로 ‘명품’이 되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도 이런 명품이 있다. 바로 세계 3대 럭셔리카로 불리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마이바흐다. 이중 마이바흐는 모기업인 다임러가 생산을 중단한 후 자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세단인 S클래스의 최고급 버전으로 생산을 재개했으나, 과거의 명성에서 퇴색한 모습이다. 반면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여전히 최고급 명차로 불리며 럭셔리카의 지존으로 대접받고 있다.
특히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최고급 럭셔리카 라이벌이란 관계를 떠나, 같은 고향(영국) 출신임에도 현재는 모두 독일계 자동차기업들의 소속이란 점이 흥미롭다. 또한 최고급 브랜드임에도 한때 한집안 식구로 지내왔다는 점도 자동차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로 손꼽힌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최고급 명차를 만들어온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영국 왕실의 공식 의전차량이면서 100년의 시간을 경쟁해온 두 브랜드의 길고 긴 라이벌 관계를 되짚어봤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은 2년 뒤 두 사람의 이름을 딴 ‘롤스로이스’란 브랜드로 등장했다. 럭셔리카의 지존으로 불리는 롤스로이스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1907년 전설로 평가받는 세계 최고의 차 ‘실버고스트’를 출시했다. 하지만 1910년 찰스가 비행기 사고로 급작스럽게 사망했다. 그러나 헨리는 꾸준하게 자동차 생산에 나섰고, 영국 더비와 크루에 공장을 설립하며 럭셔리카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단단히 다져갔다. 실버고스트 이후 또 하나의 전설로 불리는 ‘팬텀’을 출시한 헨리는 1930년 영국 왕실로부터 자동차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남작 지위를 받았고, 이듬해인 1931년에는 라이벌이었던 벤틀리마저 인수한다. 이후 세계대전 기간 동안 항공기와 전함의 엔진을 만들며, 규모를 키워갔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친 불황과 석유파동으로 롤스로이스는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1973년 자동차 부문을 독립시켜 롤스로이스모터카를 설립한다. 항공기 엔진 부문은 롤스로이스 PLC로 남았다. 최고급 차로서 명성은 쌓았지만, 수작업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던 롤스로이스는 낮은 이익률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1998년 폭스바겐에게 영국 크루공장과 계열 브랜드였던 벤틀리를 매각했으며, 롤스로이스 브랜드는 BMW그룹에 매각됐다. 이후 2003년부터 롤스로이스는 미니의 고향인 영국 굿우드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오랜 기간 부침을 겪었던 롤스로이스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자동차에 대한 정체성을 잃은 적이 없다. 언제나 쇼퍼드리븐을 위한 최고의 차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쇼퍼드리븐은 운전은 기사에게 맡기고, 오너는 뒷좌석에 앉아 편안하게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차를 의미하는데, 통상적으로 뒷좌석에 모든 편의사양이 집중돼 있으며 뒷좌석 탑승객을 위해 설계했기 때문에 편안하고 여유로운 승차감을 갖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달리는 호텔’로 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롤스로이스는 보는 순간 압도당할 것 같은 거대하고 웅장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파르테논 신전의 거대 기둥을 연상시키는 프런트 라디에이터 그릴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10cm 정도로 솟아 있는 ‘환희의 여신상’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자태와 가치를 보여준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여신상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환희의 여신상’은 1911년부터 장착됐는데, 이후 롤스로이스의 상징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통상 1대를 제작하는 데 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내장재로 쓰이는 가죽 작업에만 60여 명 이상의 장인들이 동원되며, 차량을 주문한 소비자들의 신체적인 특징과 취향, 그리고 요구사항에 맞춰 한 대당 보통 450여 개의 가죽 조각들과 200여 개 이상의 패딩 부품을 사용한다. 여기에 사용되는 소가죽을 만들기 위해 직접 소를 기르고 있다. 내부를 감싸는 무늬목 역시 남다르다. 마호가니, 오크, 엘름, 버드 아이 메이플, 월넛, 피아노 블랙 등 6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데, 좌우 대칭이 꼭 맞게 짜 맞춘다. 이 역시 직접 재배한 나무에서 채취한다. 또 차량 내부 지붕에 쓰이는 헤드라이너는 순면 90%와 캐시미어 10%가 섞인 보송보송한 재질로 구성되며, 바닥 깔개는 캘리포니아산 어린 양털이 사용된다. 럭셔리카의 지존으로 불리는 만큼, 부호들의 천국인 중동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롤스로이스는 이들을 위해 ‘플러스 옵션제도’도 두고 있는데, 이 가격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중동 부호들의 경우 내장을 모두 도금해 달라고 요청하는데, 이를 위해 특별한 도금방법을 고안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코오롱그룹이 롤스로이스의 딜러를 맡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롤스로이스모터카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롤스로이스는 총 3종류다. 플래그십모델인 ‘팬텀’과 엔트리급으로 분류되는 ‘고스트’, 그리고 스포츠모델인 ‘레이스’가 있다.
[서종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5호(2015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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