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리시 AB인베브 수석 브루마스터 “거품이 있어야 진짜 맥주죠”

    입력 : 2015.01.08 14: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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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만드는 맥주는 이미 세계 최고의 맛을 가졌습니다.” 지난해 12월 18일 세계 최고의 맥주기업인 AB인베브의 양조 장인(수석 브루마스터)이 한국을 찾았다. 1800년대 양조업에 뛰어든 후 6대째 양조업을 이어가고 있는 조지 리시 수석 브루마스터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한국에 들어온 후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다양한 맥주들의 맛을 봤다”면서 “한국의 맥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감탄했다.



    원료 vs 효모, 입맛에 따라 즐겨라 “맥주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해 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문헌을 보면 피라미드의 건축 때 일꾼들에게 맥주를 제공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과 맥주는 오랜 기간을 함께 지내왔습니다.” 조지 리시 수석 브루마스터는 맥주가 그 어떤 술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맥주들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독일과 벨기에, 영국, 체코가 각기 독특한 맥주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고 강조했다. 이 중 독일 맥주는 한국과 미국에 큰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좋은 맥주는 어떻게 탄생할까. 그는 “좋은 재료가 맥주 맛을 결정한다”고 단언했다.

    “맥주는 물과 곡물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순수하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면 맛이 좋아집니다. 또 좋은 곡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 곡물에서 맥주 특유의 색감과 향, 그리고 거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맥주 맛을 결정짓는 ‘호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호프는 소량을 사용하지만, 맥주의 개성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브루마스터가 아주 정성껏 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맛의 맥주들 역시 이런 요소로 구분하면 크게 2종류가 있다고 밝혔다. 바로 ‘원료’ 중심의 맥주와 ‘효모’ 중심의 맥주다. 먼저 벨기에와 독일에서 주로 제조하는 맥주들은 주로 원료 중심 맥주다. 곡물의 맛과 향을 잘 느낄 수 있어 풍부함이 남다르고 상쾌한 맛이 특징이다. 기네스와 IPA(인디언 페일 에일)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풍미를 강조한 효모 중심 맥주들은 원료 중심 맥주보다 더 만들기가 어렵다고 한다. 스텔라 아르투아, 버드와이저, 더 프리미어 OB 등은 효모 중심 맥주다.



    한국 음식에는 라거맥주가 제격 그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맥주가 전 세계 어떤 맥주와의 경쟁에서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맛을 갖고 있다고 단언했다. 특히 ‘라거’와 한국 음식의 궁합이 좋다고 덧붙였다. “아버지는 언제나 식전에 맥주 한 잔을 마셨습니다. 입안을 청결하게 해주면서 음식을 돋워주기 때문이었죠. 한국 음식도 다양한 맛과 향을 갖고 있습니다. 색도 예쁩니다. 그래서 저는 라거가 한국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맥주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에 대해 한가지 노하우를 공개했다. “잔을 기울여 따르면 이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습니다. 맥주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잔을 똑바로 세워 정중앙에 따르면 거품이 의외로 많이 생기지 않습니다. 황금색의 컬러와 거품의 향, 맥주의 청량감을 모두 경험해야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조지 리시 AB인베브 수석 브루마스터 1849년 미국 위스콘신 스프링필드에서 문을 열어 1966년까지 이어온 리시 브루어리 (Reisch Brewery) 집안의 마지막 브루마스터이자, AB인베브의 수석 양조 장인이다. 월드비어컵(WBC) 심사위원과 미국 마스터 브루어리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또 2011년에는 벨기에 브루어스협회에서 수여하는 ‘브루마스터 명예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현재 전 세계를 누비며 ‘브루마스터 만찬’과 ‘비어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서종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2호(2015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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