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의 희생양 `마리 앙투아네트`를 만나다

    입력 : 2015.01.08 14:55:47

  • 사진설명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요?” 마리 앙투아네트가 남겼다는 이 희대의 망언은 재벌이나 보수 정치인을 조소하는 용도로 지금까지도 많이 회자된다. 역사 속에서 세상 물정에 어둡고 서민들이 처한 상황에 무지한 철부지 집권층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역사학자들에게 허구로 밝혀졌다. 이 망언은 루이 14세의 아내였던 스페인 왕가 출신 마리 테레즈 왕비의 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1932년 독일의 전기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가 발표한 평전 속 마리 앙투아네트는 ‘영리하지도 어리석지도 않으며 선을 위해 앞장서지도 악을 행할 의사도 전혀 없는 평범한 여인’으로 묘사된다. 오히려 왕실에서 유일하게 소작인의 밭으로 마차를 몰아 밭을 망치는 짓을 거부했고 백성들이 혹독한 굶주림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돈에서 약 100만프랑을 절약해 기부를 했다고 한다. 역사의 희생양 ‘마리 앙투아네트’의 본래의 모습을 그린 뮤지컬이 화려한 무대를 수놓고 있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서민들의 삶과 무관하게 사치에 젖어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철없는 왕비의 모습이 아닌 프랑스 혁명기에 성난 민중의 원성을 한 몸에 받은 역사적 희생양 마리를 보다 인간적인 시선으로 그린다. 화려한 무대장치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널리 굵직한 사건을 재해석해 새로운 재미를 담아냈다. 마리 앙투아네트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가상 캐릭터인 혁명 여전사 마그리드 아르노와의 대립구도 역시 작품의 긴장과 볼거리를 주는 요소다. 이 두 주역의 관계에 있어 한국의 트렌디한(?) 드라마적 상상력이 반전으로 숨어 있으니 직접 확인해 보시길.

    옥주현·차지현(이상 마리), 김소현, 윤공주(마그리드 아르노) 등 요새 핫한 4인방이 풍부한 성량과 연기력으로 무대를 채우고 16세기 당시 궁정 생활을 재현한 듯 웅장한 무대장치도 볼거리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2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2호(2015년 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