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재래시장이나 대형 마트를 찾는 경우가 많다. 선도가 중요한 재료들은 그때그때 갓 나온 것들을 구해야 제맛을 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재료가 보관식품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그저 집에 잘 보관만 하면 언제든 동원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소시지는 더치 오븐 마니아 대부분이 애용하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일 게다. 그냥 물에 살짝 데쳐 먹어도 맛있지만 마땅한 음식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 있는 재료 그대로를 응용해 조리하는 데도 꽤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지금 소개하는 소시지 훈제도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요리이다.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시골의 한적한 곳을 찾아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특별히 준비한 음식재료가 없다면 어떻게 할까. 기자 역시 뭐 특별한 재료를 구하려고 나선 것이 아니라 시골 동네 작은 마트에서 햄과 함께 구입한 게 그리 비싸지 않은 소시지였다. 물론 예상대로 밀가루 맛만 가득한 아무 맛도 아무 향도 없는 그냥 짜기만 한 소시지였던 것 같다. 그냥 먹자니 맛은 없고 버리자니 아깝고…. 그러다 궁리 끝에 더치 오븐에 훈연 칩을 넣고 불을 붙여 그 연기로 훈연을 하고 나니 어느새 싸구려 소시지가 고급 소지지로 변해 있었다.더치 오븐을 응용해 가공한 맛이란 매우 대단했다. 이렇게 한 번 훈제를 하고 나면 맥주 안주로도 좋고 빵에 넣어 먹어도 좋으니 말이다.
참고로 소시지 말고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생선 등 해산물이나 육류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훈연하면 역시 훌륭한 훈제 먹거리로 태어난다.
요리 재료 : 훈연 칩, 그리 비싸지 않은 소시지
만들기
1. 훈연 칩을 잘게 자른다.
2. 더치 오븐에 알루미늄 포일을 깔고 그 위에 잘게 자른 훈연 칩을 올린다.
3. 훈연 칩 위에 작은 불씨 하나를 넣어 훈연 칩이 잘 타도록 한다.
4. 트리벳을 깔고 소시지를 올린다.
5. 더치 오븐과 뚜껑 사이에 훈연 칩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나뭇가지나 나무젓가락을 끼운 뒤 불을 올리고 한 시간 정도 훈연한다.
이충우 기자는 카메라를 든 요리사다. 매일경제신문 사진부 기자로 근무 중이며 산악자전거 라이딩은 물론이고 등산 캠핑을 좋아한다. 자연스레 요리를 익히게 됐고 지금은 특히 더치오븐 요리에 빠져 있다. IDOS(International Dutch Oven Society) 최초의 한국회원이기도 하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0호(2014년 1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