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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를 닮은 뮤지컬 `보이첵`
입력 : 2014.10.31 10: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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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보이첵>은 그동안 뮤지컬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를 고려해 볼 때 딱 맞는 옷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밝고 화려한 이미지가 강한 뮤지컬에는 어울리지 않아 그간 이 장르로 만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관객들의 반응도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일단 무대부터 화려한 조명이나 장치가 없다. 뮤지컬 넘버 역시 영국의 언더그라운드밴드 ‘싱잉 로인즈(Singing Loins)’가 만들어내는 집시 풍의 잔잔한 음악이 채운다.
부수적인 요소를 절제하고 배우들의 연기와 감성을 통해 스토리를 풀어낸다는 점이 오페라와 닮아 있다. 원작에서 무작위로 배열된 복잡한 극 구성을 주인공 마리와 보이체크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부분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이 원작의 스토리와 메시지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의 뮤지컬 작품들을 생각하고 공연장을 찾는다면 낯선 분위기에 당황할 수 있다. 그러나 우후죽순 비슷한 이미지의 작품이 늘어가고 있는 뮤지컬 업계에 장르적 다양성을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 평할 만하다. 완성도와 몰입도를 높일 필요가 있지만 초연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한국 뮤지컬 제작 능력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임은 분명하다. 뮤지컬 <보이첵>은 오는 11월 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0호(2014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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