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운 여름밤 시원하게 맞는 비…뮤지컬 `싱잉인더레인`

    입력 : 2014.06.27 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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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 좋은 빗소리를 벗 삼아 한 남자의 경쾌한 탭댄스가 시작된다. 사랑이 시작되는 설렘을 한껏 만끽한 남성의 멋스러운 감정은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의 노래로 분출된다. “I’m singing~ in the rain~ Just singing in the rain.” 국내에는 <사랑은 비를 타고>란 제목으로 개봉된 진 켈리 감독·주연의 동명 영화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가던 193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명작이다. 남자 주인공 ‘돈 락우드’가 빗속에서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감정을 낭만적으로 표출하는 장면은 여심은 물론 남성들의 기분도 말랑말랑하게 만든다.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1983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돼 국내에선 2003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명품 음악과 춤이 녹아들어 뮤지컬로 올리기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공백이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원작이 가진 무게감 때문이었으리라. 명작을 훼손하는 어설픈 시도에는 매서운 회초리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런 측면에서 SM C&C가 자사 아티스트를 내세워 용기 있게 시도한 이번 무대에 비교적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비록 뮤지컬 분야에 있어서는 초짜 수준인 자사 아티스트들을 주연배우로 대거 등장시킨 탓에 부족한 연기력이 몰입감을 방해하고 연출에 있어서는 지나친 코믹스런 인물설정 탓에 극의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에 원작과 다른 매력도 갖췄다. 미숙하지만 젊고 활력 넘치는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춤과 노래는 분명 관객들의 미소를 끌어낼 만 했다. 중년 이상의 관객들의 향수까지 불러일으키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10~20대 자녀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할 만한 창구가 되기에 손색없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무대마다 1만5000리터 물을 쏟아 부어 뮤지컬 넘버 “Singin’ in the Rain”을 실감나게 구성하려 한 노력도 성의가 보인다. 기분 좋은 에너지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는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은 8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6호(2014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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