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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건축가상’ 수상한 라움플랜 김영종 건축사…공간의 진정성이 바로 명품 건축물이죠
입력 : 2014.04.25 17: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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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축물을 디자인한 이는 바로 라움플랜 김영종 건축사다. 그를 통해 명품 건축물이 가져야 할 ‘공간의 진정성’에 대해 들어봤다.
‘건축’에 빠진 육사 최초의 자퇴생 김영종 건축사는 그야말로 괴짜다.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지만, ‘건축’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결국 자퇴하고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를 다시 들어가 졸업했다.
“육사를 갔던 것은 부모님의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또래 동기들이 목표의식을 갖고 동기부여를 할 때 저는 낯선 환경에서 방황을 하고 있었죠. 그래서 면담을 신청했고, 육사 최초의 자퇴생이 됐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 그는 곧바로 대기업에 들어가 건축사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조직은 그에게 너무나 낯설고 어려웠다고 한다. 결국 그는 직장생활을 접고 지난 2011년 라움플랜 건축사 사무소를 창업했다. 건축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것이다.
권상우 씨의 ‘ROOKIE 1129’ 빌딩은 그래서 더 애착이 많다고 한다. 그가 창업을 선택한 후 첫 번째로 맡은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란다. 특히 그에게 ‘우수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ROOKIE 1129’ 프로젝트는 지인을 통해서 저에게 의뢰가 왔습니다. 처음에는 건축주와 의견마찰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건물에 대한 개념과 주변과의 조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 등을 열심히 설명했고,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건축물의 방향을 처음으로 실현한 곳이라서 아직도 애착이 많이 가는 곳입니다.”
“건축은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건축물이 대지 위에서 진정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여깁니다. 또한 주변 환경과 공간의 소통, 목적의 맞는 구성 등이 이뤄져야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고 여깁니다.”
이를 위해 그는 언제나 새로운 건축물을 구상하는 데 5가지 원칙을 적용한다고 했다. 첫 번째는 바로 ‘개념(Concept)’이다. 건축물이 들어서는 공간이 갖고 있는 사회적·시간적인 가치를 사용할 사람의 입장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멋진 외관은 물론 공간과 구성이 자연스럽게 조화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건축물은 만들어지는 만큼 목적에 맞는 기능(Function)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지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배치와 공간의 기능성을 충족해야 비로소 좋은 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최신 건축기법(Technique)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축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긴 시간동안 건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법을 적용해야 에너지는 물론 이용자들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주장은 네 번째 원칙인 ‘친환경(Eco-Technique)’과도 이어진다.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은 물론, 건축기법과 내부 시스템 역시 친환경적이면 건축물의 가치 역시 높아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변과의 관계성(Social Value)을 지목했다. 건축물마다 개성적인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홀로 튀는 것보다는 주변과의 조화를 통해 지역성과 상징성을 구현할 수 있어야 진짜 명품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명품 건축의 5가지 원칙은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명품’이 되려면 이 만큼의 열정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OOKIE 1129’가 ‘우수상’에 선정된 점 역시 이런 고민과 열정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더 기대되는 것은 그가 올해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그는 “앞으로 서울시의 건축물과 건설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제가 가진 재능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꿈에 대한 열정을 좇아 미래가 보장된 장교의 길 대신 건축가의 길을 택한 김영종 건축사. 여전히 건축일이 너무나 즐겁다는 그의 모습에서 꿈과 열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김영종 건축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4호(2014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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