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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이어 황사…깨끗한 공기가 필요해
입력 : 2014.04.11 17: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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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는 사망률에도 직접 영향을 미쳐 농도가 1㎡당 1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이 늘어날 경우 1일 사망률이 1%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코로 들어간 미세먼지가 후각 신경을 타고 뇌의 전두엽에 침투해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경우 뇌의 퇴화를 재촉한다고 알려져 있다.
매일 먼지농도 확인하고 외출계획 세워야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및 황사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매일 기상청 예보를 확인하고 △약간 나쁨(81~120㎍/㎥) △나쁨(121~200) △매우 나쁨(201~300, 301~이상)에 따라 행동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약자들은 ‘약간 나쁨’ 이상의 예보가 나오면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고 건강한 사람도 ‘나쁨’ 이상이면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매우 나쁨’ 단계가 예보되면 야외활동을 자제하거나 제한해야 한다.
고려대병원 가정의학과 한병덕 교수는 “황사는 감기, 천식, 후두염 등 호흡기 질환과 자극성 각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건성안 등 눈병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 황사현상이 심한 3~4월 전후에는 야외운동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시간당 평균 120㎍/㎥ 이상이 2시간 지속되면 외출을 삼가고 외출 후에는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특히 호흡기관인 코와 입은 물로 자주 헹궈주는 것이 좋다.
또한 몸 밖으로 가래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호흡기 점막이 건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한다. 기관지 확장작용이 있어 천식 치료제로 사용되는 테오필린 성분이 많은 녹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유광하 교수는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노인이나 천식환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라”며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녀와서는 꼭 손을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90% 이상이 입으로 숨쉬어 질환에 무방비 미세먼지, 황사를 비롯해 공기가 차고 쌀쌀한 환절기에는 입보다 코로 숨을 쉬는 게 좋다. 상당수 사람들이 코로 숨을 쉰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실제는 약 90%가 입으로 숨을 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 호흡이 코 호흡보다 숨쉬기가 편하고 덜 답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입호흡 때문이라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일본 이비인후과 명의로 손꼽히는 이마이 가즈아키 미라이 클리닉원장과 오카야마 대학병원 소아치과 오카자키 요시히데 교수(<입으로 숨쉬지 마라> 공동저자)는 “입으로 숨을 쉬는 사람들은 감기나 천식, 비염 알레르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 호흡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산술적으로 계산이 쉽지 않지만 우리는 하루 평균 1만ℓ가 넘는 공기를 마시고 산다. 무게로 치면 약 15㎏이며 호흡횟수로 치면 2만 번 이상이다. 이처럼 몸을 드나드는 엄청난 양의 공기를 어디로 마시느냐에 따라 호흡기질환의 명암이 교차하는 것이다.
코는 털과 점액이 공기 중의 작은 먼지가 폐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고 비갑개(선반과 같은 코 구조)와 비중격(좌우 코 칸막이)에는 항상 적당한 습기를 머물고 있어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면 재빨리 습도와 온도를 높인다.
코는 영하 40℃의 찬공기가 들어와 길이 10cm에 불과한 콧속을 통과했을 뿐인데 체온과 비슷한 온도까지 높아진다. 콧속에는 수많은 모세혈관이 있어 들이마신 공기를 따뜻하게 데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코는 호흡할 때 미세먼지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이물질을 걸러준다. 이에 반해 입호흡은 이물질에 대한 방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가 공기를 타고 몸속 깊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코의 구멍에는 콧털이 나 있고 그 안쪽에는 먼지를 제거하는 섬모를 가진 점막이 있다. 섬모세포는 브러싱 기능이 있어서 먼지를 순차적으로 콧구멍 바깥쪽으로 밀어낸다. 이것이 건조하여 딱딱해지면 코딱지가 된다. 코는 공기를 데우면서 가습기 역할을 하고 먼지나 불순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천연마스크’라고 할 수 있다. 코 호흡은 독감예방에도 좋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할 때 맹위를 떨치지만 습도가 높고 무더운 여름철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100이라고 가정하면 기온 20℃, 습도 60%상태에서는 6시간 뒤에는 5%밖에 살아남지 못해 95%가 죽고 만다. 그러나 습도가 30%로 떨어지면 약 50%의 바이러스가 생존한다. 따라서 코로 호흡하면 입으로 호흡할 때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
선글라스·보안경 착용으로 눈 보호 미세먼지와 황사는 눈병도 유발한다. 외출 후 눈에 간헐적 통증이 나타나고 눈곱과 충혈,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미세먼지 속의 오염물질이나 화학물질이 눈에 들어가 눈꺼풀과 결막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증상이 심해지면 결막이 부풀어 오르는데, 바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각막 궤양이나 각막 혼탁 등이 나타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미금 교수는 “봄·가을 환절기에 발병률이 높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최근 미세먼지 영향으로 자주 발생하고 있다”면서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선글라스나 보안경으로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으며 결막염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안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대표원장은 “황사나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렌즈보다는 가급적 안경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굳이 렌즈를 착용해야 한다면 어디서나 렌즈를 세척할 수 있도록 세척도구를 구비하고 이물감, 충혈, 자극증상 등이 발생하면 즉시 렌즈를 깨끗한 손으로 제거하고 세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부관리도 중요하다. 황사나 미세먼지 속에는 독성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골프처럼 야외운동을 장시간 할 경우 피부가 붓거나 물집이 잡히고 진물이 생길수도 있다.
을지병원 피부과 한태영 교수는 “날씨가 풀렸다고 야외활동을 하러 나갈 경우 피부가 외부로부터 노출되지 않게 옷이나 신발, 장갑 착용 등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며 “미세먼지나 황사에 노출됐을 경우 즉시 깨끗한 물로 조심스럽게 씻어내고 황사농도가 짙으면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미세먼지·황사대처 이렇게 ·외출 때 긴옷, 마스크, 선글라스 착용
·하루 8잔 이상(약 1.5ℓ) 물을 마신다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는 외출을 자제
·외출 때 콘텍트 렌즈보다 보호안경 착용
·눈 간지럽고 눈물나면 물로 안구 씻어야
·자외선 차단제와 보습제는 늘 가까이
·먼지로 오염된 길거리 음식은 피한다
·외출 후 손·발 씻기, 양치질은 기본
·먼지 청소 꼼꼼히, 습도조절 가습기 사용
[이병문 매일경제 과학기술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3호(2014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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