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라 주엘 테스코 그룹 와인 개발 총책 | 파이니스트 와인 한국인 입맛에 맞췄죠

    입력 : 2014.02.06 15: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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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은 누가 만들까. 당연히 와이너리라고 할 것이다. 포도를 직접 재배하든 이웃에서 사들이든 와인은 양조장에서 만든다. 이렇게 와인을 만드는 곳을 영어로는 와이너리라고 하고, 불어로는 샤또나 도메인, 이탈리아에선 칸티나라고 부른다.

    그런데 소비자가 와인을 만든다면 믿을 수 있을까. “소비자가 원하는 와인, 독특하며 개성이 넘치는 와인이 파이니스트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와인을 블렌딩하고 있다.” 마스터 오브 와인(MW)으로 테스코의 파이니스트 와인 개발을 총괄하는 로라 주엘은 최근 한국을 찾은 자리에서 이 같이 설명했다.

    1997년에 MW 자격을 딴 그는 지난 2012년엔 여성 최초로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의장으로 선출된 저명인사이기도 하다. 그는 “2010년 테스코에 합류해 130여 종의 파이니스트 와인을 직접 개발해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만든 와인의 맛은 어떨까.

    로라 주엘은 이날 좋은 와인을 개발하는 기준을 다섯 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클래식한 와인, 메달을 수상한 와인, 음식과 매칭이 잘 되는 트렌드를 반영한 와인, 최고 와인메이커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와인, 특색 있는 와인이다.

    그렇지만 이들 다섯 기준은 단 하나의 단어로 집약된다. 바로 소비자의 입맛이다.

    그는 세계를 돌며 각 와인조합이나 와이너리 등과 상의해 자기들이 원하는 맛을 만들어낸다. 특색있는 와인을 찾아 슬로베니아에서도 생산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을 찾은 자리에서 이탈리아의 피노레토와 비솔 프로세코, 코를 팍 찌르는 아로마의 프랑스 알사스산 게부르츠트라미네르 등 화이트 와인과 뉴질랜드산 센트럴 오타고 피노누아, 프랑스 론 와인의 특성을 잘 살린 크로즈 에르미타쥬와 샤도네프 뒤파프 등 한국 사람들의 입에 잘 맞는 와인 15종을 내놨다.

    이들 와인을 음미해보니 오크통을 쓰지 않았거나 쓰더라도 오크향을 절제한 느낌을 주었다. 그것이 세계적 트렌드인지를 물었다.

    “그렇다. 5년쯤 전부터 시작했다. 오크향을 줄이고 프루티한 맛을 살리려 했다. 소비자들이 스모키한 오크향 대신 과일향이 풍부한 와인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나온 와인들이 한국 사람들에게만 잘 맞는 것인지 세계적 트렌드인지도 궁금했다. 로라 주엘은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맛이기도 하다. 글로벌 트렌드에 균형을 맞춰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테스코는 영국에서만 한 해 8000만병을 판매하며 한국에선 올해 500만병 정도를 판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엄청난 물량을 소화하는 만큼 협상력을 갖고 와이너리나 와인조합과 상대한다. 그렇지만 로라 주엘은 “양질의 제품에 대해선 가격을 깎기보다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려고 한다 ”고 설명했다.

    그에게 와인을 제대로 즐기는 법을 물었다.

    “먼저 여유를 갖고 천천히 마셔라. 다음으로 마시면서 분석하라. 맛과 향 아로마가 어떤지 등을 생각하라. 그 다음엔 와인을 천천히 음미하며 테스팅을 즐겨라.”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1호(2014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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