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형 기자의 워치리포트]⑱“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워치 콜라보레이션의 세계

    입력 : 2014.02.04 14: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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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프라다와 제휴해 ‘프라다폰’을 출시하고 현대자동차가 에르메스와 ‘에쿠스 by 에르메스’ 콘셉트 카를 발표한다. 21세기는 이른바 브랜드 간의 콜라보레이션 시대다. 자사 브랜드를 최우선시 하던 마케팅 전략이 전혀 다른 업종과 협업, 타깃층을 넓혀 교감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이 이처럼 타 브랜드와 제휴에 나서는 건 각 브랜드의 기술력과 명성(인지도) 등이 결합된 시너지효과 때문이다.

    한 명품브랜드 관계자는 “전혀 다른 업종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고 명성에 명성을 더해 하이엔드급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며 “기술력과 명성, 혹은 명성과 대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하이엔드급 시계의 세계는 어떨까. 다양한 워치 콜라보레이션을 소개한다.

    시계, 차를 만나다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벤틀리(Bentley)’가 2002년 선보인 쿠페 ‘컨티넨탈 GT’의 대시보드에는 B마크가 선명한 원형 아날로그시계가 자리했다. 이후 출시된 컨티넨탈 라인의 대시보드에는 공통적으로 B마크의 시계가 장착됐다. 과연 B는 벤틀리를 의미하고 있을까.

    폭스바겐그룹의 영국 브랜드 벤틀리가 스위스 워치메이커 ‘브라이틀링(Breitling)’과 협업하며 탄생시킨 결과물이다. 브라이틀링은 두 브랜드의 명성과 성능, 수작업을 통한 제품 완성 등 공통점을 엮어 ‘브라이틀링 포 벤틀리(Breitling for Bentley)’ 라인을 탄생시켰다. 2003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벤틀리 B06 크로노그래프’를 출시하기도 했다. 139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워치메이커 ‘오데마피게(Audemarspiguet)’는 꿈의 자동차라 불리며 두꺼운 마니아층의 각광을 받고 있는 ‘마세라티(Maserati)’와 연을 맺었다. 마세라티의 90주년을 기념해 2004년에 출시한 ‘밀리너리 9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이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세계 최초의 스테인리스 스틸 스포츠 워치 ‘로열 오크(Royal Oak)’를 개발해 하이엔드 스포츠 시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데마피게와 오랜 전통,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마세라티가 서로의 공통분모를 찾은 것이다. 이후 오데마피게는 2006년 마세라티 M21에서 영감을 얻은 ‘밀리너리 M21’을 발표하며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1791년 창립 이후 약 8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한 ‘제라드 페리고(Girard-Perreg aux)’는 전 세계 셀레브리티들의 애마 ‘페라리(Ferrari)’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약 10년간 파트너십을 지속했다.

    당시 은퇴한 카레이서이자 제라드 페리고의 CEO였던 故 루이지 마카루소(Luigi Macaluso)와 루카 디 몬테제몰로(Luca Di Montezemolo) 페라리 회장의 친분이 강한 유대를 형성했던 것. 그해 탄생한 ‘제라드 페리고 페라리 컬렉션’은 499피스가 한정 생산돼 2주 만에 완판됐다.

    이후 2002년에 새롭게 제작된 ‘제라드 페리고 페라리 크로노그래프 F1 월드 챔피언(Girard-Perregaux Ferrari F1 World Champion)’ 모델은 500피스가 한정 생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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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오마주의 세계 그런가하면 워치메이커들의 콜라보레이션 모델은 역사적인 예술가와 예술작품의 오마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와 타깃 고객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2007년 파리 오페라 하우스의 후원사가 된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2013년 4월 13일 가르니에 궁에서 열린 프랑스 국립 발레단의 300주년 기념 갈라 이브닝에서 화가 에드가 드가(Edgar Degas)의 작품을 재해석한 ‘메티에 다르 오마주 아 라르 드 라 당스(Metiers d’Art Hommage a l’Art de la Danse)’를 선보였다. 무용의 세계와 발레리나에게 매혹됐던 에드가 드가의 작품에 대한 오마주였다.

    화이트 골드와 핑크 골드, 옐로 골드로 유명한 까르띠에(Cartier)의 트리니티(Trinity)는 프랑스의 위대한 시인 장 꼭도(Jean Cocteau)와 인연이 닿아있다. 세 가지 골드 링이 등장한 건 1924년. 당시 장 꼭도는 그 반지를 보자마자 자신의 상상력과 맞아 떨어진다고 느꼈다.

    이후 장 꼭도는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반지에 광적인 애정을 보였다. 이로 인해 현재 까르띠에의 뮤즈로 자리잡은 ‘트리니티 컬렉션(The Trinity Collection)’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인물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IWC와 생텍쥐페리 재단의 우정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부터 매년 ‘앙트완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ery)’의 헌정 스페셜 에디션을 제작해온 IWC는 지난해 <어린 왕자>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어린 왕자 에디션을 발표하기도 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1호(2014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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