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프 모셔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메인 쉐프 | 최고 와인엔 신선한 재료로 만든 요리라야죠

    입력 : 2014.01.06 09: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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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마니아들에게 와이너리 투어는 로망이다. 신선한 공기가 흐르는 멋진 풍광 속에서 좋은 와인을 즐기는 기분도 그만이지만 그 와인에 어울리는 최상급 요리까지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급 와이너리의 쉐프들은 와인을 이용해 한층 감칠맛 나는 요리들을 내놓기에 환상적인 식도락 여행을 보장해준다. 미국을 대표하는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의 제프 모셔 메인 쉐프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와이너리 방문이 어려운 한국 소비자들에게 몬다비 와인에 어울리는 최고급 요리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제프 모셔 쉐프는 미국 오하이오 출신으로 대학을 다니다 요리를 맛보려고 프랑스로 건너갔던 천생 요리사다. 미슐랭 4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여유를 갖고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고 싶어 나파밸리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로 옮긴 장인이기도 하다.

    그가 JW메리어트호텔에서 몬다비 와인에 맞춘 요리들을 직접 만들어 내놨다. 처음 나온 요리는 돼지 옆구리살과 치커리 등으로 만든 구제르. 치즈맛 나는 슈 모양의 튀김요리인데 아주 부드러우면서 살짝 짭짤했다. 베이컨 연어 맛이 돌았다. 샤도네를 한 잔 한 뒤라 음식이 저절로 들어갔다. 다음 요리는 구운 비트 샐러드. 비트 하나로 굽고 튀기고 즙을 내서 장식까지 했다. 뿌리채소 하나로 꽃처럼 만들어낸 요리가 눈을 즐겁게 했다.다음 와인은 ‘로버트 몬다비 오크빌 퓨메 블랑.’ 화이트 와인이나 일반 소비뇽 블랑과 차원이 달랐다. 코를 쏘는 듯 강렬한 미네랄과 열대과일의 향이 무스크향에 섞에 다가왔다. 소비뇽 블랑이 이런 맛을 낸다는 게 신기했다.

    곁들인 음식은 하마치(방어) 사시미. 회에 간장이나 와사비 대신 곱게 간 시트러스 소스와 시금치를 곁들였다. 회가 싱싱하니 간장이나 와사비 없이도 비린내가 나지 않았고 오히려 시트러스 소스 덕분에 시원한 맛이 났다. 신선한 퓨메 블랑을 한 모금 축이니 살짝 남은 회의 맛마저 가셨다. 로버트 몬다비 피노누아를 한 모금 마셨다. 특유의 강인한 산초 후추 아로마가 다가왔지만 입안에 머금었을 때 아주 부드럽게 살짝 과일향이 풍겼다. 음식을 기다리게 하는 맛이랄까. 이어 나온 요리는 살짝 바삭한 오리 콩피. 고기 자체의 기름을 이용해 서서히 굽듯이 만드는 요리인데 향신료를 많이 쓰지 않아 오리고기 맛이 살아 있었다. 로버트 몬다비의 카비네 쇼비뇽과 메인요리인 소갈비찜을 곁들였다. 소갈비찜은 아주 부드럽고 연하면서 말랑말랑했다. 두툼한 갈비 속까지 적당히 간이 밴데다 기름기가 전혀 없어 고소했다. 게다가 한 올씩 고기가 찢어졌다. 갈비찜의 나라 한국의 궁중요리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맛이었다. 모셔 쉐프에게 비결을 물었다.

    갈비를 210도에서 20분 이상 구은 뒤 육수와 닭국물 양파 등을 넣고 160도에서 4시간가량 졸였다고 했다. 거기에 레드와인을 곁들인 소스와 함께 서빙하니 부드럽고도 고소하며 담백한 맛을 낸 것이다.

    꼭 필요한 재료와 가까운데서 구할 수 있는 신선한 대안이 있다면 어느 것을 택할 것이냐고 묻자 그는 주저하지 않고 “신선한 것”이라고 답했다. 신선한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려야 최선의 맛을 낸다는 것이다.

    [정진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0호(2014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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