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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버벌 퍼포먼스 ‘푸에르자 부르타’ `Are You Crazy?`
입력 : 2013.12.20 11: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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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버벌퍼포먼스 ‘푸에르자 부르타’를 연출한 디키 제임스의 말에 공연의 특징이 모두 녹아있다.
좌석도 정형화된 무대도 보이지 않는 이 공연장 안에서 사방팔방 공중전까지 불사하며 펼쳐지는 퍼포먼스들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컨베이어 벨트 위를 역동적으로 달리다 총에 맞는 비즈니스맨. 배우들이 열정적인 퓨전댄스를 선보인 후 집을 부수기 시작하자 축제가 열린 듯 흩날리는 엄청난 꽃가루들. 에스파냐어로 ‘잔혹한 힘’이라는 뜻을 지닌 ‘푸에르자 부르타’는 도시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 한 공연이다. 뉴요커들이 이 무대에 그토록 열광했던 이유는 갑갑한 현실을 화끈하고 트렌디한 방식으로 관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연이 절정으로 다다르면 공연이 머리 위로 거대한 투명 소재의 물수조(Mylar)가 등장한다. 차오르는 물 속에서 속옷 차림의 소녀들이 태아의 모습으로 서로 엉겨 춤을 추기 시작한다. 잔잔한 에스닉풍의 음악이 잦아들며 그들은 바닥에 힘껏 몸을 날린다. 장관이다. 화려한 조명과 음악,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을 접한 관객들은 부서지는 물소리에 맞춰 환호성을 지른다.
‘푸에르자 부르타’는 올해 말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내 FB빅탑시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8호(2013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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