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컨슈머들은 분당 넘어 오포로 간다?

    입력 : 2013.12.12 14: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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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포가구단지를 아시나요?” 경부고속도로 판교IC를 나와 직전으로 30여 분을 달리다보면 등장하는 태재로. 이곳에 자리한 오포가구단지가 최근 럭셔리 실속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중저가 가구 브랜드에서부터 수입산 럭셔리 가구 브랜드들까지 총망라된 가구단지가 바로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율동공원을 넘어 분당과 광주를 잇는 주요 도로인 태재로를 타다보면 광주방면 왼쪽으로 럭셔리 가구업체들의 전시장들이 이어져 있다. 이 때문에 판교와 분당은 물론, 멀리 강남에 사는 스마트컨슈머들이 주말만 되면 오포를 찾는다.

    럭셔리 편집매장만 10~20여 곳 성업 태재로를 따라 광주방면으로 달리다보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가구매장은 바로 ‘제노아’다. 이탈리아 수입가구 도매업체로 침대, 식탁, 소파 등을 다루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어 빈티지 가구 매장과 데코룸가구 아웃렛, 니콜레티홈, 까사미아 등 인테리어 및 가구업체들이 뒤를 잇는다. 태재로를 벗어나 가구단지 안쪽의 신현리로 들어서면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구업체와 리모델링 업체들이 줄지어 있다.

    태재로를 타고 좀더 아래로 내려가 오포터널을 지나면 이제부터는 중저가 실속형 가구브랜드 매장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다. 인근의 한 상인은 “이 일대에만 가구 및 인테리어 매장이 50~70여 곳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고객들의 발길이 가장 많은 곳은 바로 태재로 주변의 럭셔리 수입가구 매장들이다. 이곳은 하나의 브랜드를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업체들의 가구들을 모아놓은 편집매장 스타일로 꾸며져 있다. 특히 넓은 부지 위에 매장을 지어, 쾌적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가구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오포 신현리 일대에 가구업체들이 성업을 이루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지리적 특징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일대를 개발 전부터 “제2의 분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오포읍 신현리 일대는 분당까지 자동차로 10여 분 내에 갈수 있고, 수지 및 광주시와도 연결된다. 게다가 오포읍 아래로는 수도권 일대의 골프장들이 집중돼 있다.

    주말 골프게임을 마치고 경부고속도로 혹은 분당으로 들어오는 차량들이 모두 태재로를 거쳐 가는 만큼 가구업체들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가구 매장 매니저는 “골프를 치고 분당쪽으로 돌아가다가 매장에 들른 후 부인과 함께 다시 오는 손님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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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같은 분위기에 맞춤형 상담까지 럭셔리 수입가구 매장들은 대부분 내부가 갤러리처럼 꾸며져 있다. 실내에 들어서면 매니저 한 명이 한 팀을 맡아 가구들의 특징과 기능들을 소개해준다. 모든 가구는 직접 체험해볼 수 있으며, 매장 내에 비치된 에스프레스머신에서 방금 내린 커피도 맛볼 수 있다.

    특히 매장 내부에는 실제 소파와 TV, 식탁 등이 여러 스타일에 맞춰 배치돼 있어 고객들이 원하는 취향에 따라 구매할 수 있다. 각각의 가구에는 다른 스타일이나 다양한 색상의 상품들을 모아놓은 팸플릿도 비치돼 있다.

    오포가구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가격대’다. 럭셔리 수입가구 브랜드들이 집중돼 있다 보니 매장마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 컨슈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 매장 매니저는 “실제 가구는 영동에서 보고, 구매는 이곳에서 하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같은 브랜드에 똑같은 이탈리아제 가구지만, 영동 가구의 거리에 비해 가격이 최대 30% 이상 저렴하다”고 귀띔했다.

    10~30분 내 거리에 자리하고 있는 접근성, 대규모 부지 위의 세워진 쾌적한 쇼핑환경, 그리고 같은 제품을 도심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메리트까지 갖춘 오포가구단지. 스마트컨슈머들이 굳이 경기도 광주까지 오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 태재로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NICOLETTI HOME 민종원 실장 “고급 원단에 디자인은 기본, 이제는 기능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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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포가구단지 주변에 어둠이 찾아들면 한 매장이 눈에 확 들어온다. 붉은 색 의자모양을 엠블럼으로 사용하는 니꼴레티홈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은 독특한 외관디자인 덕분에 오포가구단지의 명물로 불린다. 강렬한 붉은색의 의자 엠블럼 때문에 가구에 관심이 없는 고객들마저 들려가기 때문이다. “니꼴레티홈은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소파와 베드, 가구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른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색상과 기능, 그리고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민종원 실장의 설명이다.

    2층으로 구성된 니꼴레티홈의 매장을 민 실장의 안내를 받아 돌아왔다. 의자 엠블럼 아래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양쪽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가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실용적이고 고급스런 색감의 소파들이 여기저기에서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중간 중간 놓여진 기능성 소파들은 남성고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여성고객들의 경우 소파와 테이블, 그리고 서랍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과 달리, 남성고객들은 기능성 소파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기능성 소파는 평상시에는 의자의 역할을 하지만, 가볍게 틀을 밀어주면 개인용 베드로 변하는 게 특징입니다. 구조도 180도의 플랫형에서 한쪽 팔걸이만 펼치는 스타일까지 자유자재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내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서면 대형 소파들이 눈에 띈다. 특히 서재와 함께 연출된 소파는 마사지 기능은 물론, 음향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가로와 세로로 연결되는 소파 중간에 이동식저장메모리장치(USB)를 연결하거나, 휴대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하면 곧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민 실장은 니꼴레티홈의 가장 큰 특징으로 ‘컨시어즈 서비스’를 손꼽는다. 고객이 방문하면 곧바로 매니저가 따라 붙어 가구별 특징과 기능을 설명해 준다는 것. 특히 고객의 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가구들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인테리어 상담까지 해주는 게 니꼴레티홈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종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9호(2013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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