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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히스 테일러사 이사…와인 마니아라면 포트와인은 마셔봐야죠
입력 : 2013.12.12 14: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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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는 17세기 초반에 시작됐다. 17세기 후반에 포트와인이란 이름이 붙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보르도 와인보다 먼저 등급제를 실시한 게 포트다.”
흔히 포트를 주정강화 와인이라고 한다. 무슨 뜻일까.
초기엔 일반 와인을 만들 듯 포도를 발효시킨다. 그런데 포도가 완전히 발효하기 전에 알코올이 조금씩 생겨날 즈음 포도주를 증류한 77도의 주정을 섞는다. 독한 알코올이 들어가면서 발효는 중단된다. 대신 그때까지 포도주가 품고 있던 향미를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어 일반 와인에 비해 훨씬 달콤하면서도 풍부한 풍미를 내게 된다는 것이다. 주정을 넣은 만큼 일반 와인이 14~16도 정도인데 반해 포트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21도 정도로 올라간다. 이후 숙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포트로 분류된다.
히스 이사는 포트와인이 일반 와인에 비해 훨씬 장기간 숙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100년 빈티지 포트를 마셔봤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오묘하고 복합적이며 파워풀한 아로마와 맛을 풍겼다.”
그렇다면 장기 숙성한 포트는 일반와인과 어떤 차이가 날까.
히스 이사는 “일반 와인이 소프트해진 것과 대조적으로 포트는 젊을 때는 과일 맛이 나다가 연도가 지나면서 보다 스파이시해지고 복합미가 짙어지며 벌꿀의 향미도 풍긴다”고 설명했다.
“서양에선 치즈와 매칭을 많이 한다”는 그는 “포트를 마시고 치즈를 먹거나, 치즈를 먼저 먹기도 한다. 식사 후 디저트 와인으로 마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래 두고 마셔도 좋은 와인 그는 포트와인의 장점 중 하나로 오픈한 뒤 두 달까지 보존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일반 와인은 오픈한 지 이틀 정도 지나면 너무 열려 맛이 변하기 시작하나 포트와인은 오픈한 뒤 조금씩 마시기에 좋다는 얘기다. 서빙 방법도 일반 와인과 다르다고 했다. “빈티지 포트는 (남녀 구분 없이) 시계방향으로 서빙한다. 그게 전통이다. 또 서빙 할 때 한 바퀴를 완전히 돌아야 한다. 포트와인 디캔터는 바닥이 둥근데 한 바퀴를 완전히 돌라는 의미다.”
포트용 잔은 너무 작으면 아로마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에 양질의 화이트 와인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했다.
포트와 유사한 와인들 포트처럼 주정을 강화하는 와인으로 스페인의 셰리를 꼽을 수 있는데 포트가 달면서 풍미가 풍부한 반면 셰리는 드라이한 게 특징. 또 다른 주정강화 와인으로 마르살라와 마데이라가 있다. 마데이라는 매우 높은 온도(40~50도 사이)로 데워야 나오는 와인으로 주로 요리에 쓰인다. 마르살라도 약간 저급에 속한다. 샴페인과 마찬가지로 포르투갈의 포트만 포트와인 명칭을 쓸 수 있고 다른 지역에선 포티파이드(주정강화) 와인이라고 해야 한다.
테일러의 포트 들 칩 드라이 포트(Chip Dry) 약간의 금색이 도는 밝은 짚색의 흔하지 않은 화이트 포트다. 말린 과일향이 나는 와인으로 살짝 단맛이 난다.
빈티지 포트 말린 자두와 무화과 등의 맛에 살짝 탄닌이 느껴진다. 세상 와인 중 가장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와인으로 100년 이상 보관이 가능해 콜렉터들의 수집대상이라고 한다.
레이트 버틀드 빈티지(LBV) 달콤하면서도 진한 맛이 난다. 알코올이 매우 부드럽게 다가온다.
테일러가 고안한 포트 와인의 한 형태로 오크통에서 4~6년 정도 숙성한 뒤 병입한다.
10 Year Old Tawny 살짝 달면서도 매우 부드럽게 입안에 감기며 복합적인 풍미를 풍긴다. 오크통에서 10년 이상 숙성한 뒤 병입한다.
[정진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9호(2013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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