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위 있는 분을 위한 스토리 와인

    입력 : 2013.09.03 09: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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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은 바쁜 일상에 쫓겨 도리를 다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공식적으로(?) 만회할 기회를 주는 기간이다. 풍성한 계절에 화창한 날씨까지 곁들이니 마음이 너그러워져 누구를 만나도 반가울 시기이기 때문이다. ‘좋은 날’을 뜻하는 명절에 좋은 분을 찾을 때 격조가 있는 와인 한 병 갖추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기억에 남을 만한 스토리를 곁들인 선물이라면 손이 부끄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말문을 여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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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가 선호하는 백악관 와인 로버트 몬다비는 오늘날 미국 와인이 세계적 명성을 누릴 수 있게 만든 주역으로 미국 와인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영향력은 미국을 넘어 남미는 물론이고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에까지 미칠 정도다.

    게다가 와인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전파하는 데도 앞장서 캘리포니아 와인업계에선 가장 존경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로버트 몬다비의 와인들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시상식 만찬의 공식 와인으로 사용된 것은 물론이고 백악관 행사에도 자주 등장해 백악관 와인으로도 불린다.

    이곳에서 나온 로버트 몬다비 오크빌 까베르네 소비뇽(Robert Mondavi Oakville Cabernet Sauvignon)은 한국 CEO들이 가장 선호하는 와인 브랜드 로버트 몬다비의 월드 클래스 와인이다. 오크빌은 미국의 주요 와인 산지인 나파밸리 내에서도 심장부로 불릴 만큼 우수한 와인이 나오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만큼 높은 명성과 품격을 갖춘 이 와인은 올해 600병만 한정 수입돼 의미 있는 추석 선물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15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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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또 라뚜르를 이긴 유럽의 검은 전설 ‘탑’이란 뜻을 가진 이름에 걸맞게 샤또 라뚜르는 보르도의 5대 샤또 중에서도 강인하기로 유명한 와인이다. 그런데 유럽에서 라뚜르를 넘어선 이변이 생겼다.

    ‘마스 라 플라나(Mas la Plana)’는 지난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피아드에서 전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샤또 라뚜르 등 보르도 최고급 와인들을 모두 제치고 1등을 차지하며 뭇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와인을 생산하는 토레스 와이너리는 17세기부터 가족 경영의 전통을 이어 오고 있는데 연간 매출이 2억 유로(약 3000억원)에 달하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와이너리이다. 토레스가 얼마나 유명한지는 지난 1995년에 있었던 125주년 기념행사에 후안 카를로스 국왕이 직접 참석했다는 데서 읽을 수 있다.

    막강한 영향력과 독보적인 위치에 걸맞게 와인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도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 2006년에 와인 인수지에스트(Wine Enthusiast)는 토레스 와이너리를 ‘유럽 베스트 와이너리’로 선정했다. 2010년엔 영국에서 선정한 ‘올해의 그린 컴퍼니’에 뽑힐 정도로 환경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뿐 아니라 공정 무역 등에도 노력을 쏟고 있어 ‘가장 존경 받는 와인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검은색 레이블 덕분에 유럽의 검은 전설로 불리는 마스 라 플라나는 매 빈티지마다 세계적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나 와인스펙테이터로부터 90점 이상의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최고급 와인을 내는 다른 와이너리들처럼 작황이 좋지 않을 땐 아예 와인을 만들지 않는다.

    그 고집만큼이나 뛰어난 품질과 품격을 갖췄으니 최고의 추석 선물로 꼽기에 손색이 없을 것 같다. 1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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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네 꽁띠와 비교되는 와인 로버트 파커는 “부르고뉴에서 로마네 꽁띠(Romanee Conti)만이 패블레(Faiveley)보다 뛰어난 와인을 생산한다”며 패블레 와이너리를 극찬한 적이 있다. 가격이 비싸지 않은 이 와이너리의 와인이 세계 최고가 와인으로 꼽히는 로마네 꽁띠에 버금갈 정도라니….

    1825년 이후 7대에 걸쳐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패블레는 부르고뉴의 가족 경영 도멘 중엔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부르고뉴 내 가장 많은 아펠라시옹(Appellation)에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대부분의 와인을 필터링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병입해 섬세하고 고급스러운 부르고뉴 와인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고 한다. 패블레 메르퀴레(Faiveley, Mercurey)는 부르고뉴 꼬뜨 샬로네즈 지역의 가장 유명한 레드 와인으로 아주 섬세하고 부드러운 향미를 갖춰 어르신께 선물하기에 좋을 듯하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부르고뉴산 와인인데다 명절 음식과도 아주 잘 어울려 가족들과 함께 마시기에 적당하다. 가격 4만원대.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6호(2013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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