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가들의 뮤즈가 된 자유로운 영혼…뮤지컬 `엘리자벳`

    입력 : 2013.08.29 14: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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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처음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뮤지컬 <엘리자벳>이 돌아왔다.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황후로 기억되고 있는 엘리자벳의 일대기를 그린 이 작품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비엔나 뮤지컬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흥망과 맞물려 언제나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던 엘리자벳은 빛나는 외모와 더불어 황실의 여인답지 않게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유럽 전역을 떠돌며 숱한 일화를 남겼다. 확고한 자유에 대한 의지와 갈망 덕에 엘리자벳은 많은 예술가들의 ‘뮤즈(Muse)’가 되어 왔다. 국가를 상징하는 인물로도 자리 잡은 엘리자벳의 초상화는 지금도 오스트리아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영화로 먼저 제작된 바 있는 엘리자벳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이는 세계적인 극작가 미하엘 쿤체다. 그를 통해 판타지적 색채를 더해 ‘죽음(Tod)’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했다. 자유를 갈망하지만 철저한 통제 속에 불행한 삶을 이어가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황후 엘리자벳의 유일한 사랑이자 안식처는 죽음이었다는 설정은 영화나 문학에서 볼 수 없는 드라마틱하며 천재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초연임에도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쉬운 전개, 인상적인 뮤지컬 넘버, 성공적인 캐스팅 3박자를 갖추며 매진한 사례는 물론 전막 기립박수를 이끌어 낸 엘리자벳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에 비해 짧은 공연기간으로 티켓 오픈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매진됐고 심지어 예술의전당 사이트가 마비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초연의 흥행을 이끈 주역인 옥주현, 김준수, 박은태를 다시 무대에 세웠고 새로운 색을 입히기 위해 김소현, 박효신, 이지훈 등을 새롭게 캐스팅했다. 특히 박효신은 뛰어난 가창력을 통해 확고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무대는 최근 트렌드에 맞게 영상효과가 추가돼 보다 입체적인 스토리 전개가 가능해졌다. 결과적으로 2년차 징크스는 기우에 불과했다.

    다만 유일한 옥에 티는 공연장이었다. 사이 배치가 되지 않은 구식 객석은 앞사람을 통한 시야 방해가 큰 편이고 음향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울리고 잔향이 많이 남아 대사 전달이 명확치 않은 대목들도 간간히 발견됐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9월 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6호(2013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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