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퍼붓는 빗줄기, 푹푹 찌는 무더위… 변덕스러운 여름 한철 나기는 해마다 더 고되다. 여름휴가 동안이라도 모든 걸 털어버리고 해외에서 머리를 식히고 싶지만 그 또한 부지런히 준비한 사람에게만 허락된 특권. 이미 추석연휴 비행기표까지 예약이 만료된 곳이 부지기수다. 열심히 일한 당신, 그리고 열심히 일하지 않았는데도 피곤하고 지친 당신, 휴가를 미리 준비할 정도로 부지런하지 못한 당신을 구제할 마지막 티켓이 바로 도심 수영장에서 즐기는 바캉스다. 게다가 ‘거기서 거기’였던 호텔 수영장들이 올해는 제법 변신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특히 새 단장을 마친 특급호텔 수영장도 많으니 입맛 따라 취향 따라 골라 뛰어들 일이다.
이곳은 도시가 아니다… 야외수영장 지존Best Vintage 쉐라톤 워커힐 호텔 ‘리버파크’
서울, 호텔, 수영장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야외수영장 ‘리버파크’다. 1983년 개장해 서른 해를 훌쩍 넘긴 추억의 수영장이 올해는 워커힐호텔 50주년을 맞아 아예 ‘맘모스 수영장’을 콘셉으로 내걸었다. 리버파크의 옛 이름인 맘모스 수영장은 1980~1990년 당시 최고의 야외 수영장으로 꼽혔던 곳이다. 역사가 오랜 곳이다 보니 맘모스 수영장에서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부모님, 자녀들과 가족 단위로 찾는 손님도 많다. 국제규격의 성인풀에서 한강을 내려다보는 뷰가 시원스럽다. 국제규격의 성인풀과 물살을 가르는 재미가 있는 유수풀, 아이들도 안심하고 놀 수 있는 유아전용풀이 있다. 수영장 옆으로는 호텔 조리장이 선보이는 풀 사이드 뷔페가 준비된다. 간단한 음료를 마시는 수중 풀바(Pool bar)가 성인풀에 설치된다.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야외 자쿠지와 삼림욕이 가능한 피톤치드존은 휴가 기분을 살려주는 힐링 공간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9월 1일까지 연다. 시원한 여름밤 서울의 야경을 바라보며 수영을 즐기는 야간 운영은 8월 18일까지. 이용금액은 4만~15만원 선이다.
Newest 서울신라호텔‘어번 아일랜드’
1979년 개관 이후 34년 만에 전면 리모델링에 도입, 8월 1일 개관하는 서울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야외수영장을 자신 있게 내세운다. 서울신라호텔은 수영장 이름부터 도심 속 섬이라는 뜻의, ‘어번 아일랜드(Urban Island)’라고 지었다. 수영과 태닝 위주의 일반 야외수영장과는 차별화해 수영장도 하나의 사교 공간으로 설계한 것이 특이하다. 어번 아일랜드에는 일반 풀 외에 야외 식사가 가능한 ‘아일랜드 비스트로’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아일랜드 바’, 이동하는 스위트룸으로 불리는 카바나를 설치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더했다. 사계절 온수풀과 자쿠지를 설치해 서울 내 특급호텔에서는 처음으로 연중 내내 이용이 가능하다.
어번 아일랜드의 여름 콘셉은 쿠바. 첫 달인 8월에는 주방이 훤히 보이는 아일랜드 비스트로의 오픈키친에서 쿠바스타일 버거와 새우 타코, 나쵸 등 남미 음식을 선보인다. 아일랜드 바에서는 쿠바 오리지널 레시피를 공수해 ‘모히토’를 시그니처 칵테일로 낼 예정이다. 수영장은 객실고객만 이용이 가능하다. 수영장 이용과 객실 1박이 포함된 서머패키지 가격은 디럭스룸 2인 기준 35만~60만원.
실내라고 뒤질쏘냐Deepest JW 메리어트호텔 서울‘마르퀴스 더말 스파 앤 피트니스 클럽’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한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은 국내 특급호텔 중에서 유일하게 4.7m 깊이의 스쿠버 다이빙풀을 보유하고 있다. 적게는 2~3개 레인을 보유한 타 호텔 실내수영장과 규모면에서 차이가 난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은 6개 레인의 메인 풀, 워터테라피와 미용 목적을 위한 테라피풀(온천수 사용), 유아용풀, 자쿠지 등을 고루 설치했다. 수영장 바닥은 쿠션 처리돼 아쿠아로빅이나 수중 걷기 운동을 할 때 충격을 흡수해준다. 수영장 개보수 공사에는 친환경 자재가 사용됐다. 2mm 두께의 얇은 스테인리스 판 위에 PVC시트를 고열로 부착해 녹이 스는 것을 방지했는데, 이 자재는 독소를 빼내고 물을 채워야 하는 일반 콘크리트와 달리 시공 후 바로 물을 채워 사용할 수 있다. 수영장이 위치한 ‘마르퀴스 더말 스파 앤 피트니스 클럽’은 아시아 최대 규모 시설을 자랑한다. 2000년 4월 온천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지하 600m에서 솟아오르는 온천수를 사용한다. 수영장 및 피트니스 이용과 객실 1박 등이 포함된 서머패키지 가격은 24만9000원부터.
Highest 파크하얏트서울 & 프라자호텔
가장 높은 곳,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수영하는 것은 그 자체로 특별한 느낌을 준다. 그렇기에 싱가포르 마리나샌즈베이호텔의 옥상 수영장이 존재만으로 유명세를 타는 것. 야외는 아니지만 서울 대치동 파크하얏트서울의 수영장도 호텔 최고층인 24층에 위치해 도심의 야경을 즐기면서 수영할 수 있다. 일반 수영장과 달리 수영장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는 인피니티 풀 형식으로 제작돼 물이 도심 한가운데로 바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당 10명 안팎으로 인원을 제한해 조용하고 오붓한 분위기라 커플과 연인들에 인기가 높다는 평가다. 아침 6시~저녁 10시까지. 객실 투숙객과 스파 트리트먼트 이용 고객(14만원부터), 파크클럽 고객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서머패키지 이용 시 39만5000원(부가세10% 별도)부터다.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실내 수영장도 18층에 위치해 도심 한가운데서 수영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낮에는 자연채광을, 밤에는 도심 야경을 즐기면서 수영할 수 있는 곳이다. 한 드라마에서 다니엘 헤니와 현빈이 수영대결을 하던 장면으로 유명세를 탔다. 8월 한 달간 주말에만 여는 여름방학용 어린이 아쿠아 클래스가 포함된 패키지는 23만원(세금 봉사료 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