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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성 기자의 나인틴홀] ⑧ 라운딩 끝나고 곧바로 다음 약속 잡았나요?
입력 : 2012.05.04 11: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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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잘 치는 골퍼’와 ‘같이 치고 싶은 골퍼’는 상관성이 없다는 겁니다. 잘 치면서도 분위기를 잘 만들고 동반자들을 예우하는 분들이 계신 걸 종종 보니까요.
혹시 라운드를 마치고 바로 다음 골프 일정을 잡아본 분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정말 골프에서도 매너에서도 성공하신 분입니다. ‘다음에 꼭 한번 칩시다’라는 말은 ‘나중에 한번 밥이나 먹읍시다’ 정도와 다를 바 없죠. 그럼 지금부터 ‘바로 라운드를 잡는 좋은 동반자’가 한번 되보자고요. 같이 칠 때 서로 짜증을 느끼는 경우는 많죠. 게임을 할 때 계속 배판을 외치는 사람이 있고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 꼭 늦는 사람, 말이 너무 많은 사람, 자꾸 레슨하고 참견하는 사람, 훼방 놓거나 속이는 골프를 치는 사람 등일 겁니다.
그런데 정말 기분 나쁜 동반자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샷을 할 때 보지 않는 분이죠. 동반자가 샷을 하건 말건 딴 행동을 하거나 자기 샷 생각만 한다면 왜 함께 치는 사람일까요. 이런 경우는 ‘배려’와 ‘기본’이 없는 골퍼입니다. 서로의 공을 봐주고 이 사람이 샷을 할 때 집중하도록 조용하게 바라봐 준다면 존중받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 여기에 동반자가 미스샷을 했는데도 딴 행동을 하다가 ‘굿샷’을 외친다면 화가 치밀어 오르겠죠? 다시는 함께 골프 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낙인이 찍힐 겁니다.
이때 스윙에 대한 조언을 해주거나 자기 샷 자랑까지 한다면 동반자는 아마 당장 라운드를 중단하고 집으로 갈 겁니다.
사실 ‘민폐형 골퍼’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절대 늦장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PGA대회를 봐도 그린을 돌아다니며 라이를 보는 건데 이건 느린 게 아니라 세심한 것이다”라고 주장을 하죠.
골프를 치면 상대방의 ‘인격’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라운드 내내 수많은 감정 상태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죠. 동반자의 ‘인격’이 훌륭했다면 바로 라운드 날짜를 잡고 약속을 하겠죠. 오늘부터 한번 도전해 보세요. 서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쉬운 마음에 바로 다음 약속 잡기! 바로 진정한 19번홀 아닐까요.
[조효성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0호(2012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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