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 황제 나달 쓰러트린 장요근 부상

    입력 : 2024.02.21 16:31:57

  • 새해가 시작되면서 테니스 팬들의 시선은 ‘2024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대회에 집중됐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클레이 코트의 황제인 흙신 라파엘 나달 선수의 복귀였다. 그는 지난 호주오픈에서 좌측 요근 2급 파열 부상을 당하고 수술을 받은 바 있다. 30대 후반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많은 이들이 그의 은퇴를 예상했지만, 나달은 놀라운 회복력으로 돌아와 브리즈번 대회에서 8강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나달은 8강전 도중 수술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메디컬타임을 부른 나달의 대회는 그대로 끝이 났고 다가오는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불참을 선언했다.

    경기 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라파엘 나달 <사진 AP>
    경기 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라파엘 나달 <사진 AP>

    장요근은 장골근과 대요근을 아우르는 용어로,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중요한 근육이다. 우리 몸의 중심부를 지탱하며 건강한 자세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요근이 약해지거나 단축될 경우, 허리 펴기가 어려워지고 상체를 바르게 세우는 것도 힘들어진다. 이는 사타구니 부위의 통증과 아랫배에 있는 장기들을 압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허리디스크,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과 같은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변비·복통·걸음걸이 이상 의심해봐야

    테니스와 같이 격렬한 상·하체 움직임이 필요한 스포츠는 장요근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테니스 이외에 FC바르셀로나의 축구선수 라민 야말(Lamine Yamal)과 SSG 프로야구팀의 4번 타자였던 길레르모 에레디아(Guillermo Heredia) 같은 선수들도 이 부상을 경험해 상당한 기간 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선수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들도 장요근의 긴장으로 인해 허리 통증을 자주 겪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허리디스크 환자 총 209만8183명 중 30~50대 환자는 99만6803명으로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디스크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30~50대 직장인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진설명

    장요근 문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걷는 자세가 달라지는 것은 장요근 문제의 대표적인 신호다.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아닌, 무릎과 발이 반원을 그리며 걷는 모습은 장요근이 허벅지 뼈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또한, 변비나 복통과 같은 증상도 장요근의 이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장요근의 단축은 특히 오래 앉아 있거나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장요근의 건강을 해치고, 궁극적으로는 몸 전체의 균형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장요근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장요근 상태 점검 ‘토마스 검사’

    장요근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 중 하나는 ‘토마스 검사’다. 이 검사는 엉덩 관절의 근육 기능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자가진단할 수 있다. 침대나 테이블 위에 앉아 한쪽 무릎을 구부려 가슴 쪽으로 당긴 후, 다른 쪽 다리의 허벅지 뒷부분이 침대에 얼마나 닿는지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침대와의 사이가 떠 있다면, 장요근의 단축이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장요근 통증과 부상 예방법

    한방에서는 장요근의 이완과 척추 기능 회복을 위해 추나요법,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을 사용한다. 이외에도 장요근 이완 스트레칭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이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도 장요근의 긴장을 완화하고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사진설명

    이준석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상·하체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운동선수는 물론,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도 장요근의 과한 긴장과 이로 인한 허리디스크 등의 질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그는 “엉덩이나 허리 주변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장요근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나달의 부상과 복귀는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장요근의 건강은 척추와 허리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적절한 스트레칭과 운동은 이러한 부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달이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듯 새해에는 척추에 가해지는 업무 강도가 높은 직장인들이라면 장요근 부상을 예방하고 스트레칭을 생활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1호 (2024년 2월) 기사입니다]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