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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완 손정완(SON JUNG WAN) 대표 “현재를 통해 과거의 기억과 정체성을 재해석”
입력 : 2025.02.26 10: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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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서울 출생 △서울여고 △숙명여대 미술대 산업공예과 △1989년 ‘손정완’ 브랜드 설립 △1990년 백화점 입점 △1994년 (주)손정완 설립 △1994년 세계 패션 그룹 회원 △1997년 SFAA(Seoul Fashion Artist Association) 가입 △2006년 ‘who’s next’ 국내최초 파리초청 단독 패션쇼 △2011년 뉴욕패션위크 데뷔 △2012년 GS홈쇼핑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SJ. WANI’ 런칭 △2021년 남성복 라인 ‘와니니(WANINI) 출시
디자이너 손정완이 뉴욕패션쇼의 기록을 또 다시 세웠다. 그는 올 2월 8일 뉴욕패션위크에 26번째 본인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국내 디자이너 중 뉴욕패션위크에 이토록 많은 컬렉션을 선보인 이는 그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그가 뉴욕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11년이 처음이었다. 이후 일년에 봄 가을 두 번 열리는 뉴욕패션위크에 매번 참가하며 그만의 패션을 꾸준히 보여주었다.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맨해튼 IAC 빌딩에서 열린 2025 F/W 컬렉션은 ‘GO WITH THE FLOW(흐름과 함께 가라)’ 주제로 진행됐다.
그는 이번 패션쇼에 대해 “현재를 통해 과거의 기억과 정체성을 손정완만의 독창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고 밝혔다.
손정완의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1990년 갤러리아 백화점에 첫 입점한 후 35년 간 국내 주요 백화점 여성복 층에서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내세운 브랜드 손정완(SON JUNG WAN)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35년 동안 디자이너 브랜드를 주요 백화점 매장을 유지하는 브랜드는 손정완이 유일하다.
손 대표는 패션쇼 직후 인터뷰에서 “성실하게 꾸준히 해온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하 일문일답.
Q. 2011년부터 총 26번째 뉴욕패션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A. 디자이너로서 도태되지 않고 계속 발전해가길 원했어요. 공부하는 학생의 마음으로 세계적인으로 권위있는 뉴욕 패션쇼를 계속 해왔죠. 뉴욕패션쇼를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고 자극을 받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사실 상업적인 부분만 생각하면 매번 뉴욕패션쇼에 오는 것은 쉽지 않죠. 그러나 학생이 시험보고 성적표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해왔습니다.
Q.패션쇼는 뉴욕 외 파리나 밀라노 등에도 있는데, 그런데 뉴욕을 유독 많이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A. 지난 2006년 파리에서 ‘Who’s next‘라는 주제로 첫 해외 단독 패션쇼를 했습니다. 파리 역시 패션의 전통, 패션의 침범할 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죠. 이에 반해 뉴욕은 모든 최첨단의 것들이 모여들고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역동적인 곳입니다. 그래서 쇼를 한다면 뉴욕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디자이너로서 뉴욕에서 쇼를 하면 가장 역동적인 느낌 받을 수 있습니다.
Q.뉴욕에서 컬렉션을 하고 얻는 효과는 무엇인지요.
A. 뉴욕에서 쇼를 하면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일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뉴욕에서 선보인 것을 한국 매장이나 쇼룸에서 고객들에게 노출시키고 방향을 제시하고 관련 컨셉을 설명할 수 있게 되죠. 고객들이 이에 대해 민감하죠. 한국에서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뉴욕에서 받아들이고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Q. 올해 선보이는 뉴욕 손정완의 컬렉션의 컨셉은 무엇인가요?
A. GO WITH THE FLOW(흐름과 함께 가라)입니다. 흐름을 따라가는게 아니라 흐름과 함께 간다는 뜻이죠. 디자이너는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자신만의 자신의 아이덴티티도 매우 중요하죠. 지나간 시절의 제 아이덴터티와 추억들을 이번 컬렉션에 반영을 하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Q. 손정완은 사실상 독보적인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입니다.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지하는 힘과 배경이 있다면.
A. 백화점에 가면 남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손정완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1년에 두 번씩 뉴욕에 와서 쇼를 한다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돈의 투자입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로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도움이 됐습니다. 눈 앞에 있는 것을 챙기기보다 앞으로 미래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는 자세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손정완 패션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인가요.
A. 섹시(sexy), 페미닌(feminine), 럭셔리(luxury) 세가지입니다. 이것은 트렌드와 상관없이 모든 남여의 로망이죠. 이것을 기초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 패션에서의 기본 가치입니다.
Q.오랜 세월 브랜드를 유지한 비결은?
A. 고객의 니즈에 끌려가는게 아니라 리드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도 지키지만 사회 현상도 잘 반영할 줄 알아야 하죠. 항상 변화하는 흐름에 촉각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어요. 판매만 생각해선 곤란하죠. 상업적으로 고객들이 구입하고 싶은 옷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가야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Q. 1989년 손정완 브랜드를 설립한지 벌써 36년이 흘렀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A. 처음 대학 졸업하고 시작했을 때는 아방가르드 패션에 심취했었죠. 이후 절제된 클래식 쪽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사회 현상에 발맞춰 왔죠.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성숙해 가는 과정도 있었습니다. 그 다음은 조용한 럭셔리(quiet luxry)에요. 이것이 지금 추구하는 패션입니다.
고객들도 그 변화가 피부로 느낀다고 해요. 대학생 고객이 결혼해서 딸과 함께 손정완 옷을 입어요. 딸도 같이 입을 수 있구다는 점에 희열을 느낍니다. 딸이 입지 못하는 옷을 했다면 좌절했을 거에요. 세대를 뛰어넘어서 모두 입을 수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Q. 평소에 열정과 노력을 지속해 오는 원천은 무엇인가요? 건강을 지키는 나만의 비법이 있다면.
A.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열정이 자연스럽게 따라 온다고 봅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사준 옷을 그대로 입지 않고 리모델링했어요. 일은 건강해야 가능합니다. 식습관이나 수면관리, 시간관리, 적절한 운동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요소에요.
Q. K패션의 글로벌 위치와 전망은.
A. K패션은 다른 K열풍에 비해 미진합니다. 개인적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꾸준히 작업을 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노력해야죠 . 국가적 지원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도 K열풍 덕분에 뉴욕에서 쇼를 할 때 과거보다 비해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걸 느낍니다.
Q. K패션의 발전을 위해 젊은 후배들에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A. 해외 유학파들이 패션을 공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반을 구축해 한국의 패션을 알릴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어요. 젊은 유학파들 가운데 실력있고 인지도를 가진 친구들이 늘고 있어요. 잠깐 흐름을 타기 보다는 꾸준히 K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Q. 앞으로 언제까지 계속 뉴욕에서 컬렉션을 할 생각이신지요.
A. 힘이 닿는 한 뉴욕엔 계속 올 것이다. 헛되게 한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줄 겁니다. 먼저 앞서가는 것들에 대해 눈 뜨지 않으면서 리드할 수 없어요.
[윤원섭 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