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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승 특파원의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뉴욕 새 랜드마크 ‘허드슨 야드’ 공식 오픈 2500개 계단 조형물 ‘베슬’ 관광명소로 들썩
입력 : 2019.04.08 10: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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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는 ‘허드슨 야드(Hudson Yards)’가 지난 15일 공식 오픈했다.
허드슨 야드는 ‘도시 속의 도시’ 프로젝트로 불리는 역대 최대 미국 민간 부동산 개발사업이다. 총 사업비가 250억달러(약 28조4000억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뉴욕 맨해튼 철도 차량 기지 부지 약 11만3000㎡를 재개발해 고급 고층아파트, 광장, 호텔, 쇼핑센터, 사무실 등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2012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허드슨 야드는 2025년까지 단계별로 완공될 예정이다. 뉴욕 맨해튼 서쪽 지역의 30~34번가, 10~12번 애비뉴 사이의 축구장 약 13개 정도 크기 부지에 조성되고 있는 허드슨 야드는 미국 부동산 업체 릴레이티드를 비롯해 캐나다 등 국제 자본까지 참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를 외부 투자자와 공동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벤치마킹하는 모델이 바로 이 ‘허드슨 야드’다.
현재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는 절반 정도 완공됐고, 현장에서는 크레인 등 각종 건설장비를 가동하며 나머지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15일 공식 오픈한 허드슨 야드는 전체 사업부지 중 동쪽에 있는 1단계 시설이다.
미국 뉴욕 허드슨 야드의 상징인 나선형 계단 구조물 ‘베슬(Vessel)’ 내부모습
높이가 46m에 이르는 나선형 계단 구조물인 베슬은 2500개 계단이 얽히고설켜 마치 벌집을 연상시키는 독창적인 외관으로 눈길을 끌었다. 베슬은 기묘한 모양 탓에 건설 때부터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린 조형물이다. 영국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의 작품으로 무려 2억달러(약 2273억원)가 투입됐다. 이와 관련 개발사인 릴레이티드의 제이 크로스 사장은 “‘우리 거기서 만나’라고 말할 만한 아이콘, 명물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저 누구나 와서 청혼하거나 아니면 그저 오르락내리락하거나, 아니면 뭐든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베슬’은 이미 관광 명소가 됐다.
현장에 가보면 ‘베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물론,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빙글빙글 돌아가는 계단을 오르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베슬이 뉴요커들에게 일종의 ‘인공 산’이 된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베슬은 무료입장이지만 줄이 길어져 불필요하게 대기하는 일을 막기 위해 사전 예약이 필수다. 7층짜리 쇼핑몰 ‘숍 앳 허드슨 야드(the Shops at Hudson Yards)’에는 카르티에, 스튜어트 와이츠먼 등 명품 브랜드부터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 H&M 등이 입점했다. 백화점 니먼 마커스 등도 들어섰다. 아울러 니먼 마커스의 간판인 조디악 레스토랑 등 유명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 등도 대거 입점했다. 고급 레스토랑 이외도 쉐이크쉑 등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식당도 있다.
미국 뉴욕 허드슨 야드의 쇼핑몰 내부 전경
세계적인 공연이 진행될 1만8580㎡ 규모의 아트센터 ‘셰드(the Shed)’는 다음달 5일 개장한다. 아울러 395m 높이 빌딩의 ‘허드슨 야드 30’ 마천루에 설치될 전망 데크는 올해 말에 오픈할 예정이다. 100층 높이에 삼각형으로 돌출되어 있는 야외 전망대는 인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높아 뉴욕을 대표할 새로운 전망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드슨 야드가 세계 각지에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세계 최고층 빌딩과 차별화하는 것은 ‘럭셔리한 첨단 건물’ 상징성도 강하다는 점이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침실 하나짜리 아파트의 한 달 임대료가 5000달러(약 570만원)다. 이는 뉴욕의 보통 침실 1개의 아파트보다 2000달러 이상 비싸다. 특히 2층짜리 펜트하우스는 3200만달러(약 364억원)에 팔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러한 뉴욕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허드슨 야드에 대해 ‘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New West Side Story)’라고 묘사하고 있다. 특히 낙후된 철도부지가 최첨단 빌딩 등 ‘도시 속의 도시’로 재개발되고 있다는 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 방송 CBS는 허드슨 야드 개장을 앞두고 “뉴욕의 ‘새로운 보물(New Treasure)’이 드디어 문을 열게 됐다”고 평가했다. 개발사인 릴레이티드 스티븐 로스 창업자겸 회장은 “허드슨 야드가 1930년에 지어진 록펠러센터 이후 뉴욕의 가장 야심 찬 사업”이라며 “뉴욕의 최대 관광 명소이자 아이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낙후된 철도 부지를 개발하는 등 뉴욕에는 ‘불가능’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다”며 “허드슨 야드는 맨해튼 서쪽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녹지 공간 등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왜 뉴욕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용승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3호 (2019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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