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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Trend] 관광대국 태국, 요트 산업 새 황금알 되나
입력 : 2019.03.07 17: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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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대국 태국에서 요트 산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태국 정부가 장기 국가개발전략의 하나로 해양 관광 육성책을 펴고 있는데, 여기서 고급 레저인 요트 산업 육성을 적극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이 요트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기존 저가 관광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자국 여행의 틀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업 자체의 성장성도 꿈틀대고 있다.
푸껫의 한 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요트들
태국 정부는 이 같은 분위기를 정책으로 뒷받침해 관련 산업을 더욱 육성할 예정이다. 현재 태국의 요트 관련 인프라는 나쁘지 않다. 일단 해안이 길어 지정학적으로 요트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게다가 푸껫의 보트 라군(Boat Lagoon), 요트 헤이븐(Yacht Haven), 로얄 푸껫 마리나(Royal Phuket Marina) 그리고 파타야의 오션 마리나 등 7개 국제수준의 요트정박지가 있다. 인근국 대비 보트 경주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현재 태국 정부의 요트 관련 계획은 태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20년 장기 국가관광개발전략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코트라 방콕 무역관의 보고서는 “태국 정부가 이 계획을 통해 자국을 지속 가능한 국제 관광 플랫폼으로 만들려 한다”고 분석한다. 이 개발 전략은 2017년부터 2036년까지 진행되는데, 현재는 추진 1기(2017~ 2021년)에 해당한다.
태국 정부는 요트와 관련된 직접적 정책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3월 태국 리비에라 프로젝트를 승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계획은 관광 잠재력이 큰 태국 남부의 펫차부리, 쁘라쭈압 키리 칸, 춤폰, 라농 등 4개 지역을 집중 개발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이들 지역에는 37개의 해변과 10개의 만, 25개의 섬이 위치해 있는 해양 레저를 즐기기에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가지고 있다. 즉 이곳이 태국 정부가 요트 산업을 육성하기에 적합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트라는 “태국 정부가 푸껫을 크루즈 및 요트의 주요 정박지로 삼고 이로 인한 효과가 안다만해 주변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시키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트라는 이어 “태국 정부가 교통부를 중심으로 자국을 아시아의 ‘마리나 허브’로 삼아 요트 산업과 요트 공급망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이를 고급 관광 산업으로 진흥시키고자 하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통부는 현재 요트 정박지와 크루즈 터미널 개발에 적합한 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정박지 자체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오션 마리나의 경우 1억 바트(36억 여원) 이상을 투자해 자체 시설 개선에 나섰는데, 이로 인해 정박 가능 요트 수가 기존 300대에서 455대로 늘어났다.
향후 요트 거점에서 파타야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태국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동부경제회랑(Eastern Economic Corridor, EEC) 개발의 핵심지역이기 때문이다. 파타야 일대는 정부 자본은 물론 민간에서도 현재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해양 산업개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는 태국 영자 신문을 인용해 “EEC 개발 후광 효과로 2020년까지 해양 산업이 약 25%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태국에는 약 1500대의 요트가 정박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 중 푸껫과 끄라비에 약 1300대, 파타야에 100여 대가 정박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약 70%가 수입 산이다. 최대 수입국은 미국이며, 프랑스,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순이다.
평균 정박기간은 2개월, 일일 정박 비용은 약 10만바트(361만 여원)에 달한다는 것이 코트라의 분석이다. 현재 태국 정부는 요트 산업의 추가 활성화를 위하여 요트 허가 및 요트 소지자들의 체류기간 연장 허가를 통해 장기체류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코트라는 “이같은 흐름을 볼 때 앞으로 태국 내에서도 요트 관광 및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태국에서 신규 또는 추가로 지정하는 해양관광 도시개발 정책 등을 주목하면 관광, 요트 제작, 해양스포츠 장비제조 업체들의 경우 새로운 사업 확장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태국을 찾는 해양 관광객 수는 공식 데이터가 집계된 2017년을 기준으로 보면 파타야가 자리잡고 있는 촌부리 주 방문 비중이 19.1%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푸껫(15.4%), 후어힌이 있는 펫차부리(9.6%) 순이다. 하지만 관광 수입 면에서는 푸껫이 1위를 차지했다. 푸껫이 거둔 수입은 4230억바트(약 15조2900억원)로 18개 해양도시 전체 관광 수입의 37.7%에 해당되는 규모다.
[문수인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2호 (2019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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