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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인도 기업들은 왜 M&A에 강한가?
입력 : 2011.01.14 20:5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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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국내 기업들도 M&A 전략 구사는 기본 인도 국내 기업들도 M&A 전략 구사는 기본올해 3월 아프리카 2위 통신사인 자인(ZAIN)을 107억 달러에 인수한 인도 바르티(Bharti)그룹의 회장도 미탈이다. 수닐 미탈(Sunil Bharti Mittal)도 거의 맨손으로 인도 최대의 이동통신 회사(Airtel)를 일구었으며 이제 아프리카까지 진출해 거대 글로벌 이동통신 회사로 도약했다.
인도 타타그룹은 2007년 1월에 122억 달러를 들여 영국과 네덜란드에 제철소를 보유한 코러스를 인수해 세계 철강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인도의 타타스틸이 생산능력에서 거의 4배나 큰 유럽 2위 철강사를 인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타모터스가 2008년 3월 명품차의 대명사인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를 23억 달러에 인수하자 라탄 타타 회장의 대범한 글로벌 행보가 주목을 받았다. 타타그룹은 글로벌 전략을 성장 전략으로 전개한 200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내외에서 총 63건의 M&A를 실행했다. 또한 타타그룹보다 앞서 글로벌화를 추진했던 인도 재계 서열 4위 아디트야 비를라(Aditya Birla)그룹의 힌달코도 2007년 2월 캐나다 알루미늄업체인 노벨리스를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도대체 인도 기업가들의 이런 M&A 스킬과 역량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상인 DNA 지니고 태어나는 인도 기업가들 인도의 대표적인 재벌과 기업들은 대부분 상인 카스트 가문 출신들이다. 아르셀로 미탈과 바르티그룹의 두 명의 미탈 회장을 비롯하여 힌두자·에사르·아디트야비를라·진달·바자즈·히로혼다그룹이 인도의 가장 대표적인 상인 카스트인 마르와리 상인 출신이다. 타타·릴라이언스·아다니그룹과 대표적인 IT업체인 위프로의 창립자 아짐 프렘지, 풍력 사업업체인 스즐론의 창립자 툴시 탄티는 구자라티 상인 가문 출신이다. 고유의 상인 DNA를 지니고 태어나는 이들은 자라면서 집안에서 자연스레 사업 노하우와 감각을 익히고, 대부분은 20~30대부터 직접 사업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
이런 상인 카스트가 형성된 것은 2000년 이상 되었다. 현재 인도인종의 주류 중 하나인 아리안 족은 사실 침략세력이다. 인도 반도에 살고 있던 드라비다 족을 데칸 고원 이남으로 밀어내며 수천년을 지배해왔지만 이들은 페르시아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들어온 유목민 기질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 곳에 정착해 농사를 짓는 농업보다 사고파는 상업이 중시되었으며, 카스트에서도 바이샤 상인 계급이 농민 계급인 수드라보다 높다. 특히 바이샤는 브라만(사제)과 크샤트리아(왕족, 군인) 계급과 함께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재생 계급으로서 상층 카스트로 분류되는데 반해 수드라는 하층 카스트로 취급받는다. 이는 조선시대의 ‘사·농·공·상’ 계급 체제하에서 상인이 천대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인도 상인들은 과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의 주역들이었다.
또한 인도 남부 케랄라 지방과 중동 및 아프리카와 이루어졌던 향신료 교역의 현지 파트너이기도 했다. 나아가 영국 식민지 당시 영국과 인도 간 교역을 통해 사업을 시작해 오늘날 재벌그룹의 기초를 닦은 상인들이었다. 이러한 역사와 전통 때문에 인도는 산업 자본주의가 도입되기 훨씬 이전부터 ‘상업 자본주의’가 발달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 M&A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과는 달리 인도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전통 때문에 기업을 사고파는 기업 M&A도 매우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도 정부 규제 완화 및 자본 조달 용이타타그룹의 본사 뭄바이 하우스
또한 이런 해외 자금 조달에는 은행 및 투자은행 등 서유럽 및 미국의 금융 중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재외 인도인들과의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도 한몫했다. 이런 네트워크는 카스트, 출신 지역이나 학교 등으로 연결되는데 인도인들의 가족과 커뮤니티 중시의 전통 때문에 국내와 국외 간일지라도 매우 끈끈하게 연결된다.
여기에 투자환경의 개선과 빠른 시장 성장으로 외국인직접투자 유입금액이 2006~2009년 4년간 총 1300억 달러였으며, 인도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외국기관투자(FII)의 순유입액은 같은 기간 376억 달러나 되었다. 아울러 인도 기업들은 IPO(최초기업공개)를 통해 자기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인도에서도 기업들의 IPO 열풍이 불고 있다. 또한 재외 인도 근로자들의 국내 송금액이 2003년에서 2008년까지 1751억 달러였으며, 2008년 한해만 491억 달러를 송금했다. 과거 인도 기업들은 자본이 없어 대규모 투자를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도처에서 저리의 자금을 빌려쓸 수 있게 되어 예전에 없었던 대규모 M&A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인도 정부가 1991년 말 극심한 외환위기로 인해 경제개방개혁 정책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인도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은 후퇴 없이 계속 추진되었다. 특히 2006년부터 인도 정부는 인도 기업들이 글로벌 전략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해외 차입을 용이하게 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이로써 인도 기업들은 국내보다 훨씬 조달비용이 싼 해외 자금을 차입하여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활발히 기업 M&A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업들의 해외 차입 승인금액은 2006~2008년 3년간 715억 달러나 되었다.
또한 이런 해외 자금 조달에는 은행 및 투자은행 등 서유럽 및 미국의 금융 중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재외 인도인들과의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도 한몫했다. 이런 네트워크는 카스트, 출신 지역이나 학교 등으로 연결되는데 인도인들의 가족과 커뮤니티 중시의 전통 때문에 국내와 국외 간일지라도 매우 끈끈하게 연결된다.
여기에 투자환경의 개선과 빠른 시장 성장으로 외국인직접투자 유입금액이 2006~2009년 4년간 총 1300억 달러였으며, 인도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외국기관투자(FII)의 순유입액은 같은 기간 376억 달러나 되었다. 아울러 인도 기업들은 IPO(최초기업공개)를 통해 자기자본을 조달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인도에서도 기업들의 IPO 열풍이 불고 있다. 또한 재외 인도 근로자들의 국내 송금액이 2003년에서 2008년까지 1751억 달러였으며, 2008년 한해만 491억 달러를 송금했다. 과거 인도 기업들은 자본이 없어 대규모 투자를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도처에서 저리의 자금을 빌려 쓸 수 있게 되어 예전에 없었던 대규모 M&A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상호 경쟁과 모방을 하는 재벌그룹 체제라탄 타타 타타그룹 회장 /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 미탈 회장
이렇게 인도인들은 시장에서 물건을 사든 기업을 사들이든 모든 일에서 협상을 하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몸에 밴 협상력은 인도 기업들이 알짜 기업을 좋은 가격으로 M&A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인도 재벌그룹들은 가족 소유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신속하고 대범할 수 있어 협상에서 유리하다. 예를 들어 락시미 미탈 회장은 상대 기업 CEO와 식사하면서 얘기를 나누다 말이 통하면 즉석에서 합의하고 냅킨에다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즉, 인도 상인들은 좋은 사업 기회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낚아채는 동물적인 감각이 몸에 배여 있는 것이다.
[임정성/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호(2010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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