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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턴어라운드 Part Ⅶ 사상 최고가 기록한 반도체 Big 2 주가 | 중소형 반도체주로 랠리 옮겨갈까
입력 : 2020.01.30 11: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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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계 두 축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연초부터 호황세를 보이며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5만5800원이던 삼성전자는 지난 1월 17일 6만1300원까지 상승했다. 올해 들어 10%나 오른 가격으로 액면분할 전 기준으로는 306만5000원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13일 10만500원을 기록하며 종전 신고가를 갈아치운 이후 숨고르기에 나서며 17일 9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 9만4100원이던 주가는 연초 이후 5% 이상 상승했다. 3개월로 기간을 넓히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20%, 25% 올랐다.
대장주의 활약(?)에 힙입어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 정보기술(IT) ETF인 ‘미래에셋TIGER 반도체’의 3개월 수익률은 25.38%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반도체’도 같은 기간 24.94%, 한화자산운용 ‘ARIRANG KRX300IT’ 19%, KB자산운용 ‘KBSTAR 200IT’는 17.08% 수익을 냈다. 이 상품들은 공통적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삼성SDI 등 반도체 대형주를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구성 비중의 절반 가까이 편입한 상품도 있다. 대표적으로 KBSTAR 200IT의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 22.73%, 삼성전자 22.66%, 삼성SDI 15%, 삼성전기 8.16%, LG전자 8.12%로 구성돼 있다.
한편 증권가에선 두 회사의 목표가를 추가 상향하고 있어 추가 상승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의 실적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 주가를 수정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4조5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6% 늘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보다 168% 늘어난 7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셋대우와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7만원으로 16% 이상 상향조정했다. 대신증권 역시 기존 6만4000원에서 7만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기존 6만원에서 6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익 실현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한편 이들이 주요 고객인 장비 업체는 긍정적 기대감을 더 높이거나 최소한 최근 주가 강세 기조 유지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5G 투자와 애플 5G 스마트폰 출시 등이 지연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반도체주는
현재는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주 위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중소형주로 상승 에너지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경기 개선 기대감은 물론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반도체장비·소재 등 중소형주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장비투자(CAPEX) 규모는 올해 2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금액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지켜봐야겠지만 국내 반도체 중소형 업종의 주가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요소”라며 “중소형주 중 비메모리 업종, 기존 메모리 장비 가운데 신규 장비나 신규 고객사가 추가될 수 있는 업체, 낸드(NAND) 노출도가 기존에 높았던 업체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각 증권사의 추천종목들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은 반도체·디스플레이·핸드셋·2차전지 등 유망산업 종목인 오션브릿지·동운아나텍·테이팩스·엠플러스·아바코·디바이스이엔지·우주일렉트로·제이티가 올라와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테스나·하나마이크론·에이디테크놀로지·제이티·싸이맥스와 같은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선도적으로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반도체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보통주 기준)을 보유한 종목은 313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분기 중 지분을 늘린 종목은 105개이며, 이 중 10개 종목은 5% 이상 보유 종목에 신규 편입됐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관련주라고 엮인 회사들 가운데에서도 재무 상태가 건전하지 못한 곳들도 상당수”라며 “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성장이 가능한 기업인지 기술력과 진입 장벽을 보유한 기업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3호 (2020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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