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Off Convergence 유통혁명] Part Ⅲ | 전통 굴뚝 기업들의 반격 점포 줄이고 온라인 강화…
입력 : 2016.11.09 11:04:40
-
패션 웹진 ‘더 스크랫’ 이미지
LF, 코오롱, 신세계, 삼성 등 국내 굴지의 패션회사들은 10여 년 전부터 온라인 사업을 감행했다. 이를 통해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물류와 배송시스템을 갖춰놓고 있다. 그동안은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온라인보다 월등히 높아 시스템만 갖춰놓고 본격적인 사업을 미뤄 놓았던 상태다. 최근 온라인을 전문으로 하는 패션회사들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면서 대기업들이 서서히 레이스 선상에서 달릴 채비 중이다.
신세계그룹 패션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9월 자체 명품 온라인몰 ‘SI빌리지닷컴(SIVillage.com)’을 론칭했다. 기존 온라인 패션쇼핑몰들이 중저가를 겨냥하고 있는데 반해 이곳에서는 아르마니, 마르니, 브루넬로 쿠치넬리 등 고급 수입브랜드 상품을 취급하는 게 차별화다. 패션브랜드 말고도 신세계에서 수입하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등 고급 뷰티제품과 자체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를 통해 다양한 리빙제품도 선보인다. 온라인 고객에게 빠른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 행당에 물류센터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SI빌리지닷컴’은 상품 판매말고도 최신 트렌드를 제공하는 매거진 형태의 콘텐츠도 제공한다. 신세계 온라인몰의 특징은 500개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있다. 직접 픽업을 오는 고객에게 무료수선 쿠폰을 제공하고 다양한 체험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매장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추가 매출까지 이어지도록 한다. 조우성 신세계인터내셔날 상무는 “온라인 쇼핑의 강점은 데이터를 가지고 개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개인화”라고 전했다.
패션기업 세정그룹은 온라인 쇼핑몰 ‘더훅(The Hook, www.thehook.co.kr)’을 지난달 가오픈한데 이어 이번 달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세정은 가두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에서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해온 만큼, 기존 오프라인 대리점과 상생할 수 있는 O2O 쇼핑 플랫폼을 구축했다. 더훅에서 온라인 주문 후, 고객 지정 매장에서 상품을 픽업하거나 반품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갖춰 편의성을 높이면서 오프라인 매장 유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 외, 온·오프라인 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하고, 전국 1500개 매장에서 온라인 주문 건에 대해 재고 통합 관리 및 공유를 통해 판매기회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세정의 김경규 온라인사업 본부장은 “3545세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동시에, 전국 1500개 오프라인 매장에는 온라인 판매채널을 확보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시장을 개척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자사 온라인몰을 일제히 통합한 ‘SSF샵’을 최근 개편했다. 소비자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상품을 찾고 선택할 수 있도록 내비게이션 바(Navigation Bar)를 왼쪽 상단에 위치시켰다. 메인 페이지 내비게이션 바의 여성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셔츠, 팬츠, 아우터 등 모든 카테고리가 펼쳐지며 원하는 아이템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브랜드를 클릭하면 신상품, 베스트 상품, 추천 상품 등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쇼핑 속도를 높이는 한편 정확하게 가고자 하는 곳에 이동시켜 소비자들의 시간 낭비요소를 줄였다. 또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는 차원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트렌디 아이템을 편집해 다양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겟 더 스타일(Get the Style)’ 코너를 강화했다.
롯데백화점은 선도적으로 온-오프 통합, 즉 옴니채널 구축에 나선 유통기업이다. 2014년 옴니채널팀을 신설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마케팅, 그리고 이를 통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 일을 해 왔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성과는 어떨까.
롯데의 옴니채널팀이 연구개발한 결과에 의하면 앞으로 옴니채널은 최적화된 쇼핑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형 서비스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고객들이 재미있게 쇼핑을 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만들기 위해 SK텔레콤과 손잡았다.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다양한 쇼핑서비스를 선보인다. 지난달 분당점 식품매장에 백화점 업계 처음으로 스마트 쇼퍼 서비스를 도입한 게 그 예다. 스마트 쇼퍼는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없이 단말기를 사용해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은 구매할 상품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편리하고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다.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단말기인 ‘쇼퍼’를 들고 식품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하려는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된다. 또한 쇼핑을 하면서 매장 중간중간에 설치된 ‘오더뷰어’ 장비를 통해 구매하려고 바코드를 찍은 상품들의 품목 및 수량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 가상 피팅서비스 장면
‘3D 가상 피팅’은 롯데백화점이 자랑하는 서비스다.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 실시 중인 이 서비스는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편리하고 재밌게 피팅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사용하기에 앞서 고객은 디지털 거울을 통해 신체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다. 구두매장에는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도입했다. 고객의 발사이즈를 2초 안에 3D 랜더링하여 정확한 발사이즈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발 모양과 상태에 적합한 신발을 추천하거나 수제화를 제작해 주는 한편, 누적된 고객들의 발사이즈 데이터를 통해 선호하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온라인 연계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도입한 지 두 달 만에 발을 측정한 고객은 1800명이 넘었으며, 이를 통해 구두를 주문한 건수도 800건이 넘는다.
롯데백화점 이완신 마케팅부문장은 “옴니채널 서비스의 경우 다양한 채널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최적화된 쇼핑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에는 효율적인 쇼핑방법을 제시함과 동시에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옴니채널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4호 (2016년 1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