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B가 제안하는 부동산투자 전략…6대 은행 대표PB 중소형빌딩·상가 추천

    입력 : 2016.02.25 17:04:13

  • 언주역 일대 중소형 빌딩
    언주역 일대 중소형 빌딩
    6대 은행의 대표 PB 10명 중 8명이 자산가 고객들에게 중소형빌딩을 유망한 부동산 상품으로 투자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부동산 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매매차익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 여부가 부동산 투자여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자산가 고객들에게 재테크 조언을 하는 PB들은,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중소형빌딩과 상가 등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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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형빌딩 거래 늘고 가격 치솟아

    실제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중소형빌딩 가격이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으며 거래도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시내 50억원 미만 중소형빌딩 거래금액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중소형빌딩 전문 중개업체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중소형빌딩 거래액이 5조507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4년 3조2400억원보다 70%나 급증했다. 거래량도 지난해 1030여 건으로 1000건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거래금액과 거래량 모두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리얼티코리아 측은 “지난해 중소형빌딩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50억원 미만대 거래가 주를 이뤘지만 80억~100억원 투자자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중소형빌딩 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더라도 중소형빌딩 투자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매물을 구하지 못해 투자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은 데다 올해 금리상승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은행예금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중소형빌딩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지난해 투자 수요가 크게 몰리면서 빌딩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사거리 대로변 건물 매매가는 2012년 3.3㎡당 7000만~8000만원대였지만 지난해에 1억~1억3000만원대로 2배 가까이 뛰었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중소형빌딩은 대형 건물보다 공실률이 높고 최근 강남 일대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는 건물이 늘어나다보니 중소형빌딩 투자 수익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PB들은 자산가 고객들에게 권유하고 있는 유망투자상품(복수추천 가능)으로 중소형빌딩 외에 신도시 및 도심상가, 강남 재건축을 꼽았다. 토지나 임대수익이 가능한 중소형아파트 추천도 있었다. 하지만 오피스텔이나 투자형 호텔, 일반 아파트, 단독주택, 빌라 등을 추천하는 PB들은 없었다. 수익형 부동산도 차별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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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투자 강남·신도시·역세권 주목

    PB들은 아파트 투자 유망지역으로는 절반이 강남을 꼽았다. 이 밖에 위례, 하남 등 신도시 지역이나 도심 접근성이 용이한 역세권을 추천하는 PB도 적지 않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과 용산공원 주변을 주택투자 유망지역으로 꼽았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지역은 분양물량 자체가 희소해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용산은 공원 조성에 따라 도심주거지역으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규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 부장은 위례신도시를 추천했다. 김 부장은 “위례는 송파, 하남, 성남에 두루 걸쳐 있어 교통 등 지리적 조건이 좋다”며 “특히 잠재 수요자가 있는 강남권 고객들이 접근하기 쉽다”고 추천 이유를 들었다.

    이영진 신한은행 PWM강남대로센터 팀장은 “아파트는 도심 접근성이 용이해 유동 및 상주인구가 꾸준히 증가할 수 있는 역세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PB팀장은 “위례, 하남, 다산 등 서울 강남, 강동권 신도시 분양아파트를 실수요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영주 우리은행 선릉금융센터 PB팀장은 “반포 등 강남재건축이 주변 교통여건이나 시설 등으로 봤을 때 계속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며 “위례와 문정유통지구, 고양 삼송지구 등도 최근 기반시설이 확충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추천했다.

    심종태 신한PWM 분당센터 팀장은 “신분당선과 7호선 연장선 등의 신역세권 단지의 아파트를 관심둘 만하다”면서 “역세권 단지들은 수요층이 두터워 환금성이 뛰어나고 교통망 개선 등으로 안정적인 시세 형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충한 SC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압구정동 한강변 아파트를 가장 유망 주택 투자처로 꼽았다.

    이 팀장은 “압구정동은 서울에서 입지 여건이 가장 좋은 곳 중 하나인 데다 중장기적으로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어 최근 관심지역으로 부상한 반포, 잠원 지역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공공택지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받는 아파트가 다른 곳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유망하다”고 말했다.

    화성 신도시 상가
    화성 신도시 상가
    ▶PB들이 추천하는 수익형 부동산 어디

    심종태 팀장은 유망 수익형 부동산으로 사당역 주변 근린상가를 꼽았다. 심 팀장은 “교통환승 복합시설이 예정되어 있어 사당역 상권이 확장추세여서 발전 속도는 느리지만 장기적으로 투자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곳”이라고 전망했다.

    박합수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배후지역의 중소형빌딩이 가장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박 위원은 “개포주공 등 재건축지역은 아파트단지가 조성될 경우 구매력 있는 부유층 거주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한 SC은행 팀장은 “강동지역의 9호선 연장 역세권 주변과 잠실에서 문정법조타운까지의 지역이 호재가 많아 수익형부동산의 가치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현규 하나은행 부장은 “부동산시장도 양극화와 차별화가 빨라질 것”이라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강남소재 중소형빌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팀장은 “대단지 입주가 예정되어 있는 위례, 미사, 광교 등 신도시 아파트단지 상가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진 신한PWM 팀장은 “강남, 홍대 등 검증된 상권의 수익형 부동산이 유망하다”면서 “하지만 그보다는 임차인 구성 개선 등을 통해 가치를 변화시키는 방법의 적극적 투자전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연화 기업은행 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경기불안에 따른 공실률 증가에 따른 수익률 악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투자자가 잘 아는 지역으로 이미 상권이 잘 형성되어 있는 곳의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위례 신도시 상가 주택
    위례 신도시 상가 주택
    ▶부동산 팔면 그 돈으로 어디 투자할까 PB들은 고객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팔 경우 매도자금으로 대체 투자할 상품에 대해 다양한 연금처럼 월세를 받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거나 중위험 금융상품 또는 연금형 금융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부동산과 증시전망을 함께 불투명하게 보는 PB의 경우는 당장 투자에 나서지 말고 현금성 보유자산의 비중을 늘린 후 시장을 주시하라고 조언한다.

    신현조 우리은행 팀장은 “현금보유 비중을 확대했다가 주가 하락 이후 인덱스펀드나 배당주펀드에 가입하는 바람직하다”며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에겐 공모주펀드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우리은행 팀장은 “부동산을 처분한 고객들에게 노후 대비자금 마련을 위해 즉시 연금부터 가입할 것을 권한다”면서 “나머지 자금으로 중위험상품인 ELS와 채권혼합형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현규 하나은행 부장은 “부동산을 여러 지역에 분산해서 보유한 자산가의 경우 이중 상당부분을 정리하고 핵심지역의 더 좋은 부동산으로 갈아타기를 적극 권유한다”고 말했다. 재투자는 상속과 증여를 고려해 자녀들이 거주하는 곳과 인근의 관리하기 쉬운 지역의 부동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또 “고객의 연세가 높은 경우 상속플랜에 입각해 금융자산에 투자하거나 부모와 공유할 수 있는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진 신한 PWM 팀장은 “투자 아파트를 팔았다면 그 자금으로 월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도심 주요 역세권의 25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구입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 즉시연금과 월 지급식 ELS에 가입할 것을 제안했다.

    심종태 신한PWM 팀장은 “부동산 처분자금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면서 “헤지펀드 중 채권차익거래 전략위주의 펀드는 변동성이 낮고 연 4~5%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일 국민은행 도곡PB센터 부센터장은 “경기가 침체될 경우 부동산가치가 지금수준보다 더 하락할 수 있고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전체 자산 중 부동산비중이 50%가 넘는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리밸런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재테크 시장이 불투명해질수록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더 중요한 상황이 된다”면서 “아파트나 토지 등 보유 부동산을 팔았다면 그 돈으로 수익형 부동산으로 대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재필 하나은행 강남PB센터 팀장은 “(자산포트폴리오가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을 경우 일부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고 있다”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현금성 자산의 증대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한 SC은행 팀장은 “글로벌리츠펀드의 경우 최근 3년간 꾸준히 연 6~7%의 좋을 수익률을 냈다”며 부동산 매도자금의 투자처로 추천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매매가가 싼 급매물을 중심으로 상가나 토지에 재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면서 “다만 경기 하강이 지속될 경우 현금보유를 확대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5호(2016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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