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UXMEN 기업인상’의 주인공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64)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48)이다. 지난 11월 2일 서울 중구 필동 매일경제미디어센터 12층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정태 회장은 “럭스멘 기업인상은 미래를 이끌 젊은 세대가 가장 닮고 싶은 기업인에게 수여해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에게는 크나큰 성취감과 더 큰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 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아 사주(社主)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수상하게 되어 더욱 각별한 영광과 무거운 책임을 동시에 느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정태 회장은 저성장 저금리의 금융시장 환경에서 하나금융을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하나금융그룹은 그동안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조기 통합 반대로 노사 합의 과정에서 줄곧 진통을 겪어왔다. 하지만 김 회장과 그룹 경영진은 끊임없이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을 설득해 지난 7월 극적으로 노조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김 회장은 “외형보다 신뢰가 앞서는 글로벌 금융그룹이 되겠다”며 “하나은행의 국제적인 자산관리 역량과 외환은행의 외국환 업무 역량,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의 투자금융을 결합해 2025년까지 해외 수익 비중 40%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통합 이후 자산관리와 외환업무 등 기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지닌 장점을 고스란히 흡수해 해당 부문에서 다른 은행들을 선도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름을 바꿔 하나금융투자로 새로 출범하면서 투자은행과 자산운용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전방위로 사업 영역을 늘리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와 채용을 통해 그룹 성장 기반을 성공적으로 마련하고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해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정 부회장은 “경기 침체로 많은 사람이 고용 불안에 힘들어 하는 이 시점에 상을 주신 것은 내가 속해 있는 유통·서비스업에서 더욱 사명감을 갖고 투자와 고용 창출 등으로 사회에 기여해달라는 채찍질로 여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 후 오찬장에서 만난 1,2,3회 수상자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 신세계그룹의 미래는 ‘마켓셰어(Market Share)’보다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는 ‘라이프셰어(Life Share)’를 높이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하며 비전 2023을 발표했다. 복합쇼핑몰, 해외 사업 등을 확대해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고용 17만명을 달성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하남, 인천, 대전, 고양 등에 총 10여 개 복합쇼핑몰을 세워 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한 새로운 방식의 채용박람회로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 9월 협력사와 함께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는 구직자 1만2000여 명이 몰리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정 부회장은 “혁신은 꿈을 현실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더 높은 가치와 목표를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모두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영렬 심사위원장, 이동근 심사위원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세형 매일경제 주필 등과 함께 제3회 LUXMEN 기업인상 심사를 한 박영렬 심사위원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은 “경제 발전과 기업 성장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수많은 경영인 중에서 단 두 분의 수상자만을 선정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불확실한 시대에 확고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끊임없는 혁신의 모습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를 뽑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전했다.
‘LUXMEN 기업인상’은 매년 기업가 정신과 사업성과가 뛰어난 기업인, 사회 공헌에 큰 기여를 한 기업인, 미래를 이끌 젊은 세대가 가장 닮고 싶은 기업인을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제1회 수상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영예를 안았고, 지난해 2회째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