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건강 돌보미 “고맙다 웨어러블 기기”

    입력 : 2014.02.28 13: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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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입거나 쓰거나 차는 ‘웨어러블’ 기기가 IT분야에서 뜨거운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컴퓨터를 착용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유발하고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웨어러블 기기 열풍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출하량이 1억대를 넘어서고 2018년에는 3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ABI리서치는 더 낙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8년 출하량이 4억8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본 것이다. 이미 손목에 차는 시계형 또는 밴드형 기기는 많은 얼리어답터(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 보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중 헬스용 웨어러블 기기는 몇 년 전부터 상용화에 들어가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깜찍한 디자인과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체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다이어트 열풍과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사장을 달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조사업체인 가트너는 헬스 관련 웨어러블 기기 시장 규모가 관련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2016년 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헬스용 웨어러블 기기는 지난달 한국에서 정식 판매에 들어간 피트비트(Fitbit)를 비롯해 나이키 퓨얼밴드(Fuel Band)와 조본업(Hawbone UP) 등 3가지다. 한국 기업들도 유사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LG전자는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쇼 ‘CES 2014’에서 ‘라이프밴드터치(라이프 밴드)’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 스마트시계 위주의 제품에 집중하는 곳도 헬스 기능을 점차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피트비트와 나이키 퓨얼밴드, 조본업 등 3개 제품은 모두 스마트기기와 연동해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마트폰에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전송받아 유선 또는 무선으로 연동시킨 뒤 스마트폰 뿐 아니라 태플릿PC와 컴퓨터 화면으로 각종 데이터를 보는 방식이다. 몸의 활동 상태를 점검하는 기능은 유사하지만 세부 특징은 다소 차이가 있다. 이들 3개 제품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한다.

    피트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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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용 웨어러블 기기 중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 피트비트다. 하루 활동량과 수면을 실시간 수치로 알려주는 손목 밴드형 피트비트는 포스와 플렉스를 비롯해 원, 집, 아리아 등 5가지 종류가 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이런 장점이 미국에서 판매량 선두를 지키는 비결이다. 대표 상품인 피트비트 포스와 플렉스는 하루 24시간을 시간대별로 얼마나 걷고,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알려주는 것은 물론 활동 강도와 활동의 지속성 여부도 수치로 표시해 준다. 시간대별 이동 거리를 기록해 사용자의 하루 운동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피트비트 포스는 손목시계 형태로 돼 있다. LED 조명 판에는 시간과 활동 관련 데이터, 알람 설정 시간을 바로 표기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본적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피트비트 플렉스는 5개의 LED 불빛을 통해 미리 설정된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피트비트가 다른 기기와 차별화한 부분은 수면 상태를 면밀하게 분석해 주는 기능이다. 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 뿐 아니라 실제 수면을 알려 잠의 효율성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자다 일어난 횟수와 시간, 자면서 몇 번이나 뒤척였는지 수치로 보여줌으로써 잘못된 잠버릇을 개선하는 계기를 만든다.

    알람 모드를 설정해 두면 밴드의 진동을 통해 잠을 깨워준다. 가볍고 부드러운 진동으로 일어날 시간을 알려주기 때문에 옆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다.

    하루에 칼로리를 얼마나 소모했는지도 기록된다. 전용 앱에 섭취한 음식을 기록하면 현재까지 누적된 칼로리 소모량과의 차이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칼로리 소모가 초과됐는지 미달 상태인지 자동 분석해 준다. 이 기능은 섭취한 음식의 칼로리에 신경 쓰게 만들어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유도한다.

    모든 기록은 실시간 누적 그래프로 확인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태블릿 PC의 전용 앱에는 피트비트가 기록한 각종 데이터를 일별, 월별, 연도별로 누적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

    피트비트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IT기기는 블루투스4.0을 통해 동기화된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실시간으로 지금의 활동 상태와 수면 패턴 등 측정된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블루투스4.0은 스마트폰의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모든 데이터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과 공유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계해 자신과 친구의 데이터를 비교함으로써 다이어트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힘든 다이어트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얇은 밴드 형태라 착용감이 좋고 생활 방수 처리가 돼 있어 땀과 비에 견디는 것은 기본이고 세수할 때도 착용 가능하다. 다만 수영이나 샤워할 때는 가급적 벗어 놓는 것이 좋다.

    아이폰4S와 아이폰5, 아이패드 등 애플의 신형 기기 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용시스템(OS) 기반의 삼성와 LG의 스마트폰과 태플릿PC, 윈도와 맥 등 거의 모든 IT기기와 연동된다. 다만 컴퓨터와 동기화할 때는 제품을 살 때 첨부돼 있는 ‘블루투스 동글’이 필요하다. 한 번 충전한 뒤 짧게는 5일, 길게는 10일가량 이용할 수 있다. 당연히 USB 충전 케이블이 포함돼 있다. 두 가지 크기의 밴드 4개 함께 있어 자신에 손목에 맞는 것을 사용하면 된다. 색상은 검정을 기본으로 슬레이트와 텐저린, 틸, 네이비 등이 있다. 가격은 피트비트 플렉스는 13만원대, 피트비트 포스는 17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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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본 업 피트비트에 앞서 국내에 판매된 헬스용 웨어러블 제품이다. 팔찌 모양의 손목 밴드로, 스마트폰 등 IT기기와 연동해 각종 활동량을 기록한다는 점에서는 피트비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면 모드가 특화돼 있어 수면 시간을 물론 선잠과 숙면, 깨는 순간을 지능적으로 추적해 알려준다.

    하루 이동 거리와 소모 열량, 활동 시간과 강도 등 모든 내역을 기록하며 섭취한 음식과 음료를 재미있고 쉽게 추적해 주는 기능도 눈길을 끈다. 휴식 알람은 피트비트에는 없는 기능이다.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진동으로 알려준다. 알람은 사용자가 정할 수 있다. 한 시간 작업한 뒤 반드시 휴식을 취하고 싶으면 한 시간 휴식 알람을 설정하면 된다. 진동이 울리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밖에 나가 산책하도록 한다. 당연히 기상 알람 기능도 있다.

    피로개선을 위한 낮잠 기능도 이색적이다. 알맞은 낮잠 시간을 정하고 알람을 설정해 놓으면 진동으로 잠을 깨운다. 20분 정도 낮잠을 자면 개운한 느낌을 받아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스마트 알람 기능은 수면 사이클에서 적합한 때에 상쾌하게 기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피트비트와 마찬가지로 생활 방수가 되기 때문에 샤워를 하거나 비를 맞아도 고장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수영이나 샤워할 때 일부러 차고 있을 필요는 없다. 현재 나와 있는 헬스용 웨어러블 기기 중에는 디자인이 가장 돋보인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OS와 모두 연동돼 편리하다.

    단점은 블루투스 기능이 없어 무선 동기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선 단자와 연결해 동기화한 다음 데이터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이나 태플릿PC와 연동이 안 된다는 것도 흠이다. 오닉스, 그린민트, 블루, 라이트그레이, 네이비블루, 레드, 오렌지, 헌터그린 등 다양한 색상의 제품이 있으며 가격은 18만원대다.

    나이키 퓨얼밴드와 LG 라이프밴드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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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헬스용 웨어러블 기기 열풍을 촉발시킨 제품이 나이키의 퓨얼밴드다. 작동 시스템은 피트비트, 조보 업과 유사하다. 활동 목표치에 도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퓨얼’이라는 나이키 자체 매트릭스를 사용하는 것이 차별화된 특성이다. 퓨얼은 열량이나 걸음수와는 다른 측량 단위다. 그러나 웹 인터페이스 또는 아이폰의 운용체계인 iOS 앱에서 퓨얼밴드에 칼로리나 계보기 기능을 추가할 수는 있다. 동작인지 센서로 운동할 때 속도와 움직임을 파악하고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한다. 활동량에 따라 밴드의 색이 바뀌는 게 눈길을 끈다. 기본적인 생활 방수 기능이 있고 블루투스 4.0와 동기화가 가능한 점, SNS와 연계해 온라인 상에서 친구들과 얼마나 움직였는지 경쟁할 수 있는 것은 피트비트와 동일하다.

    퓨얼밴드의 가장 큰 단점은 안드로이드 OS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종 데이터를 오직 아이폰이나 아이팟터치 같은 애플 기기로만 볼 수 있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 애프터서비스가 불편할 수도 있다. 충전 후 일주일 정도 사용 가능하며 크기는 3가지다. 핑크포일, 볼트, 블랙 색상 등이 있으며 가격은 약 150달러다. 시제품만 공개되고 아직 출시되지 않은 LG전자의 라이프밴드 터치는 손목시계 형태로 운동량와 칼로리 소모량을 기록하고 알리는 헬스용 웨어러블 기기다. 원형 밴드의 한 쪽이 뚫려 있어 착용이 편하다. OLED 디스플레이를 터치하는 방식으로 조작하며, 애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OS를 모두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스마트폰에 연동한 음악을 재생하거나 끌 수 있는 기능으로 다른 제품과 차별화했다.

    피트비트 플렉스 사용해 보니 칼로리·수면시간… 9개항목 꼼꼼히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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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비트 플렉스를 받은 날은 한국 공식 판매 4일 후인 지난 1월 26일이었다. 제품을 개봉해 보니 피트비트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작은 본체와 2개 종류의 크기와 색상을 가진 밴드 4개, 컴퓨터와 데이터를 동기화할 때 필요한 블루투스 동글, USB 충전 케이블이 들어있다. 밴드에 본체를 끼워 착용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몇 번의 탈부착을 해보면 익숙해진다. 충전케이블에 본체를 넣어 하루 밤 정도 충전한 후 사용에 들어갔다. 피트비트 플렉스에는 5개의 LED 작은 등이 있는데 완전히 충전되면 모든 등에 불빛이 반짝인다.

    현재 쓰고 있는 LG전자 G플렉스 스마트폰의 플레이스토어에서 피트비트를 검색하니 전용 앱이 바로 떴다. 구글 아이디를 이용해 앱의 안내에 따라 사용자 정보를 넣으니 바로 등록됐다. 절차는 별로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켜고 관련 기기를 찾으니 내 피트비트 플렉스가 잡혔다. 동기화 역시 어렵지 않게 이뤄졌다. 간혹 스마트폰이 피트비트를 찾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피트비트와 연동이 되는 기기인지 점검해야 한다.

    본격적인 활용에 들어가기 전, 앱에 자신의 활동 목표를 정해야 한다. 앱의 대시보드에는 하루 걸음 수와 이동거리, 칼로리 소모량, 활동적 시간, 몸무게, 수면, 식단계획, 칼로리 소모량과 섭취량 분석, 소비한 물 등 9개 항목이 있다. 먼저 항목별 활동 목표를 설정했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 걸음 수를 1만3000보, 이동거리 10㎞, 열량 소모량 2184칼로리, 활동적 시간 70분, 몸무게는 지금보다 1㎏ 낮은 65㎏으로 정했다. 이 정도 목표를 달성하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집과 지하철역의 거리가 멀어 출근과 퇴근 할 때 6000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나머지 7000보는 추가로 운동을 해야 달성할 수 있었다. 다소 도전적인 목표였지만 일단 해보기로 결심했다.

    20일 활동량을 측정해 보니 걸음 수 목표를 달성한 날은 12일, 이동거리는 9일, 칼로리 소모량은 18일, 활동적 시간은 8일을 목표 달성했다. 피트비트 착용한 것을 의식해 의욕적으로 활동한 것이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이다. 몸무게는 줄이지는 못했지만 회식이 잦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지한 것만으로 효과를 본 셈이다. 만약 피트비트를 이용하기 전처럼 행동했다면 활동량이 이 정도로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활동 목표를 수치화하는 것이 확실히 동기를 부여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내 수면의 효율성을 볼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

    평소 밤 12시 30분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 7시 전후로 일어난다. 그래서 평균 6시간 30분을 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피트비트로 측정해 보니 실제 6시간 수면을 채우기 쉽지 않음을 확인했다. 자기 전에 깨어 있는 시간과 자면서 뒤척인 시간을 빼면 완전히 숙면은 6시간 미만이었다. 자기 전과 잠에서 깨기 전에 뒤척임이 많았고, 몸이 피곤하거나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잔 날에는 한밤중에도 몇 번이나 뒤척였다. 많은 날에는 20번 이상 뒤척인 날도 있었다. 수면 중에 깨어난 것은 한 번 정도다. 새벽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 때문이다. 이것도 수면의 효율성을 방해하는 요인이었다. 피트비트의 수면 모니터 기능은 잠버릇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몇 걸음 더 걸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메시지나 많이 걸으면 배지 같은 가상의 상을 주는 기능은 실효성이 별로 없었다. 이것 때문에 더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만약 친구나 가족과 경쟁한다면 이런 것도 동기부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하루에 마신 물의 양이나 먹은 음식을 써 넣으면 섭취한 칼로리를 계산해 주는 기능은 사용해 보지 않았다. 음식을 먹으면서 칼로리가 얼마나 되는지 보지 않기 때문에 써 넣을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 음식의 칼로리를 내장해 메뉴 선택만으로 칼로리를 표시할 수 있으면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피트비트가 제공하는 정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의학적 측면에서 좀 더 깊이 있는 설명을 스마트폰 기기로 볼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

    배터리는 제품 설명서에는 최장 10일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 사용 기간은 일주일 정도였다. 5~6일 지나면 배터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배터리가 다 소모되기 전에 충전했기 때문에 실제 충전 주기는 5일 정도로 보면 된다. 단순하면서 가볍기 때문에 착용했을 때 이물감은 별로 없었고 골프나 배드민턴, 테니스같이 손으로 하는 운동을 할 때도 지장을 주지 않았다.

    [장박원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2호(2014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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