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ER STORY]INTERVIEW 박영옥 스마트인컴 사장…노령화시대 주식은 선택 아닌 필수

    입력 : 2012.09.07 17: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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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은 위험자산이 아니다. 또 있는 사람들만의 자산증식 수단도 아니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깨야 한다.” 주식투자 전도사를 자처하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사장은 “주식투자는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세계화 전문화 노령화가 우리 사회의 화두이다. 이 상황에선 경쟁력 없는 기업이나 개인은 설 자리가 없다. 2000년대 들어 한국의 국격이 높아지고 기업들은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가계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자영업자의 80%가 월수입 200만원이 안 된다. 가계대출은 857조원이나 된다. 경제관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게 오히려 낫다.”

    그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기업은 연평균 16.5% 성장했지만 가계는 2.3% 성장하는 데 그쳤고 가계 저축이 40%에서 20%로 줄 때 기업저축은 60%에서 80%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엔 국내시장이 위축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며 고용없는 성장이 나타나는데 젊은이들의 부양의무는 오히려 커진다. 주식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의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그는 외국 사례를 볼 때 부동산은 추가 하락이 예상되며 주식과 채권 투자비중은 2020년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40~50대 인구 정점이 미국은 2006년에 왔고 한국은 2010년에 왔다. 일본은 정점 이후 15년간 집값이 하락했다. 미국 집값이 떨어졌듯이 한국 집값도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한국이 76.8%인데 반해 일본은 61.7%, 미국은 36.0%에 불과하다.”

    주식이 아닌 기업을 사라 박 사장은 많은 투자자들이 실패한 것은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식의 본질을 외면하고 단기차익에 집중했다는 것.

    그는 주식투자는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직접 사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라는 것. 그런 면에서 기업과 동행하고 소통하면서 믿을 만하다고 확신이 들면 그 때 투자하라고 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라면 자기가 잘 아는 업종이나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대상을 찾으라고 했다. 아울러 일단 마음을 먹었으면 장기투자를 하라고 했다. 적어도 3~4년은 투자하라는 것. 다만 사업이 최고조에 달한 기업은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만개한 꽃은 곧 시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특히 “주식 투자는 어렵고 힘들 때 하라”고 강조했다.

    “보통 사람들은 이때 주식을 파는데 이래선 안 된다. 외환 위기나 글로벌 위기는 엄청난 기회였다. 위기일수록 경쟁력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기업의 주인이 되는 투자를 하기에 그는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는 본받을 만은 하지만 존경할 투자자는 아니라고 했다. 대신 이병철 씨나 정주영 씨 유한일 씨 같은 기업가가 훌륭한 투자자라고 했다.

    1등 기업에 투자하라 박 사장은 투자대상으로 “좋은 사업모델을 갖고, 건강한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가 있으며, 열린 경영을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꼽았다. 한마디로 1등 기업이나 1등으로 도약할 만한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

    투자 시 그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자생력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나이다. 꼭 필요한 가치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영속성이 있어야 하는데 종속적인 부품업체는 가급적 피한다고 했다. 아울러 재무구조가 우량할 뿐 아니라 대주주가 이익을 빼돌리지 않을 만큼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을 선호한다고 했다. 또 오너나 최고경영자가 고객이나 직원 주주에게 모두 열려있어야 한다고 했다. 적어도 주주에게 3% 정도는 배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덧붙여 환경이나 에너지 보안 등에 신경을 쓰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면 더욱 좋다고 했다.

    박 사장은 특히 기업이 성과를 공유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한국 자본시장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식회사 제도의 기본은 ‘성과 공유’에 있다. 성과를 공유하는 것은 투자자와 기업가의 무언의 약속이다. 이 약속이 지켜져야 투자자와 기업의 신뢰관계가 형성된다.”

    한국엔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나 법 문화가 없어 소수가 이익을 독차지하고 글로벌 기업 이익의 40% 이상을 외국인이 받아간다고 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적정유보초과세를 도입하는 등으로 주식회사 제도의 틀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당수익률을 높여야 장기투자가 가능하다. 일본은 대주주 등 3인의 지분율이 50%를 초과한 가족회사가 이익의 60% 이상을 배당하지 않으면 최대 20%의 법인세를 부과한다. 대만에선 자본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유보금에 대해 10%의 법인세를 추가로 과세한다.”

    유망투자 대상은 박 사장은 글로벌 위기로 기업환경이 어렵다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에겐 저금리나 유가하락 등이 오히려 엄청난 호재가 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위기가 남유럽 위기로 진전되고 있으며 이것이 세계의 실물경기를 침체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는 결국은 극복된다. 2차 대전이 그랬고 외환위기가 그랬으며 2008 글로벌 위기 역시 극복됐다. 다만 이 와중에 산업의 패러다임과 사람들의 삶의 태도가 바뀔 뿐이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산업과 기업은 성장한다. 투자자는 세상의 변화를 읽고 거기에 투자하며 그를 통해 함께 성장하면 된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이 좋아질 것이라는 그는 특히 삼성전자의 변화를 주목하라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였던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강자가 됐다. 2007년 15.5%이던 비메모리 비중이 38.7%가 됐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의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훨씬 강점이 많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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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4호(2012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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