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10주년, STX그룹 강덕수 회장

    입력 : 2011.06.23 14: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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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그룹이 5월1일 그룹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2001년 5월 옛 쌍용중공업에서 (주)STX로 사명을 변경한 지 딱 10년이 된 것이다. 출범 10년 만에 100배 성장 재계에서 10년이란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이 기간 동안 STX그룹은 무려 백배 이상 사세를 키웠다. 2000년 쌍용중공업 당시 2605억원이던 매출액은 2008년 28조원을 기점으로 백배를 넘어섰다. 현재 19개 계열사 가운데 6개사가 상장사로 임직원만 5만4000여 명에 달한다. 재계순위는 현재 12위(공기업 제외)로 껑충 뛰어올랐다. 재계 한 관계자는 “10년이란 시간 동안 이렇게 빨리 성장한 기업은 국내 대기업 역사에 기록되고도 남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STX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의 전면에는 강덕수 회장이 있다. 외환위기로 2000년 쌍용그룹이 해체되고 2001년 쌍용중공업이 퇴출 위기에 놓이자 당시 쌍용중공업 사장이던 강덕수 회장은 전 재산 20억원을 털어 쌍용중공업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의 나이 51세였다. 퇴출 위기에 몰렸던 당시 강 회장은 쌍용중공업의 CFO(최고재무책임자·전무)이었다.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한누리투자증권이 강 회장을 쌍용중공업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강 회장은 당시 상황을 “회사를 살리는 게 급선무였다”며 “처음부터 오너가 될 작정은 아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강 회장은 1973년 쌍용그룹 샐러리맨으로 입사해 계열사를 거치며 승진하다 외환위기 직전 쌍용중공업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했다. 대기업 샐러리맨으로 평탄한 생활을 해오던 강 회장이 외환위기를 맞아 CFO, CEO 자리에 앉은 것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오너가 될 작정은 아니었다”는 강 회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들다. 대기업 계열사의 사장까지 오른 대한민국 남성이 오너를 꿈꾸지 않았다면 오히려 거짓말일 수 있다. 당시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갔던 탓에 미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쌍용중공업 인수 후 강 회장의 행보는 CEO보다 오너의 인상을 짙게 풍겼다. 강 회장은 우선 쌍용중공업의 사명을 STX로 변경했다. 이어 STX엔파코, STX조선해양과 함께 STX그룹을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 강 회장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재벌 오너가 아닌 샐러리맨 출신이라는 점이 큰 화제가 됐다. 한 대기업 임원은 “우리나라 대기업 문화는 그때만 해도 상당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이었다”며 “태생 자체부터 로열패밀리였던 다른 회장들이 강 회장을 인정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당시만 해도 STX와 강덕수 회장은 재계에서 주목받을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자산 4391억원, 매출액 2605억원, 종업원 수 848명인 회사를 어떤 대기업 회장이 눈여겨볼 리 만무했다. 게다가 강 회장은 샐러리맨 출신 회장이었다. 하지만 STX그룹은 10년 만에 매출액과 자산 모두 30조원을 넘겼고 임직원도 5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STX 임직원들은 오래 전부터 강 회장이 대기업 회장들 사이에서 시쳇말로 ‘왕따’ 당한 것을 섭섭해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TX그룹 한 고위인사는 “회장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데 재계에서 무슨 일을 돕겠나”라고 곧잘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희범 STX에너지 회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맡고 있고 강 회장 역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을 맡을 만큼 STX그룹과 강 회장의 위상은 높아졌다.

    M&A로 사세 확장… 끊이지 않은 ‘승자의 저주’ 구설수
    STX그룹 본사인 STX 남산타워.
    STX그룹 본사인 STX 남산타워.
    강 회장의 성장전략은 기업인수·합병(M&A)으로 요약된다. 2001년 STX로 사명을 변경한 후 곧바로 그해 10월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을 인수했다. 이어 2002년 산단에너지(산업단지관리공단, 현 STX에너지), 2004년 범양상선(STX팬오션), 2007년 아커야즈(STX유럽)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강 회장의 활발한 M&A는 오늘날 STX그룹을 일궈내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따라서 강 회장에게는 ‘샐러리맨의 신화’, ‘M&A의 귀재’라는 별칭이 따라 붙었다. STX의 발전과 성장이 가파르자 일각에서는 ‘정부 내에 STX와 강 회장을 비호하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 ‘급성장한 사세와 무리한 M&A로 계열사들이 대부분 부실에 빠져 있다’는 루머도 나돌았다. 20억원으로 시작해 단 몇 년 만에 수조원대의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니 당연했다. 지난 10년 동안 STX의 성장을 함께 한 STX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먹혀들지 않는데 어쩌겠나.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체념하듯 털어놓았다.

    사실 우리나라 기업 역사를 보면 무리한 M&A로 사세를 확장하다 쓰러진 기업들이 자주 목격된다. 대표적으로 대우그룹, 거평그룹이 있고 최근 C&그룹도 여기에 해당한다. STX그룹을 종종 이들 그룹과 비교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기업은 현재 해체됐거나 유동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리한 M&A, 즉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러한 전례 때문에 STX그룹과 강 회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 않다. 언제 빈틈이 생길지 모르고 한번 틈이 벌어지면 이들 기업처럼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STX 계열 상장사에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가 다른 대기업 계열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한편에서는 강 회장의 M&A 전략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 비록 차입으로 회사를 인수했지만 이 회사를 상장시켜 차입을 해소하고 이익구조를 개선시켜 왔다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강 회장은 STX를 설립하고 가장 먼저 대동조선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대금은 1000억원이었다. 강 회장은 STX조선해양을 상장시켜 2년에 걸쳐 1100억원어치 주식을 매각했다. 결국 2년 만에 힘들이지 않고 100억원을 남긴 셈이다. CFO로서의 역량을 M&A에서 십분 발휘한 것이다. 또 M&A로 인수한 회사를 되팔아 이익을 남기려 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증권업계 M&A 분야의 한 고위 인사는 “STX와 강 회장의 경쟁력이자 차별화 포인트”라며 “재무적 투자자 등을 터무니없이 끌어들인다거나 그룹 전체의 유동성을 긁어모으는 식의 M&A는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STX도 ‘무리한 M&A’라는 우려 섞인 시선을 받은 바가 있다. 2004년 범양상선 인수 때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무리한 인수’라는 소리를 들었던 범양상선 인수가 오히려 그룹의 비약적인 발전의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범양상선이 매물로 나오기 직전인 2004년 5월 인천정유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강 회장은 곧이어 범양상선 인수전에 참여해 성공했다. 그해 11월이었다. 주당 2만2000원에 범양상선 지분 67%를 매입(약 4400억원)했다.

    당시 재계와 M&A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먹었다’고 해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STX그룹의 총매출액은 1조5000억원이었던 데 반해 범양상선은 1조9000억원으로 STX그룹 전체 매출보다 많았다. 영업이익도 778억원이었다. 또 범양상선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였으며 자체 선박 57척, 용선 200여 척을 보유하고 있는 ‘알짜 중 알짜 매물’이었다. 인수 후 강 회장은 범양상선의 사명을 STX팬오션으로 바꾸었다.

    STX팬오션 설립 후 때마침 타오르기 시작하던 조선·해운의 최대 호황과 맞물리면서 STX그룹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갔다. STX팬오션은 STX조선의 선박 건조, 선박의 유지·보수·관리, STX에너지에 필요한 유연탄의 안정적인 수송 등과 관련해 계열사 간 큰 시너지 효과를 주었다. 선박 건조, 선박 유지·보수·관리, 수송 등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조선·해운 호황 바람에 함께 탔던 것이다.

    그룹 성장 발판 마련한 2004년 범양상선 인수
    2007년 유럽 최대 크루즈선 제조업체인 노르웨이 아커야즈를 인수한 직후 STX 진해조선소에서 STX그룹 경영진과 아커야즈 경영진이 함께 식수행사 후 기념촬영을 했다. 오른쪽 다섯번째가 강덕수 회장.
    2007년 유럽 최대 크루즈선 제조업체인 노르웨이 아커야즈를 인수한 직후 STX 진해조선소에서 STX그룹 경영진과 아커야즈 경영진이 함께 식수행사 후 기념촬영을 했다. 오른쪽 다섯번째가 강덕수 회장.
    2004년 범양상선을 인수하기 전과 후의 STX그룹 매출 추이를 보면 시너지 효과가 어느 정도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범양상선 인수 전인 2003년 STX그룹 전체 매출은 1조5300억원. 하지만 STX팬오션을 설립한 2004년 매출은 4조7900억원으로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이와 관련해 또 하나 흥미로운 해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범양상선 인수 후 급성장한 배경과 관련해 남모르는 내막이 있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한 임원은 “범양상선 인수 당시 교체주기 20년을 넘긴 오래된 배를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운행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감가상각이 없어진 배는 운행할 때마다 그 운임이 고스란히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잡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TX그룹 측은 “답할 수 없다”며 질문을 피했다.

    강 회장의 기업인수는 2007년 노르웨이 아커야즈(현 STX유럽) 인수로 정점에 이른다. 세계 최대 크루즈선사인 아커야즈에 대한 인수대금은 무려 1조4000억원에 달했다. STX가 그 이전에 진행한 인수 작업과 비교해 규모면에서 차원이 달랐다. 4400억원의 범양상선보다 무려 3배에 달하는 아커야즈 인수는 재계 관계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할 만했다. 당초 아커야즈를 인수한 의도는 글로벌 조선사로 우뚝 서고 우리나라에서는 블루오션인 크루즈선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 회장의 기업인수는 아커야즈 인수에서 한풀 꺾이고 만다. 비록 아커야즈 인수로 2006년 7조5000억원이던 매출이 2007년 단박에 17조3000억원으로 뛰었지만 아커야즈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리한 인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에 또 다시 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퍼져갔다. 아커야즈 인수로 그룹 출범 이후 처음 매출 10조원을 넘어섰지만 오히려 잠잠해진 위기설에 불을 지핀 격이 돼 버렸다.

    선박의 꽃이라 불리는 크루즈선 사업은 부가가치가 높아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도 군침을 흘리던 사업이었다. 그러나 기술력은 둘째 치고 수요와 수익성 면에서 장담할 수 없는 분야라 망설이던 차였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STX의 아커야즈 인수는 대형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격이었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STX는 아커야즈를 인수하기 전인 그해 3월 중국 다롄에 종합생산기지를 착공했다. 다롄생산기지 착공과 아커야즈 인수는 강 회장이 강조한 ‘글로벌 생산거점 마련’과 ‘도전정신’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돈 들어갈 곳’이 많아져 버렸다. 여기에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졌다. 조선·해운업종 호황도 막을 내리면서 불황기로 접어들었다. 그룹 위기설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강 회장의 M&A 운도 다 됐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더 암울한 것은 조선·해운업이 언제 다시 호황기를 맞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었다. 강 회장 스스로도 “조선·해운산업의 호황이 가까운 미래에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있는 것을 잘 관리하고 키울 때”라는 말과 함께 재무건전성을 강조했다. ‘당분간 M&A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우회적인 표현이기도 했다. 결국 강 회장의 M&A는 2009년에 가서야 다시 시작됐다.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하라코산유럽(현 STX윈드파워)을 인수한 것이다.

    M&A 시장이 열릴 때마다 STX는 늘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STX 측도 인수전이 펼쳐질 때마다 ‘검토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여러 차례 흘렸다. 대우건설, 대한조선 인수전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인수전에서 STX는 ‘인수 검토 내지는 의향’을 밝혀오다 막판에 포기 쪽으로 돌아섰다. STX는 또 현재 대한통운의 잠재적 인수후보군에도 포함돼 있다. STX 측은 “사업이라는 것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인수하지 않겠다고 못 박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검토할 만하다고만 말해도 즉각 반응해오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STX 측에 따르면 M&A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 중 하나는 “끊임없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는 기업의 토대와 기반이 출범 초기부터 불완전했다는 다른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기계제조업체인 쌍용중공업에서 현재 조선, 해운, 에너지, 건설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까지 M&A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한 증권사 M&A 분야 팀장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M&A”라며 “강 회장은 이를 잘 활용했고 M&A업계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아커야즈 인수는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STX그룹의 재무상태가 안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STX 내에서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워낙 빠르게 많은 사업을 벌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STX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STX유럽의 적자와 다롄기지의 불안정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STX유럽의 재상장도 기대하고 있다.

    재무건전성 우려 빨리 씻어내야
    2007년 착공한 다롄조선소. STX의 글로벌 거점 중 한 곳으로 2012년까지 단계별로 완공될 예정이다.
    2007년 착공한 다롄조선소. STX의 글로벌 거점 중 한 곳으로 2012년까지 단계별로 완공될 예정이다.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STX팬오션의 실적이 주춤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STX팬오션의 실적은 매출 5조7689억원에 영업이익 1057억원, 당기순이익 1097억원이다. 이는 2009년 매출 3조9893억원, 영업이익 -813억원, 당기순이익 -276억원에 비하면 큰 성과다. 하지만 2008년 매출액 8조2673억원, 영업이익 7450억원, 당기순이익 5778억원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경쟁사인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이 사상 최대 실적을 자랑하며 2009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고 호황기였던 2008년의 실적을 뛰어넘은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펄프생산업체인 브라질 피브리오사와 50억 달러 규모의 25년 장기운송계약을 맺는 등 STX팬오션의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이것이 실속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도리어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 계약 건에 대해 일각에서는 “침체해 있는 STX조선을 살리기 위해 STX팬오션이 너무 무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수주가 떨어진 STX조선에 선박을 제조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 STX팬오션이 매우 낮은 가격으로 장기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3월28일 터진 STX건설 부도설도 강 회장과 그룹 차원에서는 허투루 보아 넘겨서는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비록 3월31일 STX그룹이 “부도설과 관련해 루머 진원지를 찾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하겠다”고 강경 대응할 뜻을 내비치고 강 회장이 직접 사재 137억원가량을 털어 STX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주)STX 주식을 매입함으로써 STX건설 부도설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강 회장과 두 딸이 각각 25%씩 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TX건설은 훗날 재산 증여나 후계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이 예상되고 있다. STX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상호저축은행의 지분을 사들이고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면서 STX건설의 덩치를 키워주는 듯한 인상은 이러한 예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STX그룹은 현재 출범 10주년 행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강 회장은 출범 10주년을 맞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또 올해를 “10년 후 매출 1000억 달러 달성과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다지는 해로 만들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5대 전략 과제도 수립했다. 제조업 기반 역량 강화, 신규 진입시장 성장 집중, 전문인재 육성,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지속성장 도모, 창의와 도전의 기업문화 정착이 그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STX그룹의 여러 문제들은 시간이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잡음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말로만 강경 대응하기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증권가 한 관계자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임형도 기자 hdlim@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호(2011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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