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2 | INTERVIEW] 주식 투자 늘린 슈퍼리치들 “반도체·AI 다음 투자처 어디?”

    입력 : 2026.06.02 15:36:13

  • 김명진
    미래에셋증권 The Sage 패밀리오피스 WM 팀장
    사진설명

    올해 국내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지형에도 변화가 일었다. 고액 자산가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에 비중을 실으면서도 ‘포스트 반도체 사이클’을 대비하기 위한 산업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명진 미래에셋증권 패밀리오피스 팀장은 “부동산을 위주로 투자를 하던 고액 자산가들도 최근 주식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유동성이 풍부하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장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줄이기보다는 현재 구조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Q 한국 주식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 것 같다.

    A 두가지를 보고 있어요. 스마트폰이 지난 20년간을 지배했다면, AI가 최소 20년간 새로운 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무적인 사례 중 하나가 미국 1분기 성장률 중 67%가량을 AI 관련 산업이 담당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기대로 인한 버블이 아니라, 실질적 성장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AI 산업에서 반도체를 빼놓을 순 없습니다. AI를 학습과 추론 단계로 나누면, 추론 단계에선 이전보다 메모리 수요가 5배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어요. 실제 추론의 AI 토큰 수요량 학습 대비 30배가 넘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 증가는 제한적입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부족하다 보니 반도체 슈퍼 사이클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Q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관점도 실제 달라지고 있나요.

    A 한국 (주식)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미국 주식에 우선순위를 뒀다면 한국에서도 글로벌하게 성장하는 기업 나온다는 인식이죠. 반도체, 전력, 조선, 2차전지, 디스플레이, 원전, K팝, 화장품 등이 대표적이죠. 한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EWY ETF 거래량이 20% 이상 늘었습니다. 비중이 커지면서 많은 자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DRAM ETF는 출시 35일 만에 50억 달러를 돌파 했어요. 해외 큰손들도 반도체와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김 팀장은 최근 한국 주식시장을 설명하면서 이머징 마켓 중 이익 성장을 보이고 있는 곳은 한국과 대만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를 빼면 실질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주식 자금이 한국 시장에 우호적인 상황은 당연하다는 설명했다. 반도체 외에 IT, 에너지, 방산, 자동차 등 다른 분야 전망도 밝다는 것. 김 팀장은 “JP모건 상위 20개 종목에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포함돼 있는데, 이는 미국 다음이다”라면서 “메모리 사이클과 지배구조 개혁, 성장성이 만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Q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의 투자처도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사로 보입니다.

    A 전력 인프라, 로봇 분야가 여전히 핵심 투자 대상입니다. 방위산업, 우주항공, K·콘텐츠, 엔터 등도 좋고 최근 기업가치 재평가 흐름과 맞물린 금융, 지주, 증권 등 재평가 업종에 대한 관심도 여전합니다. 특히 스페이스X의 상장은 우주기업이 꿈이 아니라 현실을 넘어서 미래 산업을 열어주는 전기가 될 거예요. 중국 테크 기업 역시 여전한 관심사입니다.

    김 팀장은 “글로벌 유동성과 AI 중심 산업 성장 흐름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특히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실적과 AI 투자 확대가 시장 유동성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시장이고 앞으로도 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결국 실적이 검증되는 기업과 균형 잡힌 자산 배분 전략이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Q 그래도 고액 자산가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상당할 걸로 보입니다.

    A 주거용과 수익형 부동산을 나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거용은 다른 자산시장의 상황을 반영한다면, 대부분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 문제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과거 처럼 수익형 빌딩이나 꼬마 빌딩을 매입하겠다는 분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슈퍼리치들도 포모 현상이 있어요. VIP 고객들은 대형주 중심으로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떨어집니다.

    Q 올해 말까지 주식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A 미국 중간선거로 정책 혼란이 이어질 수 있고,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 가능성은 있습니다. 미국·이란 전쟁 역시 변수입니다. 유가가 한 단계 레벨이 더 올라간다면 물가가 자극될 가능성이 높아요. 두 부분이 어떻게 되는 지를 유심히 점검해야 합니다. 현재로선 증시 투자를 하는 데 있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봐요.

    김 팀장은 “글로벌 유동성과 AI 중심 산업 성장 흐름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본다”면서 다만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시장이고 앞으로도 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결국 실적이 검증되는 기업과 균형 잡힌 자산 배분 전략이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Q 미래에셋 패밀리 오피스의 역량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A 미래에셋이 스페이스X에 3년 전에 투자했습니다. 글로벌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데는 상당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결국 미래에셋의 글로벌 자산 배분 역량이 스페이스X 상장으로 꽃을 피웠다고 봅니다. 상속·증여 등의 설계는 대개 비슷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어떻게 투자전략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 헤지펀드 셀렉션 등은 안정적인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고, AI와 접목된 로보어드바이저는 휴먼 에러를 줄일 수 있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김 팀장은 시장의 과열 신호도 외면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항상 변동성이 있다. 기업 실적 증가가 정점이 온다고 하면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투자하는 기업이든 국가든 밸류에이션 분석을 보고 정점인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아직 반도체는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병수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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