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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소비자 행동 분석] 개성·경험 좇는 소비자… 달라진 쇼핑 DNA
입력 : 2026.04.22 09: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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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네이버라는 양대 거인의 그늘 아래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할 줄 알았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이 이제 각자의 영역에서 견고한 제국을 구축하고 있다.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전체 인터넷쇼핑 거래액에서 44.9%(2025년 9월 기준)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입지를 확대했다. 에이블리(997만 명), 올리브영(933만 명), 무신사(765만 명) 등 올 2월 기준 주요 플랫폼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자료 와이즈앱 리테일)는 이미 웬만한 종합몰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모든 상품이 망라된 종합몰에서 한 분야를 깊게 파는 전문 플랫폼으로 경쟁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각 플랫폼이 소비자의 특정한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면서 역할 분담이 명확해졌다”며 “종합몰이 편의성, 속도를 무기로 한다면 버티컬은 전문적인 콘텐츠와 상품, 경험으로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보급률 95%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가 완성한 독보적인 쇼핑 생태계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상품학회장)는 “이커머스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종합몰과 전문몰(버티컬 커머스)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며 “개인화 추천, 카테고리 전문성, 커뮤니티 기반 사용자 경험 등 전문몰의 강점이 부각되며 전문소비자(소비자의 전문성)가 늘게 되면 향후 3년간 전문몰의 성장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새로운 메가 플랫폼 대신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쿠팡 대신 ○○’이란 공식이 일반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명 중 1명은 매주 온라인 쇼핑그렇다면 이러한 쇼핑 앱을 누가 얼마나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우선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들의 성향을 살펴보자. CJ메조미디어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5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리포트’(만 15~59 세 남녀 1000명 온라인 설문)를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의 49%가 매주 온라인 쇼핑을 이용했고, 특히 여성의 비율이 57%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10~20대에 비해 구매력이 높은 4050세대의 쇼핑 빈도가 월등히 높았다. 월평균 쇼핑 지출 금액은 남성이 26만원, 여성이 33만원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쇼핑 빈도가 가장 잦은 40대의 지출 금액이 3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런가 하면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오픈마켓, 포털 사이트, 전문몰 순으로 집계됐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마켓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고, 제품 정보 탐색과 구매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 하나의 카테고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몰(버티컬 커머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이 조사에선 버티컬 커머스가 오프라인 유통 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종합몰)을 앞질렀다.
연령별로는 10대부터 30대, 이른바 Z세대의 버티컬커머스 선호도가 높았다.
종합몰과 확연히 다른 소비자 특성버티컬 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쇼핑 습관은 종합몰 이용자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단순히물건을 사기 위해 접속하는 게 아니라 해당 카테고리에 관심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는 고관여 소비자들이다. 이러한 행동은 최근 이커머스의 가장 큰 화두가 된 ‘발견형 쇼핑(Discovery Shopping)’과 맞닿아 있정보가 소통 창구가 됐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은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Z세대는 쇼핑의 시작점으로 검색창 대신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의 피드를 사용한다. 이들은 취향을 저격하는 알고리즘에 자신을 맡긴다. 가격에 민감하지만 한정판 제품(리셀)에는 과감히 지갑을 여는 통큰 소비도 서슴지 않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Z세대의 소비는 한쪽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며 “구매 과정에서는 가격보다 서비스 품질과 신뢰를 중시하며,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위해 세밀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25’(전국 Z세대 1200명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성향이 좀 더 확실해진다. Z세대 10명 중 9명은 ‘성격유형검사’ ‘직업·커리어 검사’ ‘체형·얼굴형 진단’ ‘퍼스널 컬러’ 등 자신의 성향이나 취향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 도구에 관심을 갖고 있고, 10명 중 2명은 관련 유료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이러한 관심은 남성보다 여성이 도드라졌다. 자기 이해 관련 콘텐츠는 패션·뷰티 상품 구매나 대인관계, 진로 선택 등 다양한 의사결정에서 실패를 줄이고 기준을 세우는 데 활용된다. 관련 정보는 주로 유튜브, SNS,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탐색했다. 소비 성향 면에선 10명 중 7명이 절약과 저축에 관심이 높았다. 가계부 작성, 충동구매 자제, 적금·앱테크·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출을 관리하는 동시에 관심이 높은 분야의 지출은 때로 과감했다. 특히 노트북, 스마트폰, 패션 잡화 등 취향이 확실한 분야와 여행, 콘서트 등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값을 더 지불하더라도 좋은 것’을 고르는 성향이 뚜렷했다. 오픈서베이 측은 “필요, 의미, 경험을 기준으로 예산을 재배분하는 가치 소비가 강화되는 성향”이라고 설명했다. 구매 채널을 선택하는 기준은 가격(78.5%), 판매자 신뢰도(52.6%), 쿠폰·할인(45.7%), 배송 속도(32.7%), 포인트·혜택(28.0%), 서비스(23.6%) 순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가성비’에서 ‘신뢰·서비스 경험’으로 판단 기준이 이동했다. 서용구 교수는 “M·Z·알파세대는 경험을 중시는 소비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이 분야에 강점이 있는 버티컬 커머스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Base: 전체 응답자, N=(2023년) 1200 / (2025년) 1200, 중복응답, %] *자료: 오픈서베이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