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4] 여성 AI 인재 육성, 여성 비율 15.25% 정체를 돌파하라

    입력 : 2026.03.27 11:20:18

  • 2026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26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AI 인력을 둘러싼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은 몸값 거품만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는 가속화되는 AI 발전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인재를 어떻게 지키고, 해외 인재를 얼마나 과감하게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향후 10년 한국 AI의 생존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주복받는 부문이 여성 AI 인재 양성이다. 전문가들은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잠재력 높은 여성 인재를 발굴하고, 이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체계적인 육성 방안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무형 여성 인재’ 키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이다. WISET은 올해 ‘AI 경력 개발 서비스’를 신설해 개인별 역량 진단부터 취업 컨설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특히 AI 로봇 시스템 엔지니어, 생성형 AI 전문 강사 등 산업계 수요가 높은 5개 분야를 선정해 1100여 명 규모의 전문 인력을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은 “국제사회도 여성 과학인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여성 인재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촘촘한 정책 지원을 통해 과학기술인 모두가 마음껏 역량을 펼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자체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지자체들은 ‘새일센터’를 통해 비전공 여성들도 도전할 수 있는 AI 콘텐츠 마케팅, AI 데이터 라벨링 등의 교육 과정을 운영하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들 역시 AI 관련 학부를 강화하며 차세대 여성 AI 리더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WISET 관계자는 ‘‘AI 시대의 디지털 포용은 단순히 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기술의 주체로서 산업 생태계 전반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자형’ 곡선 극복이 관건

    전문가들은 단순한 교육 제공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디지털 포용’은 단순히 기술을 보급하는 단계를 넘어, 성별·연령·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AI 기술을 활용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인문·사회 계열 여성들이 AI 리터러시를 갖춰 각자의 전문 분야에 AI를 접목할 수 있도록 교육 문턱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AI 관련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여성 인력이 경력 단절 후 복귀할 때 겪는 ‘L자형’ 곡선을 완화해야 한다”며,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AI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경력 복귀 여성을 채용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대체 인력 지원 사업 등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공감 능력, 융합적 사고가 AI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해결하고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AI 인재 육성은 이제 복지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필수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설명

    AI 창업 여성 비중 늘려야

    생태계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창업’과 ‘경영’ 분야에서의 여성 비중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AI 강국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여성 리더십 육성’을 지목한다.

    최근 벤처캐피털(VC) 및 산업계 통계에 따르면, 국내 AI 스타트업 중 여성 CEO가 이끄는 기업은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2024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공지능 관련 기업 2500여곳 중 여성이 대표로 있는 곳은 7.5%에 불과했다.

    이는 공학 계열의 낮은 여성 비중이라는 고질적 문제와 더불어, 초기 창업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자본의 성별 편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 여성 AI 스타트업 기업 관계자는 “AI 기술은 대규모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확보를 위해 막대한 초기 자본이 필요한데, 투자 시장 내 탄탄한 남성 중심 네트워크의 벽을 실감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리더십 파이프라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WISET과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술력을 갖춘 여성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 검증, 특허 전략, IR(투자 유치) 컨설팅을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여성기업 전용 펀드’를 통해 AI 등 딥테크 분야 여성 창업자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고, 여성 CEO와 VC 간의 정기적인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하여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정책적 패러다임의 전환도 요구된다.

    여성벤처협회의 관계자는 “여성들을 위한 AI·데이터·디지털 기술에 대한 재교육과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은 곧 의사결정의 한계로 이어질 수 있다. 여성 기업인이 기술과 자본,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투자와 정보, 인적 네트워크에서의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AI 시대의 기회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 CEO들이 가진 섬세한 윤리적 관점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운 ‘신뢰할 수 있는 AI’ 브랜드 육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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