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2기 톱픽스] 초단기채 | 올 들어 기관·개인 단기채권 비중 높아져 ETF나 펀드 통해 여러 채권 분산투자해야

    입력 : 2025.02.03 18:18:51

  •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글로벌 증시 랠리가 펼쳐졌던 2024년과 달리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지고 시작한 2025년엔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록 주식에 비해 기대 이익은 적지만 경제상황이 불안정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주목받는 채권은 장기채보다는 단기채다. 장기채와 단기채는 만기(채권 발행시 원금을 상환하기로 한 때)로 구분되는데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만기가 길거나 많이 남은 채권은 듀레이션이 긴 성향을 가진다. 듀레이션은 채권에 투자한 원금이 언제 회수되는지를 산출한 기간으로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크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는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가 유리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자신감이 꺾인 상황에서 정책금리보다 시장금리는 더 늦게 내려갈 수 있고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채권 가격 영향에 미치는 금리는 시장금리인데 최근 미국의 견조한 경기지표를 보면 시장금리가 내려가기 어렵다.

    美 시장금리 내려가기 어려워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지난해 11월초 4.3%에서 12월엔 4.6%까지 오른 바 있다. 여기에 1월 초엔 아예 4.8%까지 뚫려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금리 인하 속도가 더딘 상황에선 장기채 가격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채권 가격 변동에 대한 이익보다는 쿠폰 수익에 집중할 수 있는 단기채가 더 각광받는 이유다. 경기 상황과 투자자들의 다양한 수급 요인이 반영돼 채권 수익률이 결정되는 장기채보다 단기채는 정책 금리 변화에 민감한 측면이 크다.

    올 들어 기관과 개인들도 단기물 비중을 높이고 있는 추세다. 향후 정국에 대한 불확신과 더불어 기업 신용등급 하향 압박이 작용했다.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기물을 선호한 것이다. 또한 국고채에서 적자 재정 편성 예상이 나오면서 장기물 발행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추가 하락 여지가 제한된 단기물이 매력도가 커졌다.

    단기채가 안정적인 투자라고 하더라도 개인 투자자 측면에선 개별 기업의 채권을 직접 사는 것보다 자산운용사의 전문인력이 운용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편이 낫다.

    최근 들어 증권사 리테일에서 높은 금리를 주는 A~BBB+ 등급 회사채를 많이 판매하고 있다. 고객 니즈에 맞추어 채권 이표(쿠폰)가 낮았던 시기 발행된 저쿠폰의 A+~BBB+채권이 주로 판매되는 주력 채권이다. 다만 이러한 개별 기업 채권은 기업 리스크에 노출되고 분산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기까지 1년 이상 남은 경우도 대부분이다.

    등급에 대한 신뢰성은 A+ 등급 채권부터 매우 중요하다. 특히 투자등급 중 하단에 있는 BBB+채권에 대한 투자부터는 매우 정밀한 신용위험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쿠폰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경제 상황 변화나 개별 기업 요인 등으로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채권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채권 투자 경험이나 기업 분석 능력이 한정적인 개인투자자들은 펀드나 ETF를 통해 전문 인력이 여러 채권에 분산하는 투자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금융소득종합과세자인 경우 펀드나 ETF는 채권매매로 인한 처분손익이 과세가 되나 직접 투자의 경우 비과세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

    단기채 ETF와 펀드를 비교하면 총 보수는 일반 공모펀드가 다소 높은 편이다. 가령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 ESG펀드의 경우 총 보수는 0.281%인 데 반해 단기채 ETF 중에선 보수가 낮은 편인 SOL초단기채권 액티브의 경우 총 보수는 0.0747%다.

    다만 ETF는 거래할 때 증권사 거래수수료 등이 별도로 들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총 비용은 ETF가 높아질 수 있다.

    교보악사 내일환매 초단기우량채 펀드는 AA등급 이상의 채권과 단기사채, CP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구간별, 자산별로 유리한 종목을 선별해 추가 수익을 확보하고 기업어음(CP)과 채권 사이 일드갭을 활용해 안정적인 추가수익을 추구한다.

    한국투자e단기채ESG펀드 역시 짧은 만기의 전자단기사채와 CP, 채권에 투자해 금리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키움 더드림단기채펀드는 평균 듀레이션이 반년 내외로 안정적인 CP와 회사채에 투자한다.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펀드는 순자산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펀드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한다. 우량 국내 크레딧 채권(A-등급 이상)의 높은 이자수익과 자본차익을 통한 토탈 리턴을 추구한다. 2년 수준의 듀레이션이기 때문에 단기채라기보다는 중기채라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금리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있다. 과거 금리 상승기엔 방어적이었다고 볼 수 있으며, 금리 하락 시에는 추가 수익이 가능했다. 만기보유 전략이 아닌 발행기업의 펀더멘털, 투자 만기와 가격 반영 정도를 종합해 고려하여 리밸런싱을 지속하는 액티브 운영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크레딧 전문운용역과 크레딧 애널리스트와의 협업을 통한 투자의사를 결정한다.

    단기채 ETF는 크게 파킹형 초단기채, 일반 단기채, 해외단기채로 나뉜다.

    단기채 ETF는 대부분 액티브 운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 KODEX 단기채권 PLUS ETF는 국내 잔존만기 1년 미만의 무위험등급 국고채부터 AA-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채권형 ETF다. 듀레이션은 0.6년 정도다. 1년 수익률(1월 7일 기준)은 3.6%로 하락 없이 꾸준히 상승하는 ETF다. 이외에도 초단기채권 ETF는 SOL 초단기채권 액티브와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가 있다.

    단기채 ETF 50종목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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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채 ETF는 50종목가량이 상장돼 있다. 미국달러단기채권 액티브형ETF는 지난해 달러값 상승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 역시 최근 들어 관심이 높아지는 ETF다. 채권을 만기까지 가져가는 전략을 통해 이자율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 효과를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단기채 ETF인 TIGER 단기채권액티브의 경우 최근 1년간 수익률이 3.6%다.

    해외채권 중에서도 초단기 채권 ETF가 있다. 국내에는 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2023년부터 SOFR ETF를 출시했다. SOFR은 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의 약자로 1일간 미국 국고채를 담보로 하는 하루짜리 RP* (환매조건부채권)거래에 기반한 단기 금리다. 미국의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은 상황에서 단기 금리 수준에서는 비교적 높다고 볼 수 있는 SOFR금리를 매일 복리로 쌓을 수 있다.

    듀레이션 1영업일의 초단기금리를 복리로 쌓아 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금리 변동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금리 상승 시에는 오히려 금리 인상분의 1/365만큼 매일 추가 이자수익이 발생하여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유의할 점은 달러 기반의 투자기 때문에 달러값 변동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달러화 가치가 급격히 올라간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는 미국달러 SOFR 금리 ETF는 보통 3개월 수익률이 9%에 달해 KOFR 금리 ETF의 1%를 크게 앞질렀지만 달러화가 하락하는 상황에선 오히려 이자 수익보다 달러화 가치 하락이 더 클 수 있다.

    환율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이자 수익만 얻고 싶다면 KOFR금리 ETF를 선택하면 된다. KOFR는 국고채 담보의 1일물 환매조건부매매(RP) 거래 금리를 취합해 익일에 발표하는 금리로 지난 1년 수익률이 3.5% 정도였다. 다만 한국은행이 경기 침체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 기대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다소 낮춰야 한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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