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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Inside] 11분기 연속 적자,정부에 손만 벌리는 쌍용차
입력 : 2020.01.29 11: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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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적자다. 분기로 나누면 무려 11분기나 된다. 누적 손실만 3000억원.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표이사 이하 임직원들이 상여금을 반납했다. 학자금, 의료비, 경조비 등 복지 혜택도 중단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에 노조도 동참한다. 연말 상여금 200%와 성과급을 반납했다. 쓰러져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눈물겨운 자구책이다. 문제는 어찌하겠다는 알맹이가 없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2016년 티볼리 출시 이후 이렇다 할 신차(新車)가 없었다. 옆집은 자율주행기능까지 장착한 신차들이 즐비한데 곰탕 우려내듯 매년 같은 차종, 비슷한 모델뿐이었다. 악화된 경영상황이 상여금이나 성과급 반납으로 해결될 리 만무하다. 결국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이 최근 방한해 KDB산업은행 등을 찾아갔다. 쌍용차에 2300억원을 투입할 테니 산업은행이 중심이 돼 한국정부가 도와달라는 게 그의 요구였다. 일각에선 오는 7월에 돌아오는 대출금 연장도 요청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정작 어떻게 쌍용차를 살리겠다는 말은 없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일자리에 민감하다는 걸 간파했는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도 찾아갔다. 완성차 업계에선 “2년 전 GM의 경우와 비슷하지만 당시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의 2대 주주였고 쌍용차와는 아무런 지분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한 완성차 업체 임원은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쌍용차 지분 74.65%를 가진 대주주 마힌드라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 기업들은 모두 그렇게 하고 있고, 손을 벌릴 땐 확실한 자구책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지난 1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3호 (2020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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