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의 2015년 경영 화두는 ‘옴니채널’

    입력 : 2015.01.08 1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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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이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바탕으로 옴니채널 서비스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옴니채널 추진 운영위원회를 열어 그간의 진행 상황과 향후 방향을 모색하기도 했다. 이날 신 회장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채널을 갖춘 롯데는 옴니채널적 시장 변화 움직임에 대응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며 “옴니채널의 추진이 우리의 성장을 지속하는 데 아주 중요한 과제인 만큼 빨리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것을 목표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위원회에는 정책본부 임원들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이비카드 등 19개 유관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롯데그룹이 추구하는 옴니채널 전략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쇼핑 채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고객이 마치 하나의 매장을 이용한다고 느낄 수 있게 매장의 쇼핑 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융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정책본부와 미래전략센터 주관으로 그룹 옴니채널 추진 계획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고, 7월 유관사 사장단 워크숍을 통해 ‘빅데이터 활용’, ‘IT기반 마케팅과 세일즈’, ‘고객 경험 업그레이드’라는 옴니채널 3대 전략과 세부적인 9가지 실행 과제를 수립했다. 앞서 롯데백화점이 운영 중인 픽업 데스크와 위치 기반 마케팅이 이러한 실행 과제 중 하나다.

    롯데그룹은 온·오프라인에 걸친 ‘롯데 통합 회원제’를 비롯해 올 2월 옴니채널 관련 연구센터에 해당하는 ‘롯데 이노베이션 랩’을 구축할 예정이다. 온라인 배송센터 구축, 모바일 결제 기반 구축 등도 실행 과제로 선정돼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리뉴얼을 마친 롯데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롯데마트몰(www.lottemart.com)’은 옴니채널 효과에 신선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4% 늘었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11월 매출 분석을 살펴보면 채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7%, 수입 과일은 78.7%, 국산 과일은 57%나 성장했다. 이처럼 신선식품의 약진에 힘입어 같은 기간 롯데마트몰의 전체 매출도 10%가량 신장했고 방문자 수도 30%가량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 곳곳에 위치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쿠폰이나 제품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스마트비콘 서비스’의 이용객도 점차 늘고 있다. 대형마트 중 최초로 서비스를 실시 중인 롯데마트 잠실 월드타워점의 경우 매일 200여 명의 이용객이 접속하고 있다.

    개장 시간에 맞춰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쇼핑객들
    개장 시간에 맞춰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쇼핑객들
    올해 롯데그룹의 경영 화두는 물론 ‘옴니채널’이다. 지난해 11월 18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은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장단 회의는 계열사별로 한 해 실적을 보고하고 내년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회의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42개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와 정책본부 임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2015년은 수익 위주의 경영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기존 사업을 위협하는 아이템이나 사업이 있다면 그 사업을 최우선으로 수용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변화와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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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는 지금 한국보다 옴니채널 전략을 먼저 도입한 미국과 유럽은 이미 관련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메이시스백화점의 경우, 2007년 260억달러였던 매출이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급성장으로 2009년 230억달러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옴니채널 전략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2013년에는 연매출을 280억달러로 성장시켰다. 온라인 주문 후 가까운 매장에서 고객이 직접 픽업하는 서비스(In-store Pickup)를 대부분 매장과 제품에 적용해 전체 온라인 주문 중 ‘매장 픽업’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COCO(Chief Omni Channel Officer)라는 직책을 도입해 기업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옴니채널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자동차에 탄 채로 식료품을 찾아가는 ‘클릭앤드라이브(Click and Drive)’ 서비스 매장이 이미 2000곳 이상 운영되고 있다. 채널이 다양해진 만큼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미국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는 매장 픽업 기능은 물론 특송업체 페덱스(Fedex)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이 인근 페덱스 지점에서 주문한 상품을 픽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픽업 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매장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제품을 스캔, 장바구니에 넣어 최종 결제까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Scan & Go’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경우 별도의 이노베이션 랩(혁신 연구소)을 구축하고 고객을 위한 아이디어를 수집,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월마트 또한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 검색어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영국의 존루이스백화점은 온라인 주문을 하는 고객 35%가 매장 픽업을 선택하는 것을 보고, 매장마다 전문 상담 직원을 배치해 연관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롯데백화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2호(2015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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