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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LG “시장 선도하자” R&D 투자 Go~
입력 : 2014.04.25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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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오창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라인
LG그룹 핵심 계열사들은 최근 3년간 LG전자가 9조5000억원, LG디스플레이가 4조원, LG화학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R&D에 투입해 사업체질을 강화했다.
덕분에 LTE 스마트폰이나 울트라HD(UHD) TV, OLED 같은 LG전자 간판 제품들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평을 듣고 있다. LG화학의 각종 배터리나 LG디스플레이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도 상당한 진전을 보인 분야로 꼽히고 있다.
그렇지만 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주마가편이라고 보다 과감한 연구개발을 하라는 주문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 시장선도 기술을 확보하라고 요구한 것은 이미 오래 전 얘기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2월 말 LG테크노 콘퍼런스에서도 국내 석·박사급 R&D 인재 360명을 모아놓고 “R&D가 아니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 3월 R&D 인재 46명을 임원급 대우 연구·전문위원으로 선임해 힘을 실어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여기에 더해 연구개발 할 시간도 부족하니 보고서 작성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회사를 총력 연구개발체제로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되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012년 5.74%에서 지난해 6.1%로 늘었고 LG디스플레이는 이 비율이 2012년 4.7%에서 지난해는 6.2%로 증가했다. 5% 이내인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09년 2만여 명이던 R&D 인력은 지난 연말 3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LG전자는 그 동안 R&D 역량을 강화한 덕에 지난해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투자를 대폭 늘렸는데도 2012년보다 이익이 증가했다. LG화학은 화학업종의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지부문 호조에 힘입어 이익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도 2012년에 비해 순이익이 80%나 늘었다.
R&D투자 증가로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옐런 쇼크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던 주가는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3월 중순 5만8800원까지 떨어졌던 LG전자 주가는 지난 4월 18일 7만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는 2만2850원에서 25% 이상 상승해 2만8750원이 됐고, LG화학은 23만350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27만원대까지 올라왔다.
MWC 2014 최고제품에 선정된 G프로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존을 통해 보급형 스마트폰 ‘루시드3(Lucid3)’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4월 미국에 내놓은 루시드2의 후속 모델로 LG의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 ‘F시리즈’의 미국 모델이다.
LG전자는 이처럼 프리미엄 라인과 중저가 라인의 투 트랙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LTE 스마트폰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으로 유지하고, 중저가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지난해 4개에 불과했던 3G 스마트폰 L시리즈 모델을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이 같은 LG전자의 공격적 움직임을 감안해 이 회사가 상위 5개 업체 중 올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칸타르 월드패널은 LG전자의 미국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이 8%를 넘어 3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 중 LG전자의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1500만대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로선 월평균 판매량이 처음으로 500만대에 이르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올해 2분기 LG전자 휴대폰사업부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시장에서 수요가 이어질 경우 LG전자는 새로운 상승곡선을 탈 수도 있다. 이 회사는 세계 최다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에 TD-LTE 스마트폰을 공급한 바 있다. 그 동안 LG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유율로 고전했다.
LG전자의 TV 사업도 요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초고선명(UHD) TV 제품들이 3주 만에 900여 대 팔려나갈 정도로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올해 약 6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UHD TV 시장을 강력한 제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5개였던 이 부문 모델을 올해는 20여 개로 늘렸다. 특히 최첨단 제품인 77, 65형 UHD 곡면 올레드 TV까지 출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한금융투자의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미국과 서유럽 시장에서 UHD와 OLED TV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고, 미래에셋증권은 “2014년 프리미엄 모델 판매 비중이 25%대로 유지되면서 비용구조 또한 개선될 전망”이라며 분석했다.
LG전자 CES2014 울트라HDTV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나 UHD TV 등 제품 고급화와 대형화에 맞춰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OLED TV용 패널은 대형 및 UHD 곡면 제품의 적기 양산과 라인업 확대로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파주의 신규 8세대 OLED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어서 현재 월 8000장 수준인 대형 OLED 패널 생산량이 향우 3만4000장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스카이워스나 창홍 등 중국 TV업체들까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채택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어 수요는 탄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신사업인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매년 30% 이상 성장해 2016년이면 이 부문에서 10억달러 매출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매출 목표는 20억달러이다. 이 회사는 고품질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다임러 벤츠와 토요타, 혼다, 현대기아차, GM 등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재고 건전성 증가, 수급상황 개선에 따른 패널 가격 상승 등의 요인에 따라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를 저점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 배터리 지속 성장 미국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실력을 인정받은 LG화학은 2015년까지 20개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해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44호에서 계속...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4호(2014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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