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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혼돈의 부동산, 미로찾기
입력 : 2020.08.25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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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일’이라는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가 끝났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해까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도 보통 사람들의 울화통을 터지게 만듭니다. 부동산 시장은 최근 여권 단독으로 속전속결 통과된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과 ‘부동산 세금 3법(종합부동산세법·법인세법·소득세법)’의 후폭풍에 엄청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집주인도, 세입자도 모두 피해자이고 세수를 늘린 정부만 승자라는 씁쓸한 해석까지 나오고 광화문에선 부동산 대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의도가 진정성 있는 ‘집값 잡기’라기보단 세금 폭탄으로 불리는 ‘세수 늘리기’에 가깝다는 지적마저 나옵니다. 여기에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도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을 또 들쑤시고 있죠.
일단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8월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한 상황입니다. 일부에선 당분간 집값 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정부 정책 부작용으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는 게 변수입니다. 오른 전세금이 매매 시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자, 정부에선 법정 전월세전환율을 4→2.5% 인하하는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치솟는 전월세가격을 잡는다는 구상이겠지만, 장기 효과는 의문입니다. 허술한 대책을 다시 규제로 땜빵 하는 데 급급해 보입니다. <매경LUXMEN> 9월호는 커버스토리로 혼돈의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고, 실수요자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분석해 봤습니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묘수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속출하면서 2차 대유행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된 확진자들을 중심으로 재감염이 늘어나 지방으로 N차 감염이 이어질 경우 2차 대유행으로 비화할 양상입니다. 이웃 일본, 미국 역시 2차 웨이브 우려에 시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재앙을 완전히 뿌리 뽑을 방법은 백신 개발이죠. 보통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짧게는 3년, 길게는 10여 년 이상 걸립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WHO 집계에 의하면 7월 말 기준으로 임상 마지막 단계인 3상을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만 해도 5곳에 이릅니다. 임상 3상 소식이 크게 알려진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이외에도 중국 제약사 2곳(시노백, 시노팜)이 공동 개발사와 함께 진행하고 있죠.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현황을 살펴봅니다.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주요국들의 경제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공통적인 처방은 돈 풀기인데요. 미국 경제가 위기에 놓이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천문학적인 돈을 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달러가치 하락 우려에 몇몇 미 투자은행들은 달러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음을 내놓고 있죠. 이와 맞물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물론이고 글로벌 IT 기업들은 디지털 화폐 실험에 나서고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시도하는 디지털 화폐(CBDC,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는 중국, 유럽, 필리핀에 이어 최근에는 디지털 화폐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일본까지 가세했습니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다가오는 2022 베이징 올림픽을 디지털 화폐 시험대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IT 기업 중에서는 페이스북 리브라가 선두에 있습니다. 지난 4월 새롭게 리브라 2.0 백서를 공개한 페이스북은 각국의 규제와 타협하며 범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화폐 주도권을 노리는 정부와 기업들간 물밑 경쟁을 들여다 봅니다.
‘카 이슈’ 코너에선 최근 완성차 업체의 중고자동차 판매 허용 여부를 두고 국내 완성차 업계와 기존 업계가 맞서고 있는 상황을 점검해 봤습니다.
[김병수 매경LUXMEN 취재팀장]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0호 (2020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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