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장 레터] ‘요알못’도 일류 요리사로

    입력 : 2019.05.27 11:26:45

  • 맛있는 집밥은 모두의 로망이지만 만들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합니다.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 공을 들여 봤자 제 맛이 날지 걱정이시라고요. 이런 초보주부나 독신남녀도 일류 요리사로 만들어주는 신종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른바 ‘밀키트’가 마법의 주인공입니다. ‘식사(Meal)’와 ‘세트(Kit)’를 합친 반조리 음식을 뜻합니다. 잘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까지 세트로 구성해 집 앞까지 배달해 줍니다. 전자레인지로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가정간편식(HMR)’과 달리 밀키트는 소비자가 동봉된 조리법대로 직접 끓이고 요리한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2023년에는 7000억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때문에 CJ제일제당, 한국야쿠르트 등 대기업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베일 벗은 블루보틀, 한국이 열광하는 4가지 이유’라는 기획기사도 준비했습니다. 미국, 일본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로 한국에 진출한 블루보틀은 ‘커피시장의 애플’로 불리는 프리미엄 커피의 대명사입니다. 손님이 주문하면 커피원두를 저울에 달고 갈아서 핸드 드립방식으로 한 잔씩 커피를 내려 제공하므로 15분을 기다려야 할 정도입니다. 국내 1호점인 성수점에선 오픈당일인 5월 3일엔 5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기자가 방문한 열흘 후에도 주문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개점 첫날에만 1000잔 이상 커피를 팔아 6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와이파이나 전기콘센트조차 없는데도 싱글오리진 드립커피 한 잔에 6300원이나 하는 블루보틀에 한국 소비자들도 길게 줄을 늘어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스라엘에서 출발한 스타트업 ‘웨이스트리스(Wasteless)’는 정찰제라는 제도를 파괴하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붙어있는 제품 가격표를 종이 대신 액정 디스플레이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제품에는 동일한 가격을 매긴다’는 일물일가의 법칙(The Law of One Price)이 IT 기술과 빅데이터로 인해 무너지고 있습니다. 웨이스트리스는 가격표를 자유자재로 바꿔서 꼭 필요한 이들에게는 보다 높은 가격을 매기겠다는 소위 ‘다이내믹 프라이싱’ 전략을 추구합니다. 우버는 차량을 잡기 어려운 시간대와 지역에선 택시비 요금을 올리는 방식의 알고리즘을 운영 중입니다. 인공지능이 소비자 개개인의 지불의사를 파악해 가격을 철저하게 차별화하는 시대가 온다면 과연 무슨 일들이 벌어질까요.



    빅데이터로 보는 상권 시리즈는 21번째 주제로 ‘미세먼지와 소비트렌드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올해 유난히 지독한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으며 백화점이나 대형쇼핑몰을 선호하는 상권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도 미세먼지 농도와 실내 상업시설의 고객 유입정도는 상권분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백화점과 대형쇼핑몰들의 상권경쟁에서 맛집, 반려동물, 키즈카페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불황 늪에서 피어나는 연꽃기업’ 시리즈에선 조재영 영창에코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영창에코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이키·아디다스·데상트 등 세계적인 신발업체들에 안창(인솔)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접목해 걸음걸이 등을 통해 디스크·파킨슨병을 예측하는 ‘스마트 인솔’을 개발했습니다. 개인의 발모양과 보행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인솔시장의 대중화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습니다.



    리더스 코너에서는 6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세계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백배순 까스텔바쟉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패션그룹 형지가 2014년 인수한 까스텔바쟉은 원래 프랑스 골프웨어 전문브랜드로 출발했습니다. 팝아트와 예술을 접목한 화려한 디자인으로 국내에서도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패션그룹 형지는 그룹 내 3번째 상장사인 까스텔바쟉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제2의 휠라’처럼 글로벌 종합패션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사진설명
    [설진훈 매경LUXMEN 편집장]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5호 (2019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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